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41 - Chapitre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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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너를 믿겠다

콰앙―!검은 마력이 폭발했다.루시안이 땅을 박찼다.검끝은.정확하게.단테의 심장을 향하고 있었다.“단테!”엘라가 검을 뽑았다.카앙―!단테의 검과.루시안의 검이 부딪혔다.충격파가 터졌다.콰드득―!바닥이 갈라졌다.엘라는 한쪽 팔로 얼굴을 가렸다.“전하!”휴고가 달려들려 했다.“오지 마!”단테의 명령에.휴고가 멈췄다.“…전하!”“아무도.”단테가 이를 악물었다.“손대지 마.”엘라가 고개를 들었다.“…”단테는.루시안과 검을 맞댄 채 서 있었다.검은 마력이.루시안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그의 눈동자는 완전히 검게 물들어 있었다.“형.”입에서는.분명 루시안의 목소리가 나왔다.그런데.그 뒤로.다른 목소리가 겹쳤다.“죽여.”“…”“7년 전처럼.”단테의 눈빛이 차갑게 굳었다.“닥쳐.”루시안의 입꼬리가 기이하게 올라갔다.“왜?”“…”“그때도 네가 버렸잖아.”콰앙!검은 마력이 다시 터졌다.단테가 뒤로 밀렸다.“단테!”엘라가 달려가려 했다.그 순간.단테가 손을 들었다.오지 말라는 신호.엘라의 발이 멈췄다.“…”평소 같았으면.무시했을 것이다.하지만.이번에는.달랐다.엘라는 단테의 얼굴을 바라봤다.그는.도망치지 않았다.분노하지도 않았다.그저.루시안을 보고 있었다.그래서.엘라는 검을 내리지 않은 채.한 걸음 뒤에서 멈췄다.‘믿어.’이번에는.자신이.단테를 믿을 차례였다.⸻“루시안.”단테가 불렀다.“…”반응이 없었다.“루시안.”검은 눈동자가.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단테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들리나.”루시안의 입이 열렸다.“소용없다.”단테의 눈빛이 가라앉았다.“이 몸은 이미 내 것이다.”“…”“7년 동안.”검은 마력이 꿈틀거렸다.“부수고.”“…”“고치고.”“…”“다시 만들었다.”엘라의 얼굴이 굳었다.마력 회로.원본 마력 대부분 소실.외부 회로 이식.루시안은.단순히 감금당한 게 아니었다.누군가에게.무기로 만들어졌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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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너를 믿겠다

“루시안의 말로는.”테오도르가 숨을 삼켰다.“7년 전 자신을 데려간 사람이.”그의 시선이 단테에게 향했다.“선대 아르젠트 대공이랍니다.”“…”치료실 안이.완전히 조용해졌다.엘라는.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선대 아르젠트 대공.단테와 루시안의 아버지.그리고.이미 죽은 사람.“…언제.”엘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언제 돌아가셨죠?”단테가 대답했다.“5년 전.”“…”“루시안이 사라진 뒤.”엘라의 눈빛이 달라졌다.“2년 뒤네요.”“…그래.”테오도르가 말했다.“사인은.”단테는 짧게 대답했다.“병사.”“…”“오래 앓았습니다.”휴고가 덧붙였다.엘라의 미간이 좁아졌다.몸이 약했던 루시안.차가운 방.강해져야 한다며 방을 바꿔 주지 않았던 아버지.그리고.루시안 실종 2년 뒤.병사.“…”엘라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루시안부터 만나죠.”단테가 몸을 일으키려 했다.엘라가 즉시 어깨를 눌렀다.“누워요.”“…엘라.”“검 맞은 사람.”“…”“누워요.”단테의 미간이 좁아졌다.“내 동생이다.”“알아요.”“…”“그래서 제가 데려올게요.”단테는 그녀를 바라봤다.“직접 듣고 싶다.”엘라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그 마음.이해했다.7년 동안 죽었다고 믿었던 동생이.자기 아버지에게 끌려갔다고 했다.누가 대신 전해 주는 말로.듣고 싶을 리 없었다.엘라는 한숨을 쉬었다.“좋아요.”“…”“대신.”그녀가 손가락을 들었다.“침대에서 안 일어나기.”“…”“뭐든 던지지 않기.”“…”“화난다고 상처 터뜨리지 않기.”“…”“그리고.”단테가 먼저 말했다.“검 뽑지 않기.”엘라가 멈칫했다.“…잘 아네요.”“교육 효과.”“…”엘라가 작게 웃었다.“합격.”⸻잠시 후.루시안이 치료실로 들어왔다.얼굴은 창백했다.하지만.아까와 달리.눈은 완전히 은빛으로 돌아와 있었다.그는 문 앞에서.한참.단테를 바라봤다.“…형.”단테의 손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이번에는.검을 찾지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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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당신을 의심해야 한답니다

7일.정확히는.이제.6일.엘라는 눈을 뜨자마자 천장을 바라봤다.“…”그리고.옆으로 고개를 돌렸다.탁자 위.달력.붉은 글씨.D-6엘라의 눈이 가늘어졌다.“…마음에 안 들어.”손을 뻗었다.쭉.달력을 집었다.그리고.한참 바라보다가.뒤집어 놓았다.탁.“안 보면.”“…”“시간도 안 가겠지.”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엘라도 안다.그래도.기분은 조금 나았다.똑똑.“공녀님.”“들어오세요.”시녀가 문을 열었다.그리고.침대에서 내려오는 엘라를 보며 말했다.“대공 전하께서 사람을 보내셨습니다.”엘라의 움직임이 멈췄다.“단테가?”“예.”“…왜요?”시녀가 작은 쪽지를 내밀었다.엘라가 받았다.종이를 펼쳤다.그리고.“…”눈썹이 꿈틀했다.아침 식사.같이.끝.엘라는 쪽지를 뒤집었다.“…”다시 앞.“…”시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내용인가요?”엘라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명령이요.”“대공 전하께서요?”“네.”다시 쪽지를 봤다.아침 식사.같이.“…”엘라의 입꼬리가.조금 올라갔다.“명령치고.”“…”“귀엽네.”시녀가 웃었다.엘라는 바로 표정을 정리했다.“제가 그런 말 했어요?”“예.”“…못 들은 걸로.”“알겠습니다.”하지만.시녀의 입꼬리가 이미 올라가 있었다.⸻단테의 침실.엘라가 들어가자.가장 먼저 보인 건.침대가 아니었다.식탁이었다.작은 원형 식탁.빵.수프.달걀.과일.그리고.그 앞에 앉아 있는 단테.“…”엘라는 문 앞에 멈췄다.“뭐 해요.”단테가 그녀를 바라봤다.“아침.”“그건 보이는데.”“…”“왜 침실에서?”단테가 자기 가슴을 가리켰다.“…”엘라가 입을 다물었다.아.환자.“그렇지.”그녀가 다가갔다.“상처는요.”“괜찮다.”엘라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다시.”“뭐가.”“상처 어때요.”“…괜찮다.”“틀렸어요.”단테의 눈썹이 움직였다.엘라가 그의 앞에 섰다.“어제 뭐라고 배웠죠?”“…”“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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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당신을 의심해야 한답니다

“이제 단테 아르젠트를 흑막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겠습니다.”“…”아무도.말하지 않았다.영상 속 여자.갈색 머리.얼굴.눈.입술.목소리까지.엘라였다.너무 완벽하게.엘라였다.툭.예지 기록서가 바닥에 떨어졌다.엘라는.그것을 줍지 못했다.단테를 바라봤다.“…저 아니에요.”단테는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이상하게 무서웠다.엘라는 입술을 깨물었다.“단테.”“…”“저 아니에요.”“안다.”엘라의 눈이 커졌다.“…네?”단테가 영상 속 여자를 바라봤다.“7년 전.”“…”“너는 열네 살이었다.”엘라가 멈칫했다.“…”그렇다.지금.스물한 살.7년 전이면.열네 살.영상 속 여자는.지금의 엘라와 비슷한 나이였다.“그러니까.”단테가 말했다.“저게 지금의 너일 수는 없어.”엘라의 어깨에서.아주 조금.힘이 빠졌다.그런데.단테의 다음 말.“하지만.”“…”다시.몸이 굳었다.단테가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네가 아니라고.”“…”“단정할 수도 없다.”엘라의 표정이 굳었다.“…왜요.”단테가 바닥의 기록서를 바라봤다.“미래.”“…”“예지.”“…”“기억 조작.”“…”“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일까지.”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이미 일어났다.”엘라는.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맞다.이 세계에서.말이 안 된다는 건.더 이상 증거가 아니었다.테오도르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일단 영상부터 끝까지 확인하죠.”엘라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영상은.계속되고 있었다.⸻7년 전.비밀 실험실.루시안은.침대에 묶여 있었다.눈을 감은 채.움직이지 않았다.선대 대공이.영상 속 엘라를 바라봤다.“가능하겠나.”여자가 대답했다.“가능합니다.”“정말.”선대 대공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단테를 막을 수 있다는 건가.”여자는.잠시 침묵했다.그리고.“아니요.”“…”현재의 엘라가.눈을 가늘게 떴다.영상 속 여자가 말했다.“막는 것이 아닙니다.”“그럼?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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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제가 흑막이라고요?

단테 아르젠트가 살아남은 미래에서.네가 세상을 멸망시키니까."..."엘라는.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글자를 읽었다.다시.읽었다.그리고.또 읽었다.혹시.자기가 잘못 본 건 아닐까 싶어서.하지만.몇 번을 읽어도.문장은 달라지지 않았다.네가 세상을 멸망시키니까."...아."엘라가 아주 작게 말했다."그렇구나."단테의 미간이 좁아졌다.엘라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알겠네.""...뭘.""왜."그녀가 기록서를 내려다봤다."제가 그렇게 흑막을 잘 다뤘는지.""..."테오도르가 눈을 깜빡였다.엘라가 허탈하게 웃었다."동족이라 그랬나 봐.""엘라.""생각해 보면."그녀는 손가락까지 접기 시작했다."황자 셋 갱생시켰지."하나."미래 봐."둘."검도 써."셋."마법도 꽤 해."넷."성격도."잠깐."...좋다고는 못 하겠고."테오도르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엘라가 바로 그를 바라봤다."...왜 끄덕여?""아닙니다.""봤는데.""착각입니다.""테오.""지금 그게 중요합니까?""..."엘라는 입을 다물었다.맞다.중요하지 않다.잠시나마.공기가 풀렸다.하지만.엘라의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시선이 다시.기록서로 내려갔다."...진짜."목소리가 작아졌다."저인가 봐요."단테가 그녀를 바라봤다."뭐가.""흑막.""...""최종 흑막."엘라는 씁쓸하게 웃었다."단테가 아니라.""...""저였나 봐."그 순간.단테가 손을 뻗었다.탁.기록서를 덮었다.엘라가 눈을 깜빡였다."...왜요.""그만 봐.""단테.""그 책."그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이제 믿지 마."엘라의 눈이 커졌다."...네?"엘라는.잠시 단테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기록서를.""...""믿지 말라고요?""그래.""이게 지금까지.""알아."단테가 말을 끊었다."네가 미래를 보는 데 사용한 것도.""...""우리가 여러 번 도움받은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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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제가 흑막이라고요?

ERROR. 존재하지 않는 선택입니다. “…” 엘라는. 한동안 그 문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입꼬리를 올렸다. “좋네.” 단테가 그녀를 바라봤다. “뭐가.” “화났어요.” “…책이?” “응.” 엘라는 기록서를 들고 흔들었다. “지금까지는.” “…” “시키는 대로 갈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테오도르가 기록서에 가까이 다가갔다. “정말 반응이 없습니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들이 말을 할 때마다. 붉은 글씨가 나타났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 엘라가 책장을 넘겼다. “자.” “…” “그럼.” 그녀가 단테를 바라봤다. “이제부터.” “…” “이 책 앞에서는.” 엘라는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댔다. “진짜 계획 말하지 마요.” 단테의 눈빛이 변했다. 테오도르가 바로 이해했다. “…연결.” “응.” 엘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가 제가 보는 미래를 같이 볼 수 있다면.” “…” “이 책을 통해.” “…” “우리가 하는 말까지 얼마나 듣는지는 모르지만.” 그녀가 기록서를 내려다봤다. “최악의 경우.” “…” “다 듣는다고 생각하는 게 낫겠지.” 휴고가 물었다. “그러면 계획은 어떻게 논의합니까?” 엘라가 웃었다. “옛날 방식으로.” “…?” “종이.” “…” “그리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여기.” ⸻ 잠시 후. 기록서는. 두꺼운 천에 싸였다. 그 위. 마력 차단 상자. 탁. 엘라가 뚜껑을 닫았다. 테오도르가 봉인을 걸었다. 촤아악― 금빛 문양이 상자를 감쌌다. 엘라가 물었다. “이 정도면?” “외부 연결은 거의 차단될 겁니다.” “거의?” “…완전히는 장담 못 합니다.” 엘라가 눈을 가늘게 떴다. “황태자가.” “…” “그것도 못 해요?” 테오도르가 한숨을 쉬었다. “왜 갑자기 제가 혼나는 겁니까?” “잘하라고.” “…” 단테가 말했다. “충분하지 않나.” 엘라가 그를 봤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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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만든 사람

“에드윈 아르카나.”테오도르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름 하나가 마법실의 공기를 무겁게 가라앉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코피를 닦으며 단테에게 기대 있던 엘라 역시 자세를 바로 했다.317년 전의 사람.신탁을 처음 받았고, 미래를 바꾸려다 제국 하나를 멸망시켰으며, 공식적으로는 오래전에 죽은 예언자.그런 사람이 조금 전 엘라의 예지 안에 나타났다.그것도 아주 멀쩡한 얼굴로.“잠깐만.”엘라가 손을 들었다.“하나씩 가요. 지금 제 머리가 받아들여야 할 게 너무 많거든요. 우선 저 사람, 확실히 죽었어요?”“황실 기록상으로는 그렇습니다.”“황실 기록상으로는.”엘라가 눈을 가늘게 떴다.“요즘 제가 제일 못 믿는 말이네요.”테오도르는 반박하지 못했다. 최근 며칠 사이 죽었다고 믿었던 루시안이 돌아왔고, 죽은 선대 대공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생겼으며, 이제는 317년 전에 죽었다는 예언자까지 등장했다. 이쯤 되면 ‘사망’이라는 단어 자체를 의심해 봐야 할 판이었다.단테가 물었다.“어떻게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지?”“처형입니다.”엘라의 눈썹이 올라갔다.“병사도 아니고 처형?”“예. 정확히는 공개 처형이었습니다. 당시 황제가 직접 명령했고, 수천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목이 잘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그 정도면 살아남기 꽤 힘들겠는데.”엘라가 중얼거리자 단테가 무심하게 대꾸했다.“보통은 그렇지.”“요즘 우리 주변에는 보통이 없잖아요.”“그건 인정하지.”엘라가 슬쩍 그를 바라봤다.“요즘 인정도 잘하네요.”“교육 효과.”“그 말 이제 그만 써요.”“왜.”“제 대사를 자꾸 뺏잖아요.”단테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엘라는 그걸 발견하고 눈을 가늘게 떴지만, 이번에는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저 정도 변화 하나에도 놀랐을 텐데 이제는 단테가 웃는 모습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그 사실이 좋았다.그래서 더더욱.살려야 했다.엘라의 표정이 다시 진지해졌다.“그런데 왜 처형됐어?”테오도르는 잠시 망설였다. 황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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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만든 사람

단테가 다시 눈을 뜬 건 새벽이 가까워졌을 무렵이었다. 치료실의 불은 대부분 꺼져 있었고, 침대 옆 작은 램프 하나만 희미하게 켜져 있었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건 낯익은 천장이었고, 그다음은 제 손을 붙잡은 채 의자에 기대 잠든 엘라였다. 단테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였다가 엘라가 깨는 것도 싫었고, 무엇보다 손을 빼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의 기억은 끊어진 듯하면서도 선명했다. 가슴 안쪽을 타고 번지던 검은 회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려던 손, 그리고 그 앞에서도 물러나지 않던 엘라. ‘믿으니까.’ 그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단테가 아주 조금 손가락을 움직이자 엘라의 눈썹이 움찔했다. 곧이어 그녀가 천천히 눈을 떴다. “…깼어요?” 잠긴 목소리였다. 단테가 낮게 대답했다. “그래.” 엘라는 한동안 그의 얼굴을 보다가, 아무 말 없이 손을 들어 이마를 짚었다. 열을 확인하고, 눈동자를 살피고, 마지막에는 제 손으로 단테의 손등까지 꾹 눌렀다. “손가락 움직여 봐요.” 단테가 움직였다. “발가락.” 그것도 움직였다. “제 이름.” “엘라.” “오늘이 며칠째죠?” “죽는 날까지?” 엘라의 표정이 즉시 굳었다. “그렇게 말하지 말고.” 단테가 잠깐 그녀를 바라보다 고쳤다. “나아질 때까지 닷새.” 엘라의 표정이 아주 조금 풀렸다. “좋아요. 정신은 멀쩡하네요.” 단테는 그제야 시선을 내려 두 사람의 손을 봤다. 엘라는 아직도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언제부터.” “뭐가요?” “잡고 있었지.” 엘라가 시선을 피했다. “조금 전부터.” “거짓말.” “왜요.” “자국이 남았다.” 단테가 손등을 조금 들어 보였다. 엘라 손가락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 “오래 잡고 있었군.” 엘라는 잠시 말이 없더니 결국 한숨을 쉬었다. “네. 좀 오래요.” “얼마나.” “깨어날 때까지.” “왜.” 엘라가 그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봤다. “왜냐니. 또 에드윈이 들어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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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살리는 선택

처음으로 엘라는 세 번째 선택지를 바로 떠올리지 못했다. 늘 그랬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둘 다 고르지 않으면 됐고, 정해진 길을 따라가라고 하면 새로운 길을 만들면 됐다. 미래가 단테를 죽이겠다고 하면 살리면 됐고, 루시안을 의심하라고 하면 먼저 그의 말을 들으면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단테 아르젠트를 살리면 당신의 아이가 죽습니다. 아이를 살리면 단테 아르젠트가 죽습니다. 단테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 심지어 지금 처음 존재를 알게 된 아이였다. 엘라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생각해야 하는데 머릿속이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엘라.” 단테가 불렀다.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엘라.” 이번에는 조금 더 가까웠다. 그제야 엘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단테가 바로 옆에 서 있었다. “저 아이.” 엘라가 겨우 입을 열었다. “우리 아이래요.” 단테의 시선이 문 너머로 향했다. 미래의 엘라는 여전히 아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 은빛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작은 얼굴. 보랏빛 눈동자. 단테와 엘라를 반씩 닮았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루시안이 아주 조용히 중얼거렸다. “…진짜 닮긴 했네.” 테오도르가 팔꿈치로 그의 옆구리를 쳤다. “지금 할 말입니까?” “아니, 그래도.” “조용히 하십시오.” “알았어.” 그 작은 대화조차 엘라에게는 멀게 들렸다. 단테가 물었다. “확실한가.” “뭐가요?” “저 아이가.” 단테가 말을 멈췄다.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끝냈을 문장이 이상하게 늦어졌다. “…우리 아이라는 것.” 엘라는 그를 바라봤다. “왜요.” “확인해야 하니까.” “혹시.” 엘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니길 바라는 건 아니죠?” “그런 뜻이 아니다.” 대답이 너무 빨랐다. 엘라가 잠시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지금이 이런 걸 물을 상황이 아니라는 걸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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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살리는 선택

에드윈은 꽤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앞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라기보다, 자신의 계획표에 존재하지 않는 문장을 억지로 읽고 있는 사람 같았다. 그 시선이 엘라에게 향했고, 다시 단테에게 갔다가, 미래의 문 너머 아이에게 머물렀다. “갱생?” 마침내 에드윈이 낮게 되물었다. 엘라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나를?” “네.” “왜?” 엘라는 오히려 그 질문이 이상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그야 문제 있으니까요.” “…” “317년 동안 남의 미래에 간섭하고, 선택지를 조작하고, 죽을 사람 살릴 사람 마음대로 정하고, 사람한테 흑막이 되라고 환경까지 만들어 줬잖아요. 이 정도면 굉장히 문제 있죠.” 옆에서 단테가 조용히 덧붙였다. “심각하지.” 에드윈의 시선이 단테에게 향했다. “너까지?” “나는 경험자다.” 엘라가 휙 돌아봤다. “왜 그렇게 말해요. 제가 무슨 사람 고문한 것처럼.” “새벽에 깨웠지.” “훈련하려고.” “밥도 강제로 먹였다.” “안 먹으니까.” “말 안 하면 5초.” “그건…” 엘라가 입을 다물었다. 단테의 입꼬리가 조금 올라갔다. 에드윈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결국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정말 네가 그 엘라 에스텔이 맞군.” 엘라의 표정이 아주 조금 굳었다. “그 엘라?” “내가 가장 오래 계산했는데도 끝까지 계산되지 않았던 사람.” 에드윈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네가 나타난 뒤부터 단테 아르젠트의 미래가 망가지기 시작했지.” “망가졌다기보다.” 엘라가 단테 쪽을 가리켰다. “좀 사람다워진 거죠.” “사람다워진 것.” 에드윈이 차갑게 웃었다. “그게 가장 위험하다.” 엘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왜.” “사람은 감정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니까.” 아. 엘라는 그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에드윈이 왜 단테를 그렇게까지 몰아붙였는지, 왜 사랑과 가족을 일부러 약점처럼 만들었는지. “그래서.” 엘라가 천천히 물었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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