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가 다시 눈을 뜬 건 새벽이 가까워졌을 무렵이었다. 치료실의 불은 대부분 꺼져 있었고, 침대 옆 작은 램프 하나만 희미하게 켜져 있었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건 낯익은 천장이었고, 그다음은 제 손을 붙잡은 채 의자에 기대 잠든 엘라였다. 단테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였다가 엘라가 깨는 것도 싫었고, 무엇보다 손을 빼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의 기억은 끊어진 듯하면서도 선명했다. 가슴 안쪽을 타고 번지던 검은 회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려던 손, 그리고 그 앞에서도 물러나지 않던 엘라. ‘믿으니까.’ 그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단테가 아주 조금 손가락을 움직이자 엘라의 눈썹이 움찔했다. 곧이어 그녀가 천천히 눈을 떴다. “…깼어요?” 잠긴 목소리였다. 단테가 낮게 대답했다. “그래.” 엘라는 한동안 그의 얼굴을 보다가, 아무 말 없이 손을 들어 이마를 짚었다. 열을 확인하고, 눈동자를 살피고, 마지막에는 제 손으로 단테의 손등까지 꾹 눌렀다. “손가락 움직여 봐요.” 단테가 움직였다. “발가락.” 그것도 움직였다. “제 이름.” “엘라.” “오늘이 며칠째죠?” “죽는 날까지?” 엘라의 표정이 즉시 굳었다. “그렇게 말하지 말고.” 단테가 잠깐 그녀를 바라보다 고쳤다. “나아질 때까지 닷새.” 엘라의 표정이 아주 조금 풀렸다. “좋아요. 정신은 멀쩡하네요.” 단테는 그제야 시선을 내려 두 사람의 손을 봤다. 엘라는 아직도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언제부터.” “뭐가요?” “잡고 있었지.” 엘라가 시선을 피했다. “조금 전부터.” “거짓말.” “왜요.” “자국이 남았다.” 단테가 손등을 조금 들어 보였다. 엘라 손가락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 “오래 잡고 있었군.” 엘라는 잠시 말이 없더니 결국 한숨을 쉬었다. “네. 좀 오래요.” “얼마나.” “깨어날 때까지.” “왜.” 엘라가 그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봤다. “왜냐니. 또 에드윈이 들어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3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