인터뷰 당일 오후 2시.인터뷰는 파리 지사 라운지에서 진행됐다.통유리 너머로 흐린 겨울 하늘이 보였고, 소율은 회사 로고가 과하게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 앉았다. 맞은편에는 기사를 쓴 기자 마리 뒤랑이 자리했다.도현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옆쪽에 앉았다. 커뮤니케이션팀과 법무 담당자도 함께였지만, 답변을 맡은 사람은 소율뿐이었다.촬영이 시작되기 전 마리가 먼저 고개를 숙였다."한 팀장님, 기사에 확인되지 않은 퇴사 가능성을 넣고 경력을 축소한 점을 사과드립니다. 제목도 편집부에서 바꿨지만, 작성자로서 책임을 피하지 않겠습니다."소율은 사과를 받은 뒤 분명히 말했다."사과는 받아들이겠습니다. 대신 오늘 제가 한 답변도 같은 비중으로 다뤄주세요. 약혼 이야기만 다시 남으면 인터뷰를 한 의미가 없으니까요.""약속드리겠습니다."카메라에 붉은 불이 들어왔다.마리는 첫 질문부터 기사 제목을 꺼냈다."한소율 팀장을 평범한 직원이라고 표현한 제목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 표현을 직접 보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평범하다는 말이 저를 모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 직책과 성과를 지우고 차도현 본부장과의 관계만 남기면, 제 삶을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게 됩니다."소율은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았다."저는 태성그룹 유럽 지사 기획팀장입니다. 총파업 당시 대체 운송망 설계와 노조 협상안 수정을 맡았고, 그 결과 태성은 핵심 노선의 출하 지연을 줄이며 신규 거래처를 확보했습니다. 지사 설립 이래 최고 실적은 여러 부서가 함께 만든 결과이며, 저는 기획 책임자로서 그 과정에 참여했습니다."과장도 겸손을 위한 축소도 없었다.자신이 한 일과 동료들이 함께한 일을 정확히 나누어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9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