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씨발, 어디 모자라?”충분히 모욕적인 말이었다. 강은택은 도복희가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생각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기분 나쁜 티는 낼 터였다. 그러나 그녀는 말없이 씁쓸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사정이 있겠지. 형은 왜 또 말을 그렇게 하냐….”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던 최지호가 오히려 대신 따져 주었다.최지호는 잠시 두 사람을 응시했다. 조심스럽게 소파 쪽으로 다가온 그는 바짝 붙어 앉지는 못하고 멀찍이 앉아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상처받았을까 걱정하는 듯했다.도복희는 입을 떼기가 어려운 듯 짧게 ‘쩝’ 하고 입소리를 냈다. 그리고 작게 한숨을 쉬며 말문을 열었다.“일자리 구할 때까지 재워 줄 사람이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두절돼서 그래요.”그 말에 강은택은 아차 싶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심하게 말했단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녀가 사실 조금은 상처받았으리란 것도, 그걸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단 것도 눈치챘다. 강은택은 어쩐지 입안이 꺼끄러워지는 것 같아 괜히 혀로 입천장을 밀었다.“…미안.”잠깐의 정적 후에 그가 작은 목소리로 사과했다.강은택의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올 줄은 몰랐는지 도복희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이 누그러진 듯, 그녀의 표정이 미세하게 풀어졌다.“연락 두절됐다는 사람 누군데. 애인? 친구?”강은택이 불쑥 물었다. 꼭 해결해 주겠다고 묻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궁금했다.“그냥 아는 언니인데…, 갑자기 이럴 사람은 아니에요. 뭔가 사정이 생겼을 거예요.”도복희는 ‘그냥 아는 언니’를 대신 변호했다. 강은택이 도복희에게 답답함을 느끼는 이유도 딱 그거였다. 차라리 죽고 못 사는 애인이나 정말 친한 친구라서 적극적으로 대변해준다면 모를까. 듣자 하니 그리 잘 아는 사이도 아닌 듯한데, 왜 그렇게까지 믿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름, 나이, 사는 곳.”강은택이 신상을 묻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진짜 이렇게 엿 먹일 사람은 아니거든요.”“아, 누가 족친대? 그냥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