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는 스스로 황제의 총애를 내려놓았다. 그저 제 궁에서 신경찬을 훌륭히 길러 내고, 그렇게 평온한 일생을 보내기만을 바랐다.신경찬도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청풍명월처럼 맑고 고결한 기품에 수려한 외모까지 갖춘 데다, 지략과 재능 또한 여러 황자 중 단연 으뜸이었다. 황제는 그런 아들을 각별히 아끼고 중히 여겨, 소국에서 가장 뛰어난 스승들을 붙여 가르치게 했다.시서와 기마, 궁술은 물론 문무의 도리와 병략에 이르기까지, 신경찬은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었다. 누가 보아도 장차 황위를 물려받을 후계자로 키우려는 듯했다.그러던 중 장국이 돌연 군사를 일으켜 소국을 침략했다.유비의 형제와 숙부, 백부들이 군사를 이끌고 소국의 성을 잇달아 함락했다.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소국 황제도 즉시 군대를 보내 맞서 싸웠다.전쟁은 삼 년이나 이어졌다. 소국은 마침내 장국군을 몰아낸 데 그치지 않고 국경을 넘어 진격했고, 끝내 장국 전역을 손에 넣었다.유비의 친정인 장국 황실도 전란을 피하지 못했다. 황족들은 죽거나 다쳤고, 부황과 모후는 생포되어 소국으로 압송될 처지에 놓였다. 소국에서 심문을 받고 죄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두 사람은 압송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소식을 전해 들은 유비는 울다가 정신을 잃었다.이튿날, 황제의 어안에는 상소가 눈처럼 쌓였다. 하나같이 유비를 죽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심을 거듭한 황제는 유비를 여산 행궁으로 보냈다. 신경찬은 궁에 남겨 태후에게 맡겼다.그리고 십 년 전, 봄비가 내리던 그 밤이 찾아왔다.당시 신경찬은 열 살이었다.그날은 유비의 생신이었다. 신경찬은 어머니 곁을 지켜 드리고 싶어 일부러 산에 올랐다.모자가 오붓하게 저녁을 먹고 있을 때,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들이닥쳤다.유비 곁에 남은 호위는 본래 많지 않았다. 그중 묵궁은 유비가 장국에서 시집올 때부터 곁을 지켜 온 사람이자, 신경찬이 자라는 모습을 어려서부터 지켜본 이였다.다른 호위들이 맞붙어 싸우는 사이, 묵궁은 믿을 만한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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