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해.”그 말은 차도현이 떠난 뒤에도 대표실에 남아 있었다.채원은 밤새 계약서를 읽었다. 채무 양수 계약, 소멸 합의, 투자 검토 부속서까지 조항마다 색색의 메모지가 붙었다. 새벽 2시가 지나자 민지가 편의점 샌드위치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먹으면서 해. 네가 쓰러지면 저 남자 집에 입주가 아니라 입원부터 하겠다.”“내가 입주한다고 했어?”“안 할 거야?”채원은 대답 대신 빨간 펜으로 한 문장을 그었다. ‘필요한 범위의 공개적 신체 접촉에 협조한다.’ 필요한 범위를 정하는 주체가 빠져 있었다.“할 거야.”채원은 이 거래가 공정하다고 착각하지 않았다. 가장 궁한 날 내민 조건이라는 사실도 잊지 않았다. 그래도 서명을 미루면 먼저 다치는 사람은 직원과 거래처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존심을 세울 말이 아니라, 불리한 거래 안에서도 빼앗기지 않을 조항이었다.다만 굴복한 채로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대신 차도현이 생각한 계약은 아닐 거야.”오전 10시, 도현은 정확히 대표실에 나타났다. 어제와 다른 검은 슈트였고, 밤을 새운 흔적은 없었다. 채원의 앞에 쌓인 서류와 빈 커피 잔을 본 뒤 그가 말했다.“수정할 게 많나 보네.”“허점이 많더군요.”“들어 보지.”채원은 새로 작성한 부속 합의서를 펼쳤다.“첫째, 방은 층까지 분리합니다. 출입은 각자 허락을 받아야 하고요. 둘째, 연인 역할을 이유로 한 접촉은 매번 사전 동의를 받습니다. ‘필요한 범위’ 같은 편리한 표현은 삭제해요.”“동의해.”망설임 없는 답에 채원의 눈이 가늘어졌다. 도현은 반박당해 불쾌한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순순히 끌려오지 않는 윤채원을 확인한 듯, 오히려 시선이 또렷해졌다.“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루네의 투자 심사는 이 계약과 완전히 분리합니다. 계약을 끝내거나 공개 일정에서 실수했다는 이유로 심사를 중단할 수 없어요. 경영권, 인사권, 디자인 권리에 아르덴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문장도 넣죠.”“투자 계약이 체결된다면 일반적인 주주 권한은 필요해.”“재무
آخر تحديث : 2026-08-14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