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뒤, 수고를 대강 훑어본 배윤호가 감탄 어린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정말 훌륭한 수고로구나. 고맙다, 청아야.”그제야 송청아의 얼굴을 제대로 본 배윤호는 조금 놀랐다.꽃술처럼 희고 발그레하던 왼뺨에 선홍빛 손자국이 여러 줄 나 있었다. 고운 얼굴 위로 그 자국만 유난히 도드라졌다.배윤호가 미간을 살짝 좁혔다.“얼굴이 왜 그러냐? 누가 손을 댔어?”뒷말에는 어느새 노기가 묻어났다.송청아는 여전히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대답했다.“큰형님께서 때리셨어요, 서방님.”“큰누님이?”배윤호가 잠시 말을 멈췄다. 지난 몇 차례 배유란과 송청아가 마주했던 광경을 떠올려 보니, 누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누님이 왜 널 때렸느냐?”송청아는 있었던 일을 그대로 들려주었다.“수고를 받아 돌아왔더니 어머님과 큰형님께서 안순당으로 부르셨어요. 들어가서 말도 꺼내기 전에 큰형님께 뺨을 맞았고요. 듣기 민망한 욕설도 하셨는데, 무슨 말씀이었는지는 서방님도 조금 전 문밖에서 들으셨을 거예요.”배유란의 목소리는 원래부터 컸다. 배윤호가 못 들었을 리 없었다.자신을 위해 수고를 구하러 다녀왔건만, 돌아오자마자 의심을 사고 뺨까지 맞았다니. 배윤호의 마음에 희미한 미안함이 일었다.“큰누님, 정말 청아를 때리셨습니까?”배윤호가 문밖을 향해 물었다.“그래, 내가 때렸다!”배유란은 여전히 당당했다.“네가 다친 틈에 집을 나가 외간 남자를 몰래 만나고 왔는데, 내가 그깟 매질도 못 하느냐?”“청아에게 사과하십시오.”“뭐라고?”밖에 있던 이들은 제 귀를 의심했다.배윤호가 큰누이더러 송청아에게 사과하라고 했다고?거꾸로 된 것 아닌가!“윤호야, 지금 뭐라고 했니? 이 누이더러 송씨에게 사과하라고?”“그렇습니다. 제왕에게 가서 물건을 받아 오라고 시킨 건 접니다. 누님은 사정도 묻지 않고 청아를 몰아세운 데다 손찌검까지 하셨으니, 사과하시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문밖의 세 사람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나마 송채리는 눈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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