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아 씨를 사랑합니까?” 치우는 의사를 바라봤다.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수아 씨도 황치우 씨를 사랑합니까?” “그럼요.” 대답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그걸 이수아 씨가 직접 말했습니까?” 치우의 표정이 굳었다. “말해야 알아요?” “…….” “수아는 나한테 웃어줬어요.” 의사는 조용히 기록했다. 치우의 시선이 그 손을 따라갔다. “왜 자꾸 적어요?” “황치우 씨 이야기를 기록하는 겁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쓰는 거죠?”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치우가 피식 웃었다. “다들 똑같아.” 잠시 후 중얼거렸다. “수아만 달라.” 병원 부속의 폐쇄된 정신 치료 병동. 차가운 흰색 벽으로 둘러싸인 병실 안, 환자복을 입은 황치우는 침대에 멍하니 누워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정신과 전문의들의 정밀 진단 결과는 명확했다. 그는 조현병 초기 및 심각한 편집증 판정을 받았다. 법적으로는 감옥에 가야 마땅할 중범죄를 저질렀지만, 극도의 정신적 결함과 망상 증세로 인해 형 집행보다 강제적인 약물 치료와 격리가 우선시되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투여되는 강력한 진정제와 약물 덕분에, 며칠 전까지 광기에 사로잡혀 발악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머릿속이 멍하고 핑 도는 기분 속에서, 치우의 의식은 자꾸만 과거의 한 지점으로 가라앉았다. 증상이 조금 가라앉아 제정신이 돌아올 때면, 자신이 수아를 밀어 넘어뜨려 피를 흘리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머릿속을 찢어지듯 아프게 헤집었다. 사과해야 한다고, 당장 무릎을 꿇고 그녀를 만나야 한다고 눈물을 흘리다가도, 약효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광기가 되살아나 "수아는 내 여자야, 그 누구도 못 뺏어"라며 억지 소리를 중얼거리곤 했다. 치우의 멍한 눈앞에 스쳐 지나간 것은, 지옥 같은 삶 속에서 유일하게 건져 올린 구원의 잔상이었다. 오래전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