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보스 길들이기의 모든 챕터: 챕터 21 - 챕터 30

101 챕터

21. 깨진 유리, 피 흘리는 영혼

분노로 미쳐버린 알렉세이의 거구 아래에서,밀라는 사시나무 떨듯 떨며 눈물을 흘렸다.거칠게 찢겨 나간 옷가지 사이로 하얀 어깨와 가녀린 살결이 드러났고,그녀의 입술에선 도망칠 수 없는 절망의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그녀의 드러난 맨살 여기저기에 난 학대의 흔적,알렉세이는 그녀가 화류계에 있었던 과거에 대해 부하에게 들었지만,그녀에게 이런 학대의 상처가 있을 것이란 건 예측하지 못했다.그는 가녀린 여인의 몸에 난 상처를 본 순간 충격으로 몸이 굳었다.알렉세이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 위,거칠게 난 상처위에 자기의 입을 가져가 부드럽게 키스했다.그의 눈에는 어느샌가 가느다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전신을 타고 흐른 것은 육체의 희열이 아닌 기묘한 달콤함이었다.그녀의 눈동자는 공포를 넘어선 무언가를 담고 있었다.“…….”알렉세이는 순간 자신의 행동에 멈칫했다.가문 대대로 내려온 엄격한 도덕적 규율과 신념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정결한 믿음을 가진 밀라를 강제로 억압하는 행위는그리고 결국 자기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것임을 직감했다.그녀를 향한 감정이 단순한 소유욕을 넘어 이미 깊은 애정으로 변해버렸기에,그녀의 상처받은 눈빛은 그에게 그 어떤 고문보다 큰 통증으로 다가왔다.밀라를 자신의 곁에 두고 싶으면서도 그녀를 아프게 할 수밖에 없는 모순된 상황.알렉세이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녀에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전신이 억눌린 감정과 갈등으로 떨려왔다.이성을 되찾기 위해 그는 탁자 위의 두꺼운 유리컵을 손으로 강하게 움켜쥐었다.콰직-!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유리가 부서졌다.맨손으로 전해지는 차가운 통증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그의 머리를 식혀주었다.손바닥을 타고 흐르는 붉은 흔적은 그의 일그러진 집착이 낳은 대가였다.알렉세이는 상처 입은 손을 뒤로한 채, 바닥에 떨어진 겉옷을 집어 밀라를 덮어 주었다.공포와는 다른 놀라움을 느낀 것은 밀라도 마찬가지였다.자신의 등에 난 채찍질의 흔적에 그가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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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고립된 시간, 무너져 가는 의지

알렉세이는 밀라를 대저택 지하 깊은 곳에 위치한 외딴 방으로 보냈다.햇빛 한 조각 들어오지 않는 그곳은 외부와의 모든 접촉이 완벽히 차단된완벽한 고립의 공간이었다.알렉세이의 비뚤어진 애정과 질투, 후회와 집착.그 모든 복잡한 감정들이 이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두꺼운 철문 너머로 흐르는 것은 오직 차가운 공기와 묵직하게 짓눌러오는 침묵뿐이었다.알렉세이가 바란 것은 단 하나였다.습하고 어두운 고립된 환경 속에서 밀라가 자기 손으로 오만을 내려놓고,끝내 그의 의지와 지배 앞에 무릎 꿇고 굴복하는 것.자신을 향해 서늘한 눈빛을 쏘아대던 그 고결함이 절망 속에서어떻게 깨져 나가는지 똑똑히 목격하고 싶었다.하지만 밀라의 시간은 알렉세이의 계산대로 흐르지 않았다.밀라는 그 암흑 속에서도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굳게 쥔 십자가 묵주를 가슴에 품고나지막이 기도문을 읊조렸다.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녀의 입술을 통해 흘러나오는 나지막한 소리는방 안의 정적을 깨뜨리는 유일한 온기였다.그러나 그녀의 몸은 신념을 따라가지 못했다.지하의 습기 찬 공기와 뼈를 파고드는 한기는평소 약했던 밀라의 호흡기를 빠르게 갉아먹기 시작했다.사흘째 되는 날부터 시작된 얇은 기침은 이내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열병으로 번졌다.밀라는 기침을 터뜨릴 때마다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에 몸을 떨었지만,결코 알렉세이의 이름을 부르며 구원을 청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알렉세이의 오만한 자존심을 더 무섭게 자극했다.일주일이 지났을 무렵.cctv 모니터를 통해 밀라의 동태를 감시하던 알렉세이는 이상함을 감지했다.평소라면 차가운 바닥 위에서라도 올곧게 앉아 기도문을 외우고 있어야 할 형체가반나절이 지나도록 움직이지 않고 누워만 있었다."문 열어."알렉세이가 살벌한 음성으로 명령했다.두꺼운 철문이 거칠게 열리고, 그가 지하 방 안으로 벅차게 걸음을 옮겼다.그리고 그곳에서 그가 목격한 것은,먼지 쌓인 돌바닥 위로 핏기 없이 식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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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엇갈린 과거의 조각

밀라는 고열로 인해 마른 잎사귀처럼 바르르 떨면서도,자신에게서 멀어지려는 알렉세이의 다친 손을 결사적으로 움켜쥐었다.붕대 틈새로 붉은 핏방울이 다시 배어 나왔지만 밀라는 손을 놓지 않았다.그녀의 젖은 눈동자는 알렉세이의 심장 가장 깊은 곳을 관통하고 있었다.“가지 마세요……. 알렉세이.”밀라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허공에 흩어졌다.그것은 애원이자, 그녀의 전 생애를 가로지르는 지독한 참회록의 시작이었다.밀라는 알렉세이가 건넨 물 한 잔을 천천히 마신 뒤 어렵게 입을 열었다."가지말고 부디 내 이야기를 들어줘요.""지금. 넌 너무 쇠약한 상태인데... 괜찮을까?"밀라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 밀라, 천천히 말해 봐. 내가 들을께."“당신은 내가 이탈리아 화류계에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나를 다르게 보겠죠. 정결한 성녀의 가면을 쓴 위선자라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지옥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었어요.”밀라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려 알렉세이의 붕대 감긴 손등을 적셨다.알렉세이는 굳은 표정으로 다시 침대 머리맡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아주 어릴 때 멀리있던 이모에게 맡겨졌어요. 하지만 이모는 암에 걸려 매우 아픈 상태로 침대에 누워 지냈고, 이모부는 도박 빚에 쪼들리자 저를 시골의 허름한 집에 두고는 14살밖에 안된 어린 나를 강간했어요. 2년동안 악몽같은 나날들을 보냈고, 그렇게 차가운 방에서 굶주림과 공포에 떨며 누군가 구원해 주기를 매일 밤 기도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이모부가 친구들까지 데리고 저를 찾아왔을 때…… 전 차라리 죽고 싶었어요.”밀라의 목소리가 잘게 찢어졌다.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영혼이 난도질당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건 구원이 아니라 더 깊은 나락이었어요. 그건 인간이 아니었어요. 폭력과 협박 속에서 제 가장 순결했던 소녀시절은 무참히 짓밟혔죠. 그리고 내가 열여섯이 되던 해, 그 인간은 자신의 도박 빚을 탕감하기 위해 나를 이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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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거룩한 파멸, 신부의 아들

알렉세이는 밀라의 뺨을 감싼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피비린내 나는 마피아의 세계에서 자라난 그의 손은늘 누군가를 해치고 빼앗는 데만 익숙했다.하지만 지금, 밀라의 눈물은그의 손에 묻은 보이지 않는 죄악을 씻어내고 있었다.웅장하고 깨끗한 방탄유리창 너머로 흑해의 검은 파도가 울부짖는 밤,알렉세이는 마침내 평생 그 누구에게도 꺼내지 않았던자신의 심장 속 가장 어두운 방을 열었다.“신을 원망하는 법을 배우기도 전에, 난 신의 자취 속에서 자랐다.”알렉세이의 낮고 거친 목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깨뜨렸다.그의 시선은 허공의 빈 공간에 고정되어 있었다.“내 어머니는 지독할 정도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어. 매일 아침 성당의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를 올리던 아름다운 여인이었지. 하지만 이바노프 가문의 마피아 보스였던 내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장식품처럼 가두고 폭력을 일삼았다. 가문의 권력과 피비린내 속에서 어머니의 유일한 안식처는 고해성사를 들어주던 젊은 신부뿐이었다.”알렉세이가 실소를 터뜨렸다.그 미소에는 뼛속 깊은 조롱과 슬픔이 묻어 있었다.“눈이 맞은 거지. 거룩한 성전 안에서, 가장 신성해야 할 신부와 마피아 보스의 아내가 죄를 지은 거다. 그리고 그 가증스러운 타락의 결과로 태어난 괴물이 바로 나다. 난 아버지가 아닌, 신의 종이라 자처하던 그 신부의 더러운 피를 이어받은 사생아였다.”밀라는 충격으로 숨을 들이켰다.알렉세이의 밑바닥에 깔린 가톨릭 신앙과 두려움의 실체가 마침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친부가 신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어머니를 저택 지하에 가두고 짐승처럼 짓밟았다. 어머니는 온몸이 망가지고 몹쓸 병에 걸려 죽어가면서도, 매일 밤 십자가를 쥐고 신부에게 구원해 달라고, 신에게 자신을 살려달라고 기도를 올렸다. 하지만 그 위선자 같은 신부는 가문의 보복이 두려워 성당 문을 걸어 잠근 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신 역시... 침묵하고만 있었지.”알렉세이의 손에 힘이 들어가며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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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전운의 흑해, 금빛 결탁

러시아의 심장,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어두운 지하 사설 회의실.요한은 며칠째 잠을 자지 못해 눈이 붉게 충혈된 채 거대한 작전 지도 앞에 서 있었다.그의 곁에는 놀랍게도 이바노프 패밀리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배권을 두고수십 년간 피의 전쟁을 벌여온 라이벌 마피아 가문,‘체르노프 패밀리’의 부두목인 드미트리가 앉아 있었다.교회 청년에 불과했던 요한이 이 지독한 어둠의 세력과 결탁한 이유는 오직 하나,밀라를 구하기 위함이었다.“요한 형제, 정말 이 계획대로 진행할 건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내부의 부패한 고위 관료들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지만, 체르노프 패밀리의 무력 지원 없이는 겔렌지크의 요새를 뚫을 수 없네.”교회의 사설 경비 책임자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요한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방법이 없습니다. 알렉세이 이바노프는 인간의 법으로 잡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공권력의 명분과 체르노프의 군사력이 동시에 타격해야 밀라를 꺼낼 틈이 생깁니다.”요한이 설계한 대규모 구출 작전은 치밀하고도 방대했다.먼저 요한과 결탁한 FSB 내부 세력이 겔렌지크의 도로를 통제하고 있는 알렉세이의 정장 경호원들을불법 무기 소지 및 테러 혐의로 기습 압수수색하며 지상 보급로를 마비시킬 예정이었다.공권력의 개입으로 알렉세이의 시선이 지상 돌담으로 쏠리는 그 순간이 진짜 작전의 시작이었다.“지상이 마비되면, 우리 체르노프의 정예 대원들이 잠수정 세 대를 이용해 사유 해변과 프라이빗 선착장으로 동시 침투할 것이다.”드미트리가 시가 연기를 뱉으며 지도의 선착장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알렉세이는 그 요새가 완벽하다고 믿겠지만, 소나무 숲 때문에 내부의 시야가 가려진다는 약점이 있지. 우리가 선착장을 장악하고 요트를 폭파해 그의 도주로를 차단한 후, 저택 내부로 진입하겠다.”요한은 지도 위 겔렌지크 저택의 최상층을 바라보았다.그곳에 갇혀 있을 밀라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밀라, 조금만 기다려요. 내 모든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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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숲속의 목격자, 흑해를 향해 달리는 발걸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밀라의 흔적을 가장 먼저 쫓기 시작한 것은그녀의 오랜 베프, 카라였다.밀라와 함께 신학대학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아두터운 성경책을 나누어 보던 카라는,밀라가 소치로 떠난 이후 종적을 감추자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경찰은 단순 가출이나 연락 두절로 치부했지만,카라는 밀라가 과거 이탈리아에서 겪었던 어두운 상처와마피아 보스 알렉세이의 섬뜩한 시선을 모두 알고 있는 유일한 증인이었다.“밀라, 조금만 기다려. 내가 꼭 찾아낼 테니까.”카라는 소치에서 밀라의 소지품이 발견되었다는 리비에라 해변의낡은 단서 하나만을 쥐고 무작정 남부로 내려왔다.밤낮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현지 주민들과 상인들을 수소문하던 중,그녀는 운명적으로 요한이 이끄는 사설 경비 대원들의 흔적을 발견하고그들과 합류하는 데 성공했다.체르노프 패밀리와 결탁해 거대한 전쟁을 준비하는 요한의 모습은예전의 다정하던 교회 오빠가 아니었기에 카라는 깊은 두려움을 느꼈다.하지만 밀라를 구해야 한다는 목적은 같았기에,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겔렌지크의 최전선으로 향했다.새벽 안개가 짙게 내려앉은 피춘다 소나무 숲의 외곽.카라는 요한의 정찰조와 함께 숨을 죽인 채 알렉세이의 요새를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빽빽한 소나무 숲은 마치 거대한 미로 같았고,돌담 주위를 삼엄하게 순찰하는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은개미 한 마리조차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기세였다.그때, 철벽 같던 지상의 도로 너머로 육중한 차단기가 올라가며화려하기 그지없는 수입 리무진 대열이 요새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리무진의 전면에는 이바노프 패밀리와 동등한 세력을 자랑하며러시아 정·재계를 뒤흔드는 초거대 마피아 가문, 보로닌 패밀리의 금빛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카라는 수풀 속에 몸을 웅크린 채 그 화려한 행렬을 지켜보며 마른침을 삼켰다.알렉세이의 견고한 요새에 또 다른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요한의 구출 작전이 시작되기도 전에,이 요새 안에서 어떤 거대한 폭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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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화려한 가시, 성역을 침범한 여인

알렉세이가 흑해의 은밀한 요새에 동양인 신학도 여자를 납치해감금해 두었다는 소문은 모스크바의 상류 사회까지 소리 없이 퍼져나갔다.그리고 그 소문을 듣고 가장 먼저 핏대를 세우며 분노한 인물은보로닌 가문의 후계자이자, 오랫동안 알렉세이를 자신의 남자로 낙점해 두었던 소냐였다.소냐는 무기 밀매와 은밀한 정계 로비를 주도하며 자라난,오만하고 화려한 얼음 마녀였다.제정러시아 시절의 귀족 영애처럼 화려한 밍크코트를 걸치고보석을 치렁치렁 감은 그녀가 대저택의 대리석 로비로 걸어 들어오는 순간,저택의 공기는 단숨에 얼어붙었다.“알렉세이. 내 허락도 없이 흑해에 이런 정원을 꾸며두고 쥐새끼를 키우고 있었다니, 내가 좀 서운하잖아?”소냐는 집무실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있는 알렉세이를 향해 날카로운 조소를 날렸다.그녀의 뒤로는 보로닌 가문의 정예 경호원들이 위압적인 자세로 늘어섰다.알렉세이는 담배 연기를 길게 뱉어내며, 눈앞의 오만한 여인을 차가운 시선으로 응시했다.가문의 결합을 위해 어른들 사이에 오가던 정략결혼의 이야기 따위는그에게 그저 성가신 비즈니스에 불과했다.“내 사유지다, 소냐. 네가 발을 들일 곳이 아니야. 당장 네 가문으로 돌아가라.”“돌아가라고? 고작 그 이름 모를 예수쟁이 기집애 때문에 나를 모욕하는 거야?”소냐의 푸른 눈동자가 질투와 모멸감으로 이글거렸다.알렉세이가 자신에게는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집착과 광기를,고작 길거리에서 선교나 하던 보잘것없는 유학생 여자에게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이그녀의 오만한 자존심을 사정없이 마구 난도질했다.알렉세이가 자신을 제어하지 못할 만큼 미쳐있다는 사실 자체가소냐에게는 거대한 도발이었다.그녀는 이 저택의 하부 어디엔가 숨겨져 있을 밀라의 존재를 눈치채고,가죽 장갑을 낀 손가락을 거칠게 맞부딪혔다.알렉세이가 베푼 자비와 방심의 대가로,밀라를 향한 가장 잔혹하고 화려한 독사 한 마리가요새의 심장부로 걸어 들어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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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다정한 악마, 이반의 눈

소냐의 친오빠이자 보로닌 패밀리의 실질적인 무력 후계자인 이반은여동생의 거친 폭주와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진 사내였다.그는 모델처럼 훤칠한 키에, 언제나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자상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묘한 매력의 소유자였고, 마피아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미남이었다.표면적으로는 영국의 신사처럼 정중하고 다정해 보였기에,그의 손에 죽어간 수많은 정적들은 그가 악마라는 사실을 죽기 직전에야 깨닫곤 했다.그의 다정함은 잔혹한 퇴폐성을 감추기 위한 가장 완벽한 가면에 불과했다.이반은 소냐와 알렉세이가 집무실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지루하다는 듯 홀로 저택의 하부 정원으로 부드러운 걸음을 옮겼다.피춘다 소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솔향을 맡으며 걷던 그의 발걸음이,정원 한구석의 작은 벤치 앞에서 뚝 멈추었다.그곳에는 고열에서 간신히 회복해 가벼운 하얀 드레스를 입고 앉아성경을 읽고 있는 밀라가 있었다.“…….”이반은 순간 숨을 들이켰다.수많은 화려한 여자들과 타락한 화류계의 양지, 음지를 모두 겪어본 그였지만,밀라가 풍기는 분위기는 그가 평생 마주해 본 적 없는 이질적인 신성함이었다.이탈리아의 거친 어둠을 통과해 왔으면서도,흑해의 바람 속에서 오직 신만을 바라보는 그녀의 처연하고도 맑은 눈망울이이반의 차가운 심장을 강하게 때렸다.“아름다운 아침이군요, 레이디.”이반은 특유의 자상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밀라에게 다가갔다.그의 목소리는 알렉세이의 거칠고 위압적인 톤과는 대조적으로, 귀를 간지럽히며 녹일 듯 다정했다.갑작스러운 낯선 남자의 등장에 밀라는 깜짝 놀라 성경책을 품에 꼭 안으며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누구…… 시죠?”“상처받은 천사를 구하러 온 이방인이라고 해두죠.”이반은 밀라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의 가냘픈 손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그의 손길은 너무나도 다정해 보였지만,그의 눈빛 밑바닥에는 알렉세이의 저택에 가두어진 이 성스러운 새를자신이 직접 빼앗아 완전히 망가뜨리고 싶다는,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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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두 야수의 정면충돌, 질투의 불길

“그 더러운 손 치워라, 이반.”정원의 수풀을 거칠게 헤치고 나타난 알렉세이의 목소리는지옥의 밑바닥에서 긁어 올린 듯 살벌했다.집무실에서 소냐와의 대화를 대충 끝내고 밀라를 보기 위해 내려왔던 그는,이반이 밀라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미소를 짓는 모습을 목격한 순간허리춤의 권총으로 손이 먼저 나갔다.이반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눈빛 역시 알렉세이를 향해 칼날처럼 날카롭게 제련되어 있었다.“오랜만이네, 알렉세이. 이렇게 보석 같은 여자를 숨겨두고 혼자만 보고 있었다니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닌가? 이 성스럽고 아름다운 레이디는 너처럼 거친 사내보다는, 조금 더 다정한 주인을... 나 같은 남자를 만나는 게 어울려 보이는데.”이반의 도발은 알렉세이의 폭발적인 질투에 기름을 부었다.요한이라는 애송이를 간신히 치워버렸다고 생각한 순간,가문의 결합을 논하던 거대 세력의 후계자가 자기 여자에게 침을 흘리며 다가온 것이다.철컥-!알렉세이는 볼코프 가문과의 수십 년 동맹이 박살 날 위험을 무릅쓰고,이반의 이마에 정확히 권총 총구를 들이밀었다.정원의 경호원들이 일제히 무기를 꺼내 들며 순식간에 일촉즉발의 전장으로 변했다.“내 구역에서 내 것에 손을 대는 자는 그가 누구든 사지를 찢어 바다에 버린다. 그게 여다를 물건으로 보는 퇴페스런 네 놈이라면 더더욱... 네 놈이 보로닌 가문의 후계자일지라도 결코 피할 수는 없을 거다.”알렉세이의 푸른 눈동자는 광기로 뒤덮여 있었다.밀라는 자신을 사이에 두고 피를 흘리며 싸우려는 두 마피아 보스들의 잔혹함에 몸을 떨었다.하지만 알렉세이가 이반의 도발에 이성을 잃고 파멸로 치닫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밀라는 주저 없이 알렉세이의 권총을 쥔 다친 손을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그만두세요, 알렉세이 씨! 신 앞에서 더 이상 피를 흘리지 말아요! 더구나 저로 인한 피는... 제가 감당하지 못합니다, 이러지 마세요!!”밀라의 절박한 외침과 그녀의 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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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음모의 옥죄임과 숲속의 타잔

정원에서의 팽팽한 대치가 알렉세이의 완강한 태도로 일단락된 후,보로닌 가문의 남매는 분노와 묵직한 소유욕을 품은 채 저택의 객실로 물러났다.자신의 오빠마저 그 동양인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소냐는참을 수 없는 모멸감에 휩싸였다.“그 기집애를 살려둘 수 없어. 알렉세이가 가문을 등지기 전에, 내 손으로 직접 흑해의 고기밥으로 만들어 주겠어.”소냐는 알렉세이의 눈을 피해 자신의 직속 정예 암살조를 움직이기 시작했다.알렉세이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급한 정무로 인해잠시 요새의 감시망을 비우거나 방심하는 틈을 타,사유 해변의 경계선을 무력화하고 밀라를 비밀리에 암살하겠다는 잔혹한 음모였다.이반 역시 여동생의 음모를 묵인하는 척하면서,밀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이 다정한 구원자의 모습으로 나타나그녀를 완전히 빼앗아 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같은 시각, 저택 외곽의 피춘다 소나무 숲속에서 망원경을 통해정원의 대치 상황을 모두 목격한 베프 카라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공포와 긴박감을 느꼈다.밀라가 단순한 납치를 넘어, 거대한 두 마피아 가문의 피비린내 나는암투와 집착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인질로 잡혀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기 때문이다.카라는 경호원들의 순찰 궤도를 피해 숲 깊은 곳으로 숨어들며,소치 외곽에 대기 중인 요한의 작전 본부로 긴급 위성 타전을 보냈다.“요한 오빠! 큰일 났어! 알렉세이 말고 또 다른 거물 마피아 남매가 요새로 들어왔어. 그 여자가 밀라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어! 시간이 없어, 당장 움직여야 해!”카라의 다급한 목소리가 무전기를 타고 요한의 귀에 꽂히는 순간,요한과 체르노프 패밀리의 기습 구출 작전 역시 마침내 폭발적인 시동을 걸었다.소냐의 잔혹한 암살 음모, 이반의 퇴폐적인 집착,친구를 구하려는 카라의 눈물겨운 정찰,그리고 밀라를 향해 모든 것을 걸고 진격하는 요한의 군대까지.겔렌지크의 요새를 둘러싼 피춘다 소나무 숲은이제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다자간의 피의 전쟁터로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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