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나요?”육준석은 정채윤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코웃음을 쳤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에는 경멸과 무시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정채윤은 불쾌함에 주먹을 꽉 쥐었다. 막 따져 물으려던 찰나, 육준석이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차갑게 한마디를 던졌다.“형수 같은 여자, 저도 많이 봤어요. 적당히 하세요. 그러다 정말 아무것도 못 건질 수도 있으니까.”‘나 같은 여자? 내가 어떤 여자인데?’계속되는 조롱에 정채윤의 뺨이 벌겋게 달아올랐다.하지만 정채윤도 알고 있었다. 육준석이 자신을 이렇게까지 무시할 수 있는 건 결국 변해 버린 권예준 때문이라는 것을.몇 년 전, 권예준이 정채윤에게 잘해 주던 시절이었다면 육준석도 감히 이런 식으로 말하지 못했을 터였다.정채윤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준석 씨, 말이 너무 심하네요.”그러나 육준석은 정채윤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정채윤은 목이 턱 막히는 기분에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그때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가 울렸다.최형섭에게 온 메시지였다.[2층 레스토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정채윤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더 이상 불쾌한 일에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알겠다고 답장을 보낸 뒤 리조트 안으로 들어갔다.곧장 2층 레스토랑으로 향한 정채윤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또다시 육준석을 발견했다.육준석은 안쪽에 있는 테이블로 걸어가고 있었다.그곳에는 권예준과 안하린, 권나율, 권서진이 함께 앉아 있었다.네 사람은 영락없는 한 식구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었다.권나율은 안하린에게 바짝 붙어 안하린이 들고 있는 작은 케이크를 받아먹고 있었고, 권예준은 그런 두 사람을 다정한 눈으로 바라봤다. 권서진은 옆에서 세 사람의 사진까지 찍어 주고 있었다.그 광경을 본 정채윤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 저도 모르게 걸음도 멈췄다.그제야 조금 전 육준석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육준석은 정채윤이 권예준을 미행해 여기까지 따라왔다고 오해한 모양이었다. 권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