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최고의 서브를 구합니다: Kapitel 21 – Kapitel 30

139 Kapitel

21화

오전 여섯 시.강혁은 평소처럼 눈을 떴다.운동.샤워.커피.순서는 어제와 같았다.서재로 들어가 모니터를 켜기 전, 휴대폰부터 집어 들었다.이제는 그 순서가 낯설지 않았다.메신저를 열었다.짧게 입력했다.오늘은 흰색.전송.몇 초 지나지 않아 답이 왔다.네, 주인님.강혁은 모니터를 켰다.해외 지수를 확인하는 사이, 다시 진동이 울렸다.사진 한 장.거울 앞에서 찍은 것이었다.강혁의 시선이 차례로 훑었다.주름 없이 정리된 상태.어긋나지 않은 위치.사진 각도도 어제보다 안정적이었다.보고 자체가 늘고 있었다.화면을 넘기려던 순간, 아래로 문장이 하나 더 올라왔다.입었습니다.강혁의 손이 잠깐 멈췄다.익숙한 문장이었다.그런데 이번엔 그 뒤로 곧바로 다음 줄이 따라왔다.입고 나니 좀 쑥스러웠는데,동시에 기분이 좋았습니다.주인님이 고르신 색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강혁은 화면을 끝까지 읽었다.멈추는 곳이 없었다.지웠다가 다시 쓴 흔적도, 망설인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한 번에 쓰인 문장이었다.그는 그것을 몇 초간 바라봤다.어제는 이 자리에서 문장 하나가 완성되지 못한 채 멈췄었다.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 있었다.강혁은 짧게 답장을 보냈다.좋아.두 글자였다.칭찬도, 확인도 아닌, 그저 접수됐다는 뜻이었다.그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차트가 눈에 들어왔다.어제와 달리, 이번에는 방해받지 않았다.이제는 중간에서 멈추지 않는다.그것만 확인해도 충분했다.오후.강혁이 도착했다.이번에도 예고는 짧았다.문이 열리고, 은유가 늘 하던 대로 현관에서 그를 맞았다.강혁은 신발을 벗으며 집 안을 한 번 둘러봤다."오늘은 확인할 게 좀 있어."은유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주인님."강혁은 거실을 지나 침실로 들어갔다.침대 옆 협탁 위에 작은 약통이 놓여 있었다.집어 들어 라벨을 확인했다.영양제였다."이거.""매일 먹어?""아침에 한 번씩요.""빠뜨린 날은."은유가 잠깐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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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메모를 마저 적던 강혁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별다른 말 없이 은유를 바라봤다."이리 와."은유가 다가섰다.거실 한가운데.강혁은 설명하지 않았다."누워.“은유가 소파 위에 등을 붙였다.강혁이 그녀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한 손이 그녀의 얼굴 옆으로 왔다."신호는.""두 번."강혁이 짧게 확인했다."손을 두 번 두드리면 바로 뗀다.""네."은유는 눈을 감지 않았다.그를 바라봤다.강혁의 손이 목위로 천천히 내려왔다.닿기 직전, 잠깐 멈췄다."숨 들이켜."은유가 크게 숨을 들이켰다.그 순간 손바닥이 덮였다.공기가 끊겼다.은유의 눈이 커졌다.강혁은 그 눈만 봤다.이번 반복에서 그가 읽으려는 건 오직 그것이었다.동공.눈꺼풀의 떨림.시선이 흔들리는지, 아니면 자신에게 고정돼 있는지.몇 초.은유의 가슴이 살짝 들썩였다.몸이 본능적으로 공기를 찾고 있었다.그런데 손은 두드려지지 않았다.강혁은 계속 눈을 지켜봤다.아직 자신을 보고 있었다.흐트러지지 않았다.강혁은 손을 뗐다."숨 쉬어."허락이 떨어지자 은유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슴이 크게 오르내렸다.강혁은 그 호흡이 가라앉기를 기다리지 않았다."다시."은유가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손이 다시 내려왔다.이번엔 첫 번째보다 조금 길었다.이번엔 눈이 아니라 다른 곳을 봤다.목.숨을 참는 동안 목의 근육이 팽팽해지는 방식.삼키듯 움직이는 타이밍.호흡이 완전히 막혔을 때와, 아직 여유가 남았을 때의 차이는 그 움직임의 속도에서 드러났다.지금은 아직 느렸다.급하지 않았다.몇 초를 더 끌었다.은유의 목이 다시 삼키듯 움직였다.조금 빨라져 있었다.한계까지는 아직 남아 있었지만, 가까워지고는 있었다.강혁은 그 속도가 위험한 쪽으로 넘어가기 전에 손을 뗐다."숨 쉬어."은유가 숨을 몰아쉬었다.이번엔 더 크게, 더 급하게.강혁은 그녀의 가슴이 진정될 때까지 손을 대지 않고 지켜봤다."괜찮아?"낮은 확인이었다."…네."목소리가 갈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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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숨소리가 완전히 가라앉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강혁은 그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손목을 가볍게 짚어 맥박을 확인했다.빠르게 뛰던 게 조금씩 느려지고 있었다."물."짧은 한마디였다.은유가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향했다.다리가 아직 조금 불안정했지만, 걸음은 곧 안정을 찾았다.물을 따라 마신 뒤 다시 소파로 돌아왔다.강혁이 물었다."어지럽지는.""…아니요.""머리는.""괜찮습니다."강혁은 그녀의 손목을 다시 짚었다.맥박.이제 평소 속도로 돌아와 있었다.손끝을 잠깐 짚었다."손이 차."사실 확인이었다."…괜찮습니다.""괜찮다는 말은 안 믿어."강혁이 담담하게 답했다.그러곤 손을 거뒀다.체온이야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돌아올 문제였다.강혁은 그녀의 호흡을 다시 확인했다.일정한 간격으로 오르내리는 가슴.거칠던 숨은 이제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눈 봐."은유가 그를 바라봤다.강혁의 시선이 눈동자를 짧게 훑었다.초점.흔들림 여부.전부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대답 속도도 정상이고."혼잣말에 가까웠다."됐다."짧은 결론이었다.강혁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그런데 은유가 아직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보고, 몇 초 더 그대로 앉아 있었다.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은유는 소파에 몸을 기댄 채, 방금 지나간 시간을 되짚었다.숨을 참는 동안의 두려움.허락이 떨어지던 순간의 안도.그리고 지금, 그가 맥박과 눈과 호흡을 하나씩 짚어가던 짧은 확인들.벌을 받은 뒤의 회복과는 달랐다.그때는 상처를 확인하는 손이었다.지금은 아무 흔적도 없는 몸을, 그런데도 하나씩 짚어보는 손이었다.절차는 짧았다.그런데 그 짧음이 오히려 더 깊이 남았다.강혁은 손목시계를 한 번 바로잡았다.일어날 이유는 이미 충분했다.몸은 정상으로 돌아왔고, 확인도 끝났다.그런데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강혁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시계를 한 번 더 바라봤다.곧 돌아갔을 시간이었지만, 몸은 그대로 소파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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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강혁은 시계를 벗어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이어 재킷 단추를 하나 풀었다.평소라면 이 시간쯤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을 것이다.오늘은 아니었다.그는 거실을 천천히 둘러본 뒤 담담하게 말했다.“저녁부터 정하자.”그 한마디에,오늘은 정말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은유에게 비로소 실감났다.저녁이 되자 두 사람은 거실에 있었다.강혁은 소파에 앉아 있었고, 은유는 주방에서 물을 마시려던 참이었다.컵을 들고 정수기 앞에 섰다.손이 버튼 위에서 잠깐 멈췄다.허락이 필요한지, 순간 헷갈렸다.버튼 위에서 멈춘 손.강혁은 그 이유를 바로 알아봤다."마셔."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또 혼자 판단하려 하고 있다는 걸.은유는 그제야 버튼을 눌렀다."네."컵에 물이 채워지는 소리만 거실을 채웠다.말하지 않아도 같은 규칙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그 짧은 순간이 확인시켜 줬다.⸻은유가 컵을 들고 소파로 돌아왔다.TV가 켜져 있었다.무심코 강혁 쪽으로 가까이 앉으려던 참이었다.그런데 손이 다시 멈췄다.거리에 대한 규칙은 아직 들은 적이 없었다.밖에서는 정해진 신호가 있었지만, 집 안에서는 없었다.강혁이 흘끗 봤다."거기 말고."은유가 조금 물러나 자리를 옮겼다.강혁이 짧게 말했다."거기."그걸로 끝이었다.은유는 그 자리에 앉았다.앉고 나서야, 자신과 그의 사이에 딱 손 하나만큼의 간격이 생겼다는 걸 알았다.너무 붙지도, 너무 멀지도 않았다.이상하게 그 간격이 편했다.⸻TV에서는 영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특별할 것 없는 장면에서 은유가 작게 웃었다.강혁이 시선을 돌렸다."왜 웃었지."예전이었다면 이 질문 앞에서 머뭇거렸을 것이다.지금은 아니었다."저기 나온 사람 표정이요."은유가 화면을 가리켰다."방금 저 실수하는 표정이 웃겼습니다."말이 막힘없이 나왔다.지웠다가 다시 쓰지도, 고민하지도 않았다.강혁은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별다른 말은 없었다.그런데 그 짧은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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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오전 여섯 시.강혁은 자신의 침대에서 눈을 떴다.몸을 일으켜 러닝머신 위에 올랐다.속도, 시간, 순서.전부 평소와 같았다.그런데 집이 이상하게 조용했다.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숨소리도, 러닝머신이 돌아가는 소리도, 전부 자기 것뿐이었다.강혁은 그 사실을 굳이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원래 이런 집이었다.샤워를 마치고 서재로 들어갔다.모니터 세 대에 전원이 들어왔다.휴대폰부터 집어 들었다.이제는 그 순서가 완전히 자리 잡혀 있었다.메신저를 열었다.오늘은 남색.전송.곧 답이 왔다.네, 주인님.화면을 넘기려던 순간, 문득 스쳤다.어제와 다르네.강혁의 손이 잠깐 멈췄다.생각은 그뿐이었다.떨어져 있어도 절차는 같다.그는 그렇게 정리하고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진동이 울렸다.은유였다.착용 사진과 함께, 짧은 보고가 도착해 있었다.강혁이 시간을 확인했다.평소보다 빨랐다.며칠 전만 해도 정오를 넘겨서야 오던 보고가, 오늘은 오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도착했다.그는 그 시간 차이를 눈으로 확인했을 뿐, 이유는 묻지 않았다.'익숙해진 거겠지.'그렇게 정리했다.화면을 닫고 다시 차트를 봤다.집은 여전히 조용했다.그는 그 조용함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저녁이 가까워질 무렵, 강혁은 낮에 받은 보고를 다시 열어봤다.식사.운동.영양제.몸 상태.감정.전부 사진과 함께 정리돼 있었다.그는 순서대로 훑었다.식사 사진 아래에는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정확한 양이 적혀 있었다.운동은 시작 시간과 끝난 시간이 함께였다.영양제도 빠짐없이 체크돼 있었다.몸 상태는 짧지만 구체적이었다.어깨가 약간 뻐근함, 그 외에는 양호.감정도 있었다.오늘은 특별히 힘든 일 없었음. 다만 방이 좀 조용하게 느껴졌음.강혁은 그 문장에서 눈을 조금 더 오래 두었다.이유를 캐묻지는 않았다.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훑었다.고칠 부분을 찾았다.없었다.빠진 항목도, 애매한 표현도, 나중에 다시 물어야 할 부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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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훈련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강혁은 손목시계를 힐끗 보고, 은유의 호흡을 다시 확인했다.평소보다 빨리 가라앉아 있었다.'효과가 있었군.'그렇게 정리하려는 순간, 은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주인님.""응.""오늘은 조금 힘들어 보이셨습니다."강혁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왜.""숨이 조금 달랐습니다."은유가 말을 이었다."저를 보시다가, 잠깐 다른 데로 시선이 가셨습니다.""그리고."그녀가 그의 손을 잠깐 봤다."제 어깨를 짚으실 때, 손이 한 번 멈췄어요.""아주 잠깐이었지만요."강혁은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봤다.기억나지 않았다.“보고 있었군.”낮은 말이었다."네."은유가 짧게 답했다."주인님이 저를 보시는 동안, 저도 주인님을 보고 있었으니까요."방 안이 조용해졌다."수면은 충분했어."강혁이 말했다.관리 항목을 확인하듯, 담담한 어투였다."컨디션 문제는 아니다."은유는 그 말을 듣고도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네."수긍하는 대답이었다.그런데 그 뒤에 붙지 않은 말이 있었다.그래도.강혁은 대답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시선을 돌렸다.이번엔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았다.정적이 잠시 흘렀다.은유가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주인님.""응.""제가 도와드릴 일은 없습니까."강혁이 그녀를 돌아봤다.질문의 의미를 바로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왜."은유는 잠시 말을 골랐다."주인님도 관리받아야 하는 것 같아서."강혁의 답이 평소보다 반 박자 늦게 나왔다."관리자는 관리받지 않아."그가 낮게 말했다."내 관리는 내가 한다."은유는 물러서지 않았다."오늘 손이 멈췄던 것도, 스스로 관리하신 겁니까."강혁의 표정이 잠깐 굳었다.곧바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은유가 다시 이었다."…그래도, 도와드리고 싶습니다."강혁은 그 말을 몇 초간 곱씹었다.관리라는 단어가 자신을 향해 쓰인 건 처음이었다.지금까지 그 단어는 언제나 그가 그녀에게 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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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은유는 메모장을 열어 순서를 정리했다.목 - 어깨 - 손목.각 부위마다 걸리는 시간과 방법을 적었다.몇 번을 고쳐 썼다.손끝으로 자신의 어깨를 다시 짚어보며 순서를 확인했다.이 정도면, 적어도 시도는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메모를 다 정리했을 때, 창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은유는 그제야 시계를 봤다.저녁 보고를 보낼 시간이 한참 지나 있었다.휴대폰을 급하게 집어 들었다.'큰일이다.'강혁에게 아직 아무것도 보내지 않은 채였다.강혁은 서재에 앉아 있었다.모니터에는 차트가 떠 있었다.시선은 숫자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그런데 책상 한쪽에 놓인 휴대폰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평소라면 이 시간쯤 보고가 왔을 것이다.강혁은 시간을 확인했다.오 분.아직 늦었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다시 차트로 시선을 돌렸다.몇 줄을 읽다가, 무심코 휴대폰 화면을 켰다.새 알림은 없었다.그는 다시 화면을 껐다.‘아직 안 보냈군.’그렇게만 정리했다.다시 숫자를 읽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또 시간이 흘렀다.이번에는 십 분.강혁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손끝이 화면을 한 번 쓸었다가 멈췄다.메신저 창을 열었다.마지막 보고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읽은 표시만 있을 뿐, 새로운 문장은 없었다.몇 초간 화면을 바라보던 강혁은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무슨 일이 있나.’생각은 거기까지였다.그 이상은 이어가지 않았다.조급해할 이유는 없었다.그녀는 지금까지 규칙을 한 번도 가볍게 여긴 적이 없었다.그러니 이유가 있을 것이다.그렇게 결론 내렸다.하지만 시선은 다시 휴대폰으로 향했다.이번에는 십오 분.그때 진동이 울렸다.강혁은 바로 화면을 켰다.은유였다.죄송합니다.보고가 늦었습니다.시간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그 아래로 사진과 보고가 이어졌다.저녁 식사.운동.영양제.몸 상태.감정.그리고 마지막.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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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이번엔 처음보다 느렸다.은유의 몸이 다시 반응했다.빈자리를 겪은 뒤라, 손길 하나하나에 더 예민하게 매달렸다.강혁은 그녀의 호흡을 따라갔다.들이쉬고, 내쉬고.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의 호흡도 그 리듬에 섞여 있다는 걸 느꼈다.은유의 숨이 짧아지면, 자신의 숨도 짧아졌다.그녀가 숨을 참으면, 자신도 잠깐 숨을 멈췄다.의도한 적 없는 반응이었다.은유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그의 숨이 아주 잠깐, 자신과 같은 지점에서 멎었다가 다시 이어지는 것을.낮에 그의 어깨를 짚던 손이 잠깐 멈췄던 것을 알아챘던 것처럼, 지금도 그랬다.'…주인님도, 지금.'말로 꺼내지는 않았다.그저 눈으로 그를 담았다."주인님… 제발…"애원이 나왔다.그 순간, 강혁은 자신의 손끝에 힘이 더 들어가는 걸 느꼈다.멈추려 했는데, 완전히 멈추지 않았다.'…손이 멈춘 줄 알았는데.'멈추지 않고 있었다.그는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은유의 몸이 다시 그 경계로 밀려 올라갔다.허리가 크게 휘고, 손이 시트를 움켜쥐었다."허락해 주세요… 제발……"목소리가 거의 울음이었다.강혁은 그녀의 눈을 봤다.눈물이 맺혀 있었다.그런데 그 눈은 여전히 그를 향해 있었다.포기하지 않은 눈.강혁은 자신의 숨이 그녀와 거의 같은 박자로 흐트러져 있다는 걸 느꼈다.평소라면 절대 놓치지 않았을 그 사실을, 지금은 손을 멈추고 나서야 알아챘다."…가."허락이 떨어졌다.은유의 몸이 크게 휘며 무너졌다.전신이 떨리며 숨이 한꺼번에 터졌다.강혁은 손을 떼지 않았다.절정의 여운이 잦아들 때까지, 마지막 떨림까지 지켜봤다.그런데 이번엔, 지켜보는 자신의 호흡도 함께 가라앉고 있다는 걸 느꼈다.⸻은유의 몸이 침대 위로 늘어졌다.가슴이 크게 오르내렸다.강혁은 그 옆에 앉은 채,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아직 그녀의 몸에 닿아 있었다.떼야 할 이유는 없었다.그런데 딱히 뗄 이유도 찾지 못했다.은유가 눈을 떴다."…주인님."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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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아침 보고가 도착했다.강혁은 순서대로 훑었다.식사.운동.영양제.몸 상태.감정.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나씩 확인하고 다시 물어야 했던 항목들이 이제는 정해진 순서대로 들어왔다.빠진 것도 없었다.강혁의 손가락이 화면을 내렸다.마지막에 처음 보는 줄이 하나 더 있었다.필요한 사항: 있습니다.손가락이 멈췄다.강혁은 그 문장을 다시 봤다.필요한 게 있으면 말할 것.판단하지 말고 끝까지 보고할 것.자신이 정한 규칙이었다.강혁은 답장을 보냈다.구체적으로.읽었다는 표시가 떴다.그런데 답은 오지 않았다.강혁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차트 하나를 넘겼다.진동이 울렸다.직접 보고드리고 싶습니다.강혁은 화면을 내려다봤다.직접.필요한 사항을 적으라고 했지, 보고 방식을 고르라고 한 적은 없었다.지금 말해.이번에는 답이 더 늦었다.강혁은 화면을 끄지 않았다.커서도 없는 빈 대화창 아래로 마지막 문장만 남아 있었다.지금 말해.몇 분 뒤, 새 메시지가 올라왔다.주인님께 해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강혁의 시선이 멈췄다.해드리고 싶은 것.필요한 물건도 아니었다.일정을 바꿔달라는 것도, 허락받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도 아니었다.은유가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뜻이었다.그 문장을 보고 있자 며칠 전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제가 도와드릴 일은 없습니까.그때는 고민할 것도 없었다.관리자는 관리받지 않는다.내 관리는 내가 한다.필요 없어.거기서 끝난 이야기였다.강혁은 다시 화면을 봤다.주인님께 해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은유는 필요한 것이 있다고 먼저 보고했다.자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지도 않았다.해도 되는지 허락을 요구하지도 않았다.그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고한 뒤 기다리고 있었다.강혁의 엄지가 입력창 위에 머물렀다.필요 없어.지난번과 같은 답이면 끝났다.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무엇을 하겠다는 건지는 아직 듣지 못했다.확인하지 않은 걸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강혁은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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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강혁이 서재 의자에 앉았다."뒤로."은유가 그의 등 뒤로 움직였다."무릎 꿇어."은유가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강혁의 등이 그녀 앞에 있었다.넓은 어깨선, 흐트러짐 없이 곧은 등.은유는 손을 올리지 않았다.강혁도 아무 말이 없었다.몇 초가 흘렀다."손 올려."그제야 은유의 손이 그의 어깨에 닿았다.손끝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강혁이 바로 알아챘다."힘 빼."은유가 힘을 뺐다.그런데도 미세하게 굳어 있었다."네가 긴장하면 손에도 들어가."은유는 숫자를 세지 않았다.들이쉬고.내쉬고.며칠 전 배운 리듬대로 숨을 가라앉혔다.손끝의 긴장도 조금씩 풀렸다.강혁이 그 변화를 느꼈다."시작해."은유가 짧게 답했다."감사합니다. 주인님."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은유의 손이 그의 어깨를 따라 움직였다.천천히, 배운 순서대로.강혁의 어깨가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은유는 그것을 뭉친 곳을 찾은 신호로 받아들였다.손끝에 조금 더 힘을 실었다."멈춰."은유의 손이 바로 떨어졌다."죄송합니다, 주인님."강혁은 화를 내지 않았다."왜 그렇게 했지.""…제게 해봤을 때, 그 정도가 적당했습니다."강혁은 짧게 답했다."네 몸에서 맞았다고 내 몸에서도 맞는 건 아니야."그는 그녀를 봤다."그리고 내가 굳은 걸 왜 네가 판단했지."은유는 그 말을 조용히 받아들였다.강혁이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자신의 어깨 위, 정확한 위치로 옮겼다.손가락의 위치를 바로잡았다.압력도 함께 교정했다."여기부터 다시."은유가 답했다."감사합니다. 주인님."그의 손이 그녀의 손을 놓았다.은유의 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이번엔 조심스럽게, 배운 위치 그대로.강혁이 짧게 지시했다.“조금 아래.”은유가 손을 옮겼다.“오른쪽.”다시 움직였다.말한 만큼만.그 이상은 하지 않았다.그런데 몇 번을 반복해도 손끝이 자꾸 머뭇거렸다.어디까지 옮겨야 하는지, 어느 정도 힘을 줘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아까처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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