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가 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아침 햇살이 넓은 창문을 통해 병실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수아는 침대에 기대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팔에는 단단한 깁스가 감겨 있었고 다리 역시 고정된 상태였다. 이마 위쪽에는 여덟 바늘을 꿰맨 상처를 가리는 커다란 흰색 밴드가 붙어 있었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여기저기서 통증이 올라왔다. 하지만 몸보다 수아를 더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수아 씨, 물 좀 드실래요?” 중년의 여성이 물었다. 수아가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요. 제가 마실게요.” “팔도 불편한데 어떻게 혼자 해요. 제가 드릴게요.” “정말 괜찮아요.” 수아는 난처한 표정으로 여자를 바라봤다. 간병인이었다. 그것도 자신이 요청한 적 없는. 처음 눈을 떴을 때부터 이상했다. 1인실. 최고의 의료진.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는 개인 간병인까지 배치되어 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걸…….’ 지아일 리는 없었다. 수아가 다쳤다는 사실을 안 지아는 어젯밤 울면서 당장 서울로 올라오겠다고 했지만, 어린아이도 있고 남편도 있어 수아가 겨우 말렸다. 무엇보다 지아가 이런 병실과 간병인을 마련할 형편도 아니었다. 의문을 품고 있던 그 무렵, 병실 문틈으로 잠시 스쳐 지나가는 비서 김민철의 얼굴을 보게 되면서 수아는 이 모든게 누구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잠시 후, 민철이 병실로 들어와 가볍게 목례를 건넸다. 수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김 실장님, 더 이상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이런 분에 넘치는 친절, 제가 받을 이유도 없고 받고 싶지도 않아요. 차 전무님께 전해주세요. 당장 이 병실을 나가겠다고요." “…….” “저는 그 사람 여자친구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에요.” 수아의 목소리가 조금씩 단단해졌다. “이런 걸 받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