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왕과 인연을 맺은 것이 복일지 화일지는 알 수 없었다.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장군부로 돌아가면 사나운 폭풍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것.신경찬은 긴 대로에 선 채, 멀어져 가는 마차에서 못내 눈을 떼지 못했다.그때 청인이 곁으로 다가와 목소리를 낮췄다.“전하, 알아냈습니다. 소용장군부의 장남은 배윤호라 합니다. 이번 달에야 몽국과의 전쟁을 마치고 도성으로 돌아왔는데, 군영에서 여인 하나를 데려왔다고 합니다. 그 여인이 바로 송씨 가문의 친딸이라 합니다. 또한 모레 폐하께서 여러 장수를 위해 베푸시는 전승 축하연에서, 배윤호가 정사품 효기장군에 봉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배윤호…….”신경찬이 그 이름을 나직이 되뇌었다. 그의 눈빛이 차츰 차갑게 가라앉았다.“네가 소중한 줄 모른다면, 내가 대신 아껴 주면 될 일이지.”*송청아의 예상은 어김없이 들어맞았다.이튿날 오전, 도성 밖 군영에서 돌아온 배윤호는 곧장 그녀의 침소로 들이닥쳤다. 광풍처럼 방 안으로 휘몰아친 그는 침상에 누운 송청아를 단숨에 잡아 일으켰다.“송청아! 이 부군도 몰라보는 천한 것! 네가 감히…… 감히 보는 눈이 그리 많은 곳에서 다른 사내와 어울려 다니는 것이냐? 나 배윤호가 죽기라도 한 줄 알았느냐!”어제까지만 해도 군영에 있던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 도성에 돌아와서야 부인이 다른 사내와 놀아났다는 소문을 듣고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다.그는 자신이 송청아에게 부군으로서 할 도리는 다했다고 여겼다. 그런데도 그녀는 이토록 염치없는 짓으로 사내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제 체면은 물론, 소용장군부의 체면까지 대체 무엇으로 알고 이러는가.아직 잠기운이 가시지 않은 송청아는 느닷없이 몸이 들려 올라가자 옷고름마저 반쯤 풀어졌다. 얇고 매끄러운 잠옷이 희고 윤기 도는 어깨에 느슨하게 걸쳐져, 그 아래 속살이 언뜻 드러났다.그러나 송청아는 배윤호의 눈에서 쏟아지는 분노를 보고 오히려 속 시원하다는 듯 웃었다.‘잘됐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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