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이 허공을 가르고 말들이 푸르릉거렸다. 젖은 흙이 바퀴 밑에서 튀었다. 곡우는 치맛자락을 걷어 쥔 채 수레 사이를 빠져나갔다. 뒤따르던 노탁이 그녀의 팔을 잡아 길 가장자리로 끌었다.“말 앞을 왜 가로지릅니까?”“제가 안 갔으면 포졸 나리가 먼저 치였어요.”“난 멈춰 있었소.”“그러니 저만 따라오세요.”곡우는 대답도 듣지 않고 성벽을 끼고 걸었다.그녀의 허리에는 청묵재 열쇠가 달려 있었다. 날이 밝기 전에 나오느라 가게 덧문도 열지 못했다. 옥선은 뒤에서 문을 걸어 잠그며 해가 중천에 뜨기 전에 돌아오지 않으면 오늘 번 돈에서 숯값을 먼저 빼겠다고 했다.“노 포졸.”노탁이 돌아봤다.“오늘 가게 문을 못 열면 제 품삯은 누가 줘요?”“그걸 왜 나한테 묻소?”“대리시 일 따라가는 중이잖아요.”노탁은 한참 생각하다 품에서 동전 두 닢을 꺼냈다.곡우가 손바닥 위의 돈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이건 반나절치도 안 돼요.”“내 하루 삯에서 당장 줄 수 있는 게 그만큼이오.”곡우는 더 따지려다가 동전을 주머니에 넣었다.북문 밖길은 성벽의 그림자와 아침 햇빛이 반으로 갈라놓고 있었다. 성안으로 들어가려는 수레는 햇빛 쪽에 길게 늘어섰고, 마구간으로 빠지는 좁은 길에는 여물 부스러기와 검은 물이 섞여 흘렀다. 바퀴가 지나갈 때마다 질척, 질척 진흙이 들러붙었다.마구간은 북문에서 백여 걸음 떨어져 있었다. 낮은 흙담을 들어서면 가운데 마당을 두고 말 우리가 ㄷ자로 둘러섰다. 왼쪽은 수레를 대는 헛간, 오른쪽은 여물 창고였고, 그 사이의 좁은 배수로에서는 김이 올랐다. 말 쉰 마리가 나무 칸막이 너머로 머리를 내밀었다. 푸르릉, 콧김이 연달아 터졌다.아이 둘이 밤새 쌓인 마분을 퍼내고 있었다. 가장 어린 아이는 삽자루보다 키가 조금 컸다. 삽이 바닥을 긁을 때마다 서걱, 젖은 짚이 한 덩이씩 밀려났다.노탁이 대리시 패를 내보이자 마구간 주인이 웃으며 달려왔다.“이른 아침부터 어쩐 일이십니까?”“도삼과 청석을 찾으러 왔소.”주인의 웃음
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