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의 신경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조급해하는 배윤호와 달리 송청아는 지극히 침착했다. 저 뻔뻔한 남녀와 실랑이를 벌일 마음 따위는 없었다. 이들과는 더 이상 말을 섞는 것조차 입 아픈 일이었다.“저는 향을 사러 왔으니, 두 사람은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말을 마친 송청아는 주 사장을 향해 몸을 돌렸다.“감송 두 돈, 정향 다섯 돈, 소합향 네 돈, 용연향 세 돈을 꺼내 주시겠어요?”송청아가 아예 자신을 무시하자 배윤호는 체면을 구긴 듯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고는 보란 듯이 말했다.“향을 사러 나왔으니 은자는 넉넉히 챙겨 왔겠지. 네 몫까지 내가 치르지는 않겠다. 채리야, 갖고 싶은 향이 있으면 무엇이든 말해. 내가 사 주마.”송채리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 그러나 겉으로는 수줍은 기색을 지으며 물었다.“정말요? 고마워요, 형부! 아버지와 어머니께 들었는데, 용연향은 고래의 뱃속에서 얻는 데다 가공 과정까지 몹시 복잡해서 아주 귀하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용연향을 한번 구경해 봐도 될까요, 형부?”배윤호가 호기롭게 대답했다.“안 될 게 뭐 있느냐. 주인장, 용연향 한 근을 싸 주시오.”그 말을 들은 주 사장의 낯빛이 묘하게 굳었다. 곁에 있던 송청아도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이를 눈치챈 배윤호가 재촉했다.“뭘 멍하니 있는 것이오? 어서 가서 가져오시오.”주 사장은 난처한 얼굴로 두 손을 비볐다.“그게…… 배 소장군, 정말 한 근을 원하시는 겁니까?”“무슨 문제라도 있소?”“저…… 용연향은 시세가 워낙 높습니다. 한 냥에 은자 오백 냥이고, 한 근이면 오천 냥이지요.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지금 바로 가져오겠습니다.”다른 이들은 향약을 살 때 한 돈씩 달아 사는데, 누가 배추라도 사듯 한 근씩 달라고 한단 말인가.배윤호와 송채리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얼어붙었다.한 냥에 은자 오백 냥이라니. 용연향이 이토록 값비싼 물건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배윤호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번지자 송채리가 황급히 그의 체면을 세워 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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