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궁의 얼굴에 안타까움과 죄책감이 어렸다.“송구합니다, 전하. 아직 거기까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지난 세월 세 나라를 샅샅이 뒤진 결과, 마마께서 장국과 몽국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분명 아직 소국에 계실 것입니다.”“아직 소국에 계시다고요?”“그렇습니다. 흔적을 쫓아 호주까지 갔으나, 그곳에서 단서가 끊겼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마마의 마지막 행적이 호주에 남아 있다는 것만 확인했습니다.”신경찬은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 어머니께서 살아 계시고, 호주라는 단서까지 얻었으니 이제는 찾아 나설 길이 보였다.‘어머니, 기다려 주십시오. 반드시 찾아내어 다시 뵙겠습니다.’*소용장군부로 돌아온 송청아는 청룡사에서 있었던 일을 봉 어멈에게 대강 들려주었다.봉 어멈은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제 주인을 해치려 한 짐승만도 못한 것들을 하나하나 입에 올리며 욕을 퍼부었다. 그러다가도 정작 곁을 지키며 보호해 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책하며 괴로워했다.송청아는 그런 봉 어멈을 몇 마디 달랜 뒤, 머릿속으로 계획을 다시 짚었다.배씨 집안 사람들이 돌아오면 또 한 차례 힘겨운 싸움을 치러야 했다.오후 신시가 되어서야 배윤호와 배진성, 고씨가 돌아왔다. 그들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사람을 보내 송청아를 안순당으로 불렀다.안순당 안채의 문과 창은 굳게 닫혀 있었다. 하인들도 모두 뜰 밖으로 물린 터라, 방 안에는 네 사람만 남았다.배씨 집안 세 사람은 자리에 앉아 있었고, 정작 피해자인 송청아만 무릎을 꿇고 있었다.성미 급한 배진성이 먼저 호통을 쳤다.“이 발칙한 것! 오늘 네가 무슨 짓을 저지른 게냐! 우리 장군부의 낯을 아주 땅에 떨어뜨렸구나!”방 한가운데 무릎을 꿇은 송청아는 가느다란 허리와 등을 꼿꼿이 세우고 있었다. 표정은 침착했고, 비굴하게 굽히지도 오만하게 굴지도 않았다.그녀가 천천히 눈을 들어 배진성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선방에서 그런 추잡한 짓을 하다가 손님들께 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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