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시간 맞춰 주셔서 감사합니다.""추가 확인도 진행하겠습니다, 한 차장님."해나는 한층 반듯해진 도현의 대답을 듣고 두 사람 사이를 다시 살폈다. 불편한 과거가 있어도 업무는 같이 하는 모양이었다. 적어도 오늘 안내하는 동안 큰 소리가 날 걱정은 덜어도 될 듯했다.퇴근 무렵, 총무 담당자가 관사 열쇠를 가져왔다.소율 앞으로는 201호, 도현 앞으로는 202호 열쇠가 놓였다. 서울에서 들었던 배정 그대로였다.도현은 두 열쇠의 번호를 확인한 뒤 담당자에게 물었다."방은 각각 배정된 거죠?""네. 빈방이 마침 나란히 있어서요. 침구도 각각 넣어 뒀습니다."해나가 서류함을 닫다가 덧붙였다."보일러가 오래돼서 뜨거운 물은 조금 기다리셔야 해요. 수건 여분이랑 생수는 제가 챙겨 갈게요. 오늘 비품 들어온 걸 아직 못 풀었거든요.""감사합니다."소율이 먼저 열쇠를 집었다. 도현은 잠시 그녀의 손을 보다가 자신의 것도 가져갔다. 결혼한 지 2개월 만에 옆방 열쇠를 받아 드는 기분을, 주변 직원들이 알아줄 방법은 없었다.관사는 지사 뒤편 낮은 언덕에 있었다. 두 사람은 아침에 차에 싣고 온 짐을 꺼내 각각 들고 올라갔다. 계단 창문 너머로 항구 쪽 불빛이 보였고, 문 앞에 서면 퇴근하는 직원들의 발소리가 아래까지 들렸다.소율은 201호 앞에서 도현을 돌아보았다."오늘 고생하셨어요, 차 과장님. 각자 쉬고 내일 뵐게요."아래층 계단에서는 직원 둘이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도현은 여행 가방 손잡이를 쥔 채 자신의 문을 보았다."네. 편히 쉬십시오, 한 차장님."소율이 열쇠를 돌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 그녀의 눈이 잠깐 웃었다. 그 짧은 인사까지
최신 업데이트 : 2026-10-0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