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두 사람이 동시에 웃었다.“본체를 찾았구나.”같은 얼굴이었다. 에드윈과 닮은 이목구비도, 왼손을 뒤덮은 검은 화상 자국도, 사람의 시간을 너무 오래 벗어나 이제는 나이를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눈빛도 똑같았다. 목소리까지 정확하게 겹쳐서 어느 쪽이 먼저 말했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하지만 엘라는 움직이지 않았다.조금 전까지 카엘에게서 분리되던 317개의 은빛 실이 여덟 갈래로 나뉘어 자신과 단테, 루시안, 리안, 에드윈, 세리아, 카시엘, 그리고 카엘에게 이어지고 있었다. 봉인 구조 전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기서 라제르에게 정신을 빼앗기면 카엘을 구하는 것도, 317개의 의식을 현재로 쏟아지지 않게 붙드는 것도 전부 실패한다.그래서 엘라는 두 라제르를 잠깐 바라본 뒤, 다시 카엘의 손을 꽉 잡았다.“일단 하던 거 계속해요.”두 라제르의 웃음이 아주 미세하게 멈췄다.루시안이 엘라를 돌아봤다.“저거 안 궁금해요?”“엄청 궁금하죠.”“근데?”“지금 물어보면 좋아할 것 같아서.”엘라는 카엘의 손을 놓지 않은 채 기록서에 떠오른 수치를 확인했다.봉인 구조 전환율.68%.“조금만 참아요. 저런 사람은 자기가 준비한 반전 바로 안 물어봐 주면 더 힘들어요.”리안이 두 라제르를 번갈아 봤다. 정말로 둘의 표정이 전보다 미묘하게 굳어 있었다.“맞는 것 같은데.”“그렇죠?”“엘라.”단테가 낮게 불렀다.엘라는 바로 그를 봤다.“왜요.”“오른쪽.”짧은 말이었지만 충분했다.엘라는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감각만 넓혔다. 오른쪽에 선 라제르의 발밑에서 검은 마력이 아주 가늘게 퍼지고 있었다. 공격이 아니다. 카엘에게 연결된 은빛 실 중 하나를 타고 317개의 의식 쪽으로 침투하려는 움직임이었다.“아.”엘라가 웃었다.“말 걸어 놓고 딴짓.”검이 움직였다.콰직―!보랏빛 마력이 검은 선을 정확하게 끊었다. 오른쪽 라제르의 눈이 가늘어졌다.단테의 은빛 마력도 거의 동시에 왼쪽을 막았다. 다른 라제르 역시 반대편에서 같은 일
Last Updated : 2026-09-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