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안은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웠다.상단에는 임금이 앉아 있었고, 그 아래로 의금부 당상과 대신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병조판서 김태겸은 이미 와 있었다. 채원이 들어서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마치 기다렸다는 듯한 눈빛이었다.채원은 이운보다 반걸음 뒤에 섰다. 목 안쪽이 바짝 말랐다.대전 바닥까지 걸어오는 짧은 길도 버거웠지만, 여기서 약한 기색을 보일 수는 없었다.임금이 먼저 입을 열었다.“빈궁이 증인을 붙잡아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고변이 올라왔다.”김태겸이 앞으로 나와 예를 갖췄다.“박칠성은 윤정명 대감 댁의 식솔이었습니다. 그자가 의금부에서 이미 무기를 보았다고 증언했는데, 동궁에서 이를 뒤집으라 압박했다 하옵니다.”“압박했다는 근거는?”“박칠성이 동궁에 갇힌 뒤 갑자기 말을 바꾸려 했습니다. 그의 가족까지 동궁이 거두었다 하니, 어찌 강요가 아니겠사옵니까.”대신들 사이에서 낮은 수군거림이 흘렀다.채원은 김태겸을 똑바로 바라봤다. 박칠성의 가족을 먼저 붙잡아 협박한 쪽은 저들이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동궁이 가족을 보호한 일을 협박으로 바꿔 말하고 있었다.이운이 한 걸음 나섰다.“박칠성은 동궁에 오기 전, 북한산에서 자객에게 쫓기고 있었습니다.그의 목숨을 노린 자들이 세 명이었고, 그중 둘을 붙잡았습니다.”김태겸의 눈썹이 움직였다.“그 일과 박칠성의 증언이 무슨 상관입니까.”“증언을 바꾸려는 자를 죽이려 한 일이,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이오?”대전 안이 조용해졌다.이운은 품에서 봉인한 문서를 꺼냈다.“자객에게서 나온 물건과, 동궁 안에서 박칠성에게 독을 쓰려 한 나인의 진술입니다.박칠성이 입을 열기로 한 날, 누군가 그의 약에 독을 섞었습니다.”“그 나인이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밝혀졌습니까?”김태겸의 반문은 빠르고 침착했다.채원은 그 말을 놓치지 않았다.아직 배후를 밝히지 못한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말투였다.이운의 대답이 잠시 늦어졌다.그 틈에 김태겸이 다시 입을 열었다.“자객이 있었다 해
Last Updated : 2026-09-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