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최고의 서브를 구합니다: Kapitel 41 – Kapitel 50

139 Kapitel

41화

도어락이 열렸다.강혁이 먼저 들어갔다.은유가 뒤따라 현관문을 닫았다.평소라면 여기서 순서가 있었다.가방을 내려놓고,옷을 갈아입고,필요하면 남은 보고를 하고.오늘도 은유는 자연스럽게 방으로 향하려 했다.“거기 있어.”발이 멈췄다.“네, 주인님.”강혁은 재킷을 벗어 소파 등에 걸쳤다.시계를 풀어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은유는 현관과 거실 사이에 선 채 기다렸다.강혁이 돌아봤다.또 그 눈이었다.집에서 처음 원피스를 입고 나왔을 때.식당에서.차 안에서.몇 번이나 마주쳤지만 정확히 알 수 없었던 시선.이번에는 강혁이 먼저 다가왔다.은유는 움직이지 않았다.강혁이 바로 앞에 섰다.손이 허리로 내려왔다.집을 나서기 전 옷매무새를 정리했던 자리였다.그때는 손끝만 잠깐 머물렀다.이번에는 달랐다.손바닥이 허리를 감쌌다.은유의 몸이 그대로 끌려갔다.둘 사이의 거리가 사라졌다.은유가 숨을 들이켰다.강혁은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잘못한 걸 묻지도 않았다.오늘 상태를 확인하지도 않았다.그냥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은유를 세웠다.손이 허리에서 천천히 내려갔다.원피스 위로 몸의 선을 따라 움직였다.은유는 그제야 알았다.아까부터 왜 계속 자신을 봤는지.왜 식당에서 말이 잠깐 끊겼는지.왜 예정되어 있던 미팅을 취소했는지.급한 일이 생긴 게 아니었다.강혁이 그녀를 내려다봤다.“벗지 마.”옷으로 향하려던 은유의 손이 멈췄다.“네?”“그대로 있어.”강혁의 손이 다시 허리를 잡았다.검은 원피스를 입은 그대로였다.은유는 순간 옷장을 떠올렸다.수많은 옷 중에서 강혁이 직접 꺼냈던 옷.갈아입고 나왔을 때 아무 말 없이 오래 보던 눈.식당에서 자신을 보다가 잠깐 끊겼던 말.그리고 취소된 미팅.처음부터 계획했던 게 아니었다.입혀놓고 보니 마음에 들었던 거다.그래서 계속 봤고,보다가,결국 데리고 돌아왔다.은유의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강혁은 그 사실을 설명하지 않았다.이유를 말하지도 않았다.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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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저녁 여덟 시가 조금 넘었을 때 도어락 소리가 났다.은유는 현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문이 열리고 강혁이 들어왔다.“다녀오셨습니까, 주인님.”“어.”강혁은 재킷을 벗어 소파 등에 걸쳤다.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았다.은유는 기다렸다.강혁이 시선을 내렸다.“보고.”“네, 주인님.”은유는 준비해둔 순서대로 말했다.“아침은 일곱 시 사십 분에 먹었습니다. 점심은 열두 시 십오 분, 전부 먹었습니다. 저녁은 여섯 시 오십 분에 먹었습니다.”“운동은.”“오후 다섯 시부터 오십 분 했습니다.”“무릎은?”“통증 없습니다.”“영양제.”“전부 복용했습니다.”강혁이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감정은.”은유는 잠깐 생각했다.“특별한 변화는 없었습니다.”강혁이 몇 초간 그녀를 봤다.은유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없어?”“네, 주인님.”“그래.”그걸로 끝이었다.강혁이 테이블 위에 있던 물을 한 모금 마셨다.“됐어.”“네, 주인님.”은유는 무릎을 풀고 일어나려 했다.그런데 손바닥을 바닥에 짚은 채 아주 잠깐 멈췄다.강혁이 노트북을 꺼내고 있었다.가방에서 충전기를 꺼내 콘센트에 연결했다.화면이 켜졌다.은유는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차를 준비해드릴까요?”“됐어.”“네.”은유는 부엌으로 갔다.자기 몫의 물을 따라 거실 반대편에 앉았다.강혁은 이미 화면을 보고 있었다.키보드 소리가 일정하게 이어졌다.은유도 읽던 책을 집어 들었다.몇 페이지쯤 읽었을 때 강혁이 물었다.“내일 몇 시에 나가.”은유는 바로 고개를 들었다.“아홉 시 반입니다.”“끝나는 건.”“오후 네 시쯤입니다.”“끝나면 바로 들어와.”“네, 주인님.”강혁은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은유도 책으로 돌아갔다.평소와 같았다.보고했고,필요한 걸 확인했고,내일 일정도 정했다.틀린 것도 없었다.강혁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은유는 페이지를 한 장 넘겼다.잠시 뒤 강혁의 키보드 소리가 멈췄다.은유의 시선이 책에서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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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열 시가 조금 넘었다.은유는 책을 덮었다.평소 씻는 시간이었다.“씻고 오겠습니다.”강혁은 노트북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어.”은유는 방으로 들어가 옷을 챙겼다.욕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머리를 말린 뒤 옷장을 열었다.손이 평소 입던 잠옷으로 향했다.넉넉한 티셔츠와 긴 바지.꺼내려다가 멈췄다.옆에 다른 잠옷이 걸려 있었다.얼마 전 강혁과 함께 샀던 것이었다.평소 것보다 얇았고 몸에 조금 더 붙었다.은유는 두 벌을 번갈아 봤다.잠깐 고민했다.그리고 옆에 걸린 잠옷을 꺼냈다.갈아입고 거울 앞에 섰다.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겼다.잠옷 자락을 한 번 아래로 당겼다.그대로 욕실을 나왔다.거실에는 여전히 키보드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은유가 들어서자 강혁이 잠깐 고개를 들었다.시선이 은유에게 왔다.은유의 걸음이 아주 조금 느려졌다.강혁은 그대로 다시 화면을 봤다.“다 씻었어?”“네, 주인님.”“머리는 다 말렸고?”“네.”“그래.”끝이었다.은유는 잠깐 그 자리에 서 있었다.강혁의 손가락은 다시 키보드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은유가 자기 방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두 걸음쯤 갔을 때 강혁이 불렀다.“은유.”은유가 바로 돌아봤다.“네, 주인님.”강혁이 그녀를 봤다.“내일 아침 몇 시에 일어나.”“일곱 시입니다.”“여덟 시까지 사진 보내.”“네.”강혁은 다시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렸다.은유는 몇 초 그대로 서 있다가 방으로 들어갔다.문을 닫았다.침대 쪽으로 가려다가 멈췄다.거울에 자기 모습이 비쳤다.은유는 잠깐 바라봤다.평소보다 몸에 붙는 잠옷이었다.손으로 옆선을 한 번 정리했다.구겨진 곳은 없었다.은유는 손을 내렸다.침대에 앉아 책을 다시 펼쳤다.한 페이지를 읽었다.넘겼다.몇 줄을 읽다가 멈췄다.은유는 책에서 눈을 떼고 자기 옷을 내려다봤다.왜 이걸 입었지.잠깐 생각했다.딱히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은유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내렸다.거실에서 강혁의 키보드 소리가 들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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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노트북이 닫힌 뒤로 키보드 소리는 다시 들리지 않았다.은유는 책을 보고 있었다.잠시 뒤 지퍼 소리가 났다.강혁이 노트북을 가방에 넣는 모양이었다.충전기가 콘센트에서 빠지는 소리.테이블 위에 있던 물건을 챙기는 소리.은유의 시선이 책 위에서 멈췄다.몇 초 뒤 방을 나왔다.강혁은 소파 옆에 서서 재킷을 입고 있었다.은유가 걸음을 멈췄다.“가십니까?”“어.”강혁은 소매를 한 번 당겨 정리했다.가방을 들었다.그대로 현관으로 향했다.은유가 뒤를 따랐다.강혁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신발을 신고,주머니에서 차 키를 확인했다.은유는 현관 안쪽에 서서 기다렸다.강혁이 몸을 일으켰다.“간다.”“……네.”강혁의 손이 문손잡이로 향하다가 멈췄다.고개가 돌아왔다.“왜.”은유가 그를 봤다.“네?”“대답이 왜 그래.”“아닙니다.”강혁은 바로 문을 열지 않았다.은유를 잠깐 바라봤다.“아닌데.”은유는 입을 다물었다.자기도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다.강혁이 오는 동안 문제는 없었다.보고도 끝냈다.내일 일정도 확인했다.필요한 것도 몇 번 시켰다.자신도 전부 제대로 했다.그런데 강혁이 재킷을 입고 있는 걸 봤을 때부터 기분이 조금 가라앉았다.은유는 이유를 찾았다.먼저 떠오른 건 익숙한 것이었다.“제가 오늘 잘못한 게 있습니까?”강혁의 눈썹이 조금 움직였다.“없어.”대답이 바로 돌아왔다.은유는 잠시 말을 잃었다.“보고에 문제가 있었습니까?”“없는데.”“제가 놓친 게…….”“없어.”강혁이 말을 잘랐다.그리고 물었다.“왜 그러는데.”은유는 대답하지 못했다.잘못한 게 없다.보고에도 문제가 없다.놓친 것도 없다.그렇다면 평소와 다를 이유가 없었다.그런데 달랐다.은유는 강혁을 바라봤다.오늘 있었던 일이 머릿속을 스쳤다.노트북이 닫힐 때마다 들었던 고개.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따라갔던 시선.몸에 붙는 잠옷.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책부터 덮었던 것.그리고 지금.강혁이 간다는 말을 듣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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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은유는 옷장 앞에 서 있었다.강혁이 오기까지 삼십 분 정도 남아 있었다.씻었다.머리도 말렸다.저녁 보고도 정리해뒀다.남은 건 옷을 갈아입는 것뿐이었다.은유가 옷장에서 잠옷을 꺼냈다.평소 자주 입던 것이었다.꺼내놓고 잠깐 봤다.다시 넣었다.옆에 걸린 잠옷을 꺼냈다.어제 입었던 것이었다.몸에 조금 더 붙는 옷.은유의 손이 멈췄다.어제는 왜 이걸 골랐는지 몰랐다.오늘은 알았다.강혁이 봤으면 했다.자신을 보고,원했으면 했다.은유는 잠옷을 한동안 바라봤다.그러다 다시 옷장에 넣었다.어제와 똑같은 걸 입는 건 조금 이상했다.다른 옷을 꺼냈다.갈아입고 거울 앞에 섰다.위아래로 한번 봤다.너무 평범했다.은유는 잠시 서 있다가 다시 벗었다.다른 옷을 꺼냈다.이번에는 입기도 전에 멈췄다.너무 티가 났다.다시 넣었다.은유는 옷장 앞에 선 채 입술을 꾹 다물었다.옷을 고르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린 적이 있었나.평소에는 쉬웠다.집에서 입을 옷이면 활동하기 편한 것.강혁과 외출할 때는 장소와 일정에 맞는 것.필요하면 사진을 보내 확인받으면 됐다.기준이 있었다.오늘은 기준이 달랐다.은유는 옷장 안을 다시 훑었다.그러다 손을 뻗었다.얇은 반팔 상의와 짧은 바지였다.지나치게 특별할 건 없었다.집에서 입어도 이상하지 않았다.다만 평소 입던 것보다는 몸의 선이 조금 더 드러났다.은유는 갈아입고 다시 거울 앞에 섰다.옆으로 한 번 돌아봤다.앞도 봤다.잠깐 고민했다.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았다.무엇이 괜찮은지는 굳이 생각하지 않았다.시계를 확인했다.십 분 남았다.은유는 거실을 정리했다.물도 준비했다.휴대폰으로 오늘 보고 내용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도어락이 열리기 오 분 전부터 현관 쪽 소리에 자꾸 귀가 갔다.은유는 시간을 다시 확인했다.아직이었다.잠시 뒤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은유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현관 앞으로 갔다.평소처럼 무릎을 꿇었다.허리를 세우고,두 손을 허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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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보고가 끝났다."감정은."은유가 잠깐 생각했다."좋습니다."강혁이 시선을 들었다."뭐가."은유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평소라면 특별한 변화가 없다거나 안정적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오늘은 자기도 모르게 말이 먼저 나왔다."그냥 좋습니다."강혁이 잠깐 그녀를 봤다."그래."더 묻지는 않았다."됐어.""네, 주인님."은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강혁은 소파에 기대 노트북을 열었다.은유도 맞은편에 앉았다.잠시 뒤 강혁이 물었다."물 있어?""가져오겠습니다."은유는 바로 주방으로 갔다.컵에 물을 따라 돌아왔다.평소라면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면 됐다.은유는 강혁 옆으로 갔다."여기 있습니다."컵을 내밀었다.강혁이 손을 뻗었다.은유는 컵을 바로 놓지 않았다.조금 더 가까이 갔다.손을 뻗으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거리였는데 굳이 한 걸음 더 들어갔다.강혁이 컵을 잡았다.손가락이 잠깐 닿았다.은유는 바로 손을 빼지 않았다.한 박자쯤 늦었다.강혁이 물컵 대신 은유를 봤다.은유는 모르는 척했다."더 필요하신 건 없습니까?""없어.""네."은유는 돌아섰다.자기 자리로 가면서 생각했다.봤다.이번에도.은유는 책을 펼쳤다.한동안 조용했다.강혁은 일을 했고,은유는 책을 읽었다.이번에는 어제보다 잘 읽혔다.몇 페이지쯤 지났을 때 강혁이 휴대폰을 찾았다.테이블을 한 번 보고,소파 옆을 내려다봤다.은유가 먼저 발견했다.강혁의 휴대폰이 소파 반대편에 놓여 있었다.은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제가 드리겠습니다."휴대폰을 집었다.그냥 건네면 됐다.은유는 강혁 앞으로 갔다.강혁이 손을 내밀었다.은유는 그 손에 휴대폰을 올려놓았다.이번에도 손끝이 닿았다.강혁이 휴대폰을 잡았다.은유는 손을 뺐다.이번에는 조금 늦게.강혁의 시선이 올라왔다.은유는 그 시선을 받았다.아무 말도 없었다.은유가 먼저 물었다."왜 그러십니까?"강혁의 눈이 아주 조금 가늘어졌다."아니.""네."은유는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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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은유는 책을 읽었다.이번에는 내용도 제법 잘 들어왔다.몇 페이지를 읽다가 한 번씩 강혁을 봤다.강혁은 노트북 화면에 집중하고 있었다.별다른 반응은 없었다.은유는 다시 책을 봤다.조금 전 주방에서 마주쳤던 시선이 떠올랐다.뭐 해.컵을 가져왔습니다.그건 보여.은유는 책장을 한 장 넘겼다.아무래도 눈치챈 것 같기도 했다.그렇다면 그만하는 게 맞았다.은유는 책에 집중했다.십 분쯤 지났다.강혁이 노트북에서 손을 뗐다.소파에 등을 기대고 목을 한 번 돌렸다.은유의 눈이 올라갔다.강혁은 눈을 감은 채 손으로 뒷목을 눌렀다.은유가 책을 내려놓았다."불편하십니까?""좀 뻐근하네."은유는 잠깐 망설였다.지난번 마사지가 떠올랐다.그때는 먼저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고,강혁은 조건을 정한 뒤 허락했다.은유가 물었다."제가 해드려도 됩니까?"강혁이 눈을 떴다."뭘.""목이랑 어깨요."강혁은 잠깐 그녀를 보다가 몸을 앞으로 조금 옮겼다."해.""감사합니다, 주인님."은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소파 뒤로 갔다.손을 강혁의 어깨에 올렸다.천천히 눌렀다.처음에는 정말 마사지할 생각뿐이었다.손가락으로 굳은 부분을 찾고,압력을 조금씩 조절했다."여기 괜찮으십니까?""어."은유는 같은 압력으로 계속했다.목에서 어깨로,어깨에서 등 위쪽으로.강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은유는 손끝에 집중했다.그러다 문득 아래를 봤다.바로 아래에 강혁의 얼굴이 있었다.눈은 감겨 있었다.은유의 손이 잠깐 멈췄다.강혁이 말했다."왜.""아닙니다."다시 움직였다.조금 뒤 강혁이 한쪽 팔을 소파 등받이 위에 올렸다.자세가 바뀌면서 은유와의 거리가 가까워졌다.은유는 그의 어깨를 누르다가 몸을 조금 앞으로 숙였다.필요한 만큼보다 조금 더.가슴이 강혁의 뒤통수에 거의 닿을 정도였다.은유는 그 자세로 목 옆을 눌렀다.강혁의 눈이 떠졌다.은유는 보지 못했다.조금 뒤 반대편을 누르기 위해 몸을 옮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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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강혁이 물었다."왜."은유는 대답하지 못했다.일부러 했다는 것까지는 인정했다.그런데 왜 그랬는지를 말하려니 조금 달랐다.강혁은 기다렸다."어제 때문이야?"은유의 눈이 올라갔다.강혁은 그녀를 보고 있었다.어제 현관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저를 안 쓰셨습니다.기다렸던 것 같습니다.서운했습니다.은유는 얼굴이 다시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네.""그래서 오늘은 네가 해본 거고?"은유가 잠깐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네, 주인님."강혁의 시선이 은유의 옷으로 내려갔다."옷도?""네.""물 줄 때도.""네.""휴대폰도.""……네.""주방에서도."은유의 대답이 조금 늦어졌다."네."강혁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마사지도?"은유의 입이 다물렸다.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다."처음에는 아니었습니다.""처음에는?""목이 불편해 보이셔서 해드리고 싶었습니다.""그다음에는."은유는 잠깐 시선을 내렸다."……일부러 그랬습니다."강혁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웃은 건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은유는 괜히 손가락을 한번 말아 쥐었다.자기는 꽤 자연스럽게 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하나씩 늘어놓고 들으니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강혁이 물었다."그래서 뭘 원했는데."은유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제가……."말이 막혔다.강혁이 기다렸다.은유는 생각했다.어제는 강혁이 자신을 쓰지 않아서 서운했다.그래서 오늘은 기다리지만 않기로 했다.옷을 골랐다.가까이 갔다.손을 조금 늦게 뗐다.몸을 닿게 했다.그 모든 행동 끝에 원하는 건 하나였다."주인님께서 저를 보셨으면 했습니다."강혁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봤잖아."은유가 멈췄다.틀린 말은 아니었다.현관에서부터 봤다.물을 건넬 때도,주방에서도,마사지할 때도.계속 봤다.그런데 그게 아니었다."그냥 보시는 것 말고요.""그럼."은유는 입술을 한번 다물었다.정확한 말을 찾았다."저 때문에……."목소리가 조금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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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은유는 강혁을 바라봤다.강혁이 노트북을 집어 테이블 한쪽으로 치웠다.충전선을 뽑아 정리했다.휴대폰도 그 옆에 내려놓았다.하나씩 치우는 손길이 느렸다.은유는 그 모습을 보다가 자세를 바로잡았다.조금 전까지와 분위기가 달라졌다.강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따라와.""네, 주인님."은유는 그의 뒤를 따라갔다.강혁이 향한 곳은 플레이룸이었다.문이 열렸다.은유가 안으로 들어갔다.강혁은 바로 시작하지 않았다.방 안을 한번 둘러봤다.서랍을 열었다.안에 정리된 도구들을 잠깐 보다가 그대로 닫았다.은유는 그 손을 바라봤다.아무것도 꺼내지 않았다.강혁이 돌아섰다."오늘은 손으로 할 거야."은유의 시선이 그의 손으로 내려갔다.다시 올라왔다."네, 주인님."강혁이 의자를 가운데로 당겼다.앉은 뒤 은유를 불렀다."와."은유가 다가갔다."옷."은유의 손이 상의 아래로 향했다."그거 말고."손이 멈췄다.강혁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은유가 알아듣고 짧은 바지의 허리춤을 잡았다.강혁이 말했다."잠깐."은유가 멈췄다."오늘은 벌 주는 거 아니야."은유가 그를 봤다."네.""잘못한 것도 없고.""네, 주인님."강혁은 잠시 은유를 바라봤다."네가 원한 거 내가 해주는 것도 아니고."은유의 눈이 아주 조금 커졌다.강혁이 덧붙였다."뭘 할지는 내가 정해."은유는 그 말을 잠깐 듣고 있었다.그러다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네, 주인님."그게 맞았다.은유가 원했던 건 특정한 행동이 아니었다.강혁이 자신 때문에 뭔가 하고 싶어지는 것.지금 그게 일어나고 있었다.강혁이 손가락을 움직였다."계속해."은유가 바지를 벗었다.강혁은 속옷까지 내리라고 했다.은유가 지시에 따랐다."이리 와."은유가 가까이 갔다.강혁이 허리를 잡았다.몸을 돌리고,자신의 허벅지 위로 엎드리게 했다.은유는 양손으로 바닥을 짚었다.익숙한 자세였다.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더 긴장됐다.강혁의 손바닥이 엉덩이 위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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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오후 네 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다.은유는 거실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던 강혁이 휴대폰을 확인하다가 말했다.“오늘 저녁 같이 가.”은유가 화면에서 눈을 들었다.“네, 주인님.”대답부터 하고 생각했다.오늘 저녁.따로 전달받은 일정은 없었다.외식이라도 하는 모양이었다.은유가 노트북을 닫았다.“몇 시에 준비하면 됩니까?”“여섯 시에 나가.”“알겠습니다.”은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두 시간이면 충분했다.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린 뒤 옷장 앞에 섰다.잠시 옷들을 살폈다.지난번 강혁이 골랐던 검은 원피스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손을 뻗다가 멈췄다.지난번 외출이 떠올랐다.오늘도 외식이라면 나쁘지 않았다.은유가 원피스를 꺼내려는 순간 방문 밖에서 강혁의 목소리가 들렸다.“편하게 입어.”손이 멈췄다.“네, 주인님.”대답은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은유는 옷장을 다시 봤다.편하게.기준이 너무 넓었다.검은 원피스를 다시 넣었다.대신 베이지색 니트와 검은색 슬랙스를 꺼냈다.갈아입고 거울 앞에 섰다.단정했다.너무 단정한가.은유는 한동안 자기 모습을 봤다.강혁과 함께 외출하는데 아무렇게나 입을 수는 없었다.니트를 벗었다.이번에는 블라우스를 꺼냈다.입고 나서 다시 거울을 봤다.편하게 입으라고 했는데 블라우스는 아닌 것 같았다.다시 벗었다.세 번째로 얇은 카디건과 청바지를 꺼냈다.갈아입었다.거울을 봤다.이번에는 너무 평범했다.은유의 미간이 조금 좁아졌다.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방문을 열었다.강혁은 소파에 앉아 태블릿을 보고 있었다.은유가 앞에 섰다.강혁이 고개를 들었다.“왜.”“이 정도면 괜찮습니까?”강혁의 시선이 은유를 한 번 훑었다.“뭐가.”“편한 옷입니다.”강혁이 잠깐 말이 없었다.은유는 대답을 기다렸다.“그걸 왜 나한테 물어.”“주인님께서 편하게 입으라고 하셨으니까요.”강혁이 은유를 봤다.은유는 진지했다.강혁의 시선이 열린 방문 너머로 향했다.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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