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의 집으로 가는 차 안은 적막했다. 이태가 무언가를 생각하며 허공을 응시하듯 운전했다. 시아는 딱히 할 말도 없어 애꿎은 핸드백만 꽉 껴안았다. 무거운 침묵이 끝나고 이태가 주차했다. 안전벨트를 풀고 달려 나가 조수석 문을 열었다. 시아가 이태의 손을 잡고 차 밖으로 나왔다. 이태가 조심스럽게 시아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이태가 현관으로 가서 도어락을 열며 시아에게 보란 듯이 비밀번호를 공개했다. 최소한의 가구만 있는 이태의 삶에 시아가 한 걸음 내디뎠다.“침대 있는 방에서 주무십시오. 저는 소파에서 자겠습니다.”시아가 손사래를 쳤다.“아뇨, 아뇨. 제가 소파에서 자겠습니다.”이태가 시아의 양팔을 잡고 진지하게 대꾸했다.“시아 씨, 침대에서 주무십시오.”그의 무언의 눈빛에 시아가 작게 네, 하고 대답하고는 침대방으로 들어갔다. 이태는 피곤한지 한숨을 내쉬고는 손으로 미간을 잡았다. 시아는 침대에 털썩 드러누우며 상황을 정리했다.‘그러니까, 지금 부장님이 남자친구고 나는 부장님 집에서 자고 같이 출근하는 거야?’손으로 이불을 한 움큼 움켜쥐었다. 가슴 언저리가 간질간질해서 몸을 침대 위에서 뒹구르르 굴러댔다.‘똑똑.’밖에서 이태가 방문을 두드렸다.“네!”화들짝 놀란 시아가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시아 씨,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시아가 침을 꿀꺽 삼켰다.이태는 시아를 데리고 식탁으로 가 앉혔다. 물을 한 잔 따라주고 맞은편에 앉아 그녀의 양손을 움켜쥐었다.“시아 씨,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미리 말해줄 수 있습니까?”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까?”스무고개를 하기 시작했다.“네.”“무언가를 하고 계시기는 하는군요. 그렇다면 혹시 시아 씨에게 위험한 일입니까?”시아는 곰곰이 생각했다. 위험한 일이기도 하지만,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시아의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이태가 다른 질문을 던졌다.“시아 씨에게 위험하지 않다면 ‘원한다’고 말해주실 수 있겠습
Last Updated : 2026-08-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