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린이 자신을 비꼬고 있다는 걸 정채윤이 모를 리 없었다.정말 웃기는 일이었다.안하린이 어떤 인간인지 들춰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텐데, 안하린은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정채윤을 조롱했다.정채윤이 한규빈과 윤세형 앞에서 대놓고 그런 말을 했으니 안하린은 체면을 구기게 되었다.안하린은 입술을 깨물다가 정채윤을 한 번 바라보고는 윤세형에게 말했다.“죄송해요, 윤 팀장님. 현장에 가지 않은 건 제 잘못이에요.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게요.”윤세형은 어색하게 웃었다.사실 윤세형은 안하린이 현장에 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는 조금 못마땅했다.하지만 안하린 뒤에는 권예준이 있었기에 함부로 건드릴 수가 없었다.그리고 윤세형은 안하린이 꽤 실력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뛰어난 인재는 조금 더 배려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윤세형이 말했다.“괜찮습니다. 자책하지 않아도 돼요. 몸이 안 좋으면 쉬는 게 맞죠.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안하린 씨가 실력 있는 사람이라는 건 저도 알고 있어요. 현장에 직접 가서 보는 거나 사진으로 확인하는 거나, 안하린 씨에게는 큰 차이가 없겠죠.”말을 마친 뒤에는 정채윤을 바라보며 말했다.“정채윤 씨, 안하린 씨의 능력이 의심스러웠다면 저한테 먼저 물어보시지 그랬어요? 제가 사실대로 말씀드렸을 텐데요. 이런 일은 다시 없었으면 합니다.”한규빈은 상황을 파악하고 말했다.“맞아요, 정채윤 씨. 안하린 씨를 의심하시면 안 되죠. 정채윤 씨는 이제 막 업계에 들어오셨으니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안하린 씨는 건축업계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만큼 실력이 뛰어난 분이에요.”안하린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웃으며 정채윤을 힐끗 바라보았다.설마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거라고는 정채윤도 예상하지 못했다.역시 사람에게는 든든한 뒷배가 있어야 했다. 그래야 잘못을 저질러도 모든 걸 정당화할 수 있었다.정채윤은 차갑게 웃었다. 이제 와서 더 말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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