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명령이었다.은유는 다리를 멈췄다.감촉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다시 침묵.은유는 귀가 열렸다.자기 숨소리.옷깃이 스치는 소리.그리고 아주 작게, 플라스틱이 움직이는 소리.발소리가 다시 가까워졌다.은유의 등이 조금 굳었다.이번엔 뒤에서 오는 것 같았다.손이 허리에 닿았다.생각보다 낮았다.치마 허리를 잡고 천천히 내렸다.속옷까지 함께 내려갔다.은유는 숨을 참았다.강혁이 바로 뒤에 있다는 건 알았지만,다음에 무엇이 올지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차갑고 매끄러운 감촉이 허벅지 사이로 들어왔다.끝이 둥근 무언가였다.은유의 다리가 본능적으로 조여지려 했다."벌려."낮은 목소리였다.은유가 천천히 다리를 벌렸다.이물질이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처음부터 깊게 넣지 않았다.조금씩, 은유의 숨을 확인하듯 밀어 넣었다.끝까지 들어간 뒤에야 손이 떨어졌다.은유는 그 무게를 안으로 느꼈다.움직이지 않아도 존재감이 분명했다.다시 조용해졌다.발소리가 멀어지는 것 같았다.은유는 이번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그저 서 있었다.안에 들어간 물건이 아직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몇 초가 지났다.십 초가 지난 것 같기도 했다.그다음이 달랐다.아랫배 안쪽에서 낮고 일정한 진동이 올라왔다.은유의 허리가 앞으로 살짝 꺾였다.숨을 삼키지 못했다."……하."진동은 멈추지 않았다.강도가 세지지도, 약해지지도 않았다.그냥 일정한 리듬으로 계속됐다.은유는 어디서 조작하는지 볼 수 없었다.강혁의 손가락이 버튼을 누르고 있는지도 몰랐다.그저 자기 몸 안에서만 진동이 울리고 있었다.발소리가 다시 가까워졌다.은유는 이번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진동은 여전했다.손이 닿을 거라고 생각했다.허리든, 엉덩이든.닿지 않았다.대신 목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렸다."보고 계십니까?"은유가 먼저 물었다.목소리가 조금 갈라져 있었다."응."그뿐이었다.대답은 너무 짧았다.그런데 그 한마디로 충분했다.볼 수 없어도 강혁은 자신을 보고
Zuletzt aktualisiert : 2026-09-06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