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렌의 눈이 금빛으로 변한 순간, 가장 먼저 움직인 사람은 엘라였다.“아렌.”엘라는 아이의 양 볼을 감싸듯 손을 뻗었다. 단테가 본능적으로 아렌을 뒤로 물리려 했지만 엘라가 그의 팔을 붙잡아 멈췄다. 아이를 떨어뜨려 놓는 게 먼저가 아니다. 지금 아렌의 몸 안에 무엇이 들어왔는지, 그리고 아직 아이가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했다.“엄마 말 들려?”금빛 눈동자가 엘라를 바라봤다. 하지만 아이의 입에서 흘러나온 건 조금 전과 같은 낯선 목소리였다.“늦었어.”엘라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너한테 안 물었는데.”“…”“아렌한테 물었어요.”엘라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상대가 누구든,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지금 중요한 건 아이였다.“아렌.”이번에는 조금 더 천천히 불렀다.“엄마 말 들리면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 봐.”단테의 품에 안긴 작은 손이 가만히 늘어져 있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에드윈이 다급하게 앞으로 나섰다.“아이를 내려놔. 당장.”단테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왜.”“저건 단순한 정신 지배가 아니야. 미래의 문이 무너지면서 그 안에 남아 있던 의식들이 가장 강한 그릇을 찾아 들어간 거다.”“의식들?”엘라가 그 단어를 놓치지 않았다.“하나가 아니라?”에드윈의 입이 닫혔다.엘라의 눈이 가늘어졌다.“방금 ‘의식들이’라고 했죠.”“지금 그게 중요한 게—”“중요해요.”엘라는 잘랐다.“아렌 몸 안에 뭐가 들어갔는지 알아야 빼내든 쫓아내든 할 거 아니에요.”에드윈은 잠시 이를 악물었다. 자신을 조금 전까지 갱생시키겠다고 덤벼들던 여자에게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얼굴이었지만, 결국 아렌 쪽을 한번 보고 입을 열었다.“미래의 문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다. 수백 년 동안 관측된 미래와, 그 미래를 관측한 사람들의 일부가 축적되는 장소였어.”테오도르가 굳었다.“일부라면.”“기억, 감정, 의지. 때로는 영혼의 파편까지.”엘라의 얼굴에서 핏기가 조금 빠졌다.그렇다면 문이 부서
Last Updated : 2026-09-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