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빚이요?”해원은 태헌을 똑바로 봤다.“아니면 저요?”태헌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평소 같으면 그 잠깐의 침묵이 별것 아니었을 것이다. 생각하고 있거나, 말을 고르거나.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해원은 기다렸다.먼저 시선을 피하지도 않았다.태헌이 입을 열었다.“둘 다였어.”해원은 눈을 한 번 깜빡였다.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적어도 하나를 고를 거라고.“둘 다요?”“응.”“무슨 뜻이에요?”태헌이 소파 등받이에서 몸을 일으켰다.“네 상황을 알게 됐고, 그냥 두고 싶지 않았어.”“빚 때문에요.”“그것도 있고.”“또요?”“너도 신경 쓰였어.”해원은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경 쓰였다.너무 범위가 넓은 말이었다.걱정됐다는 뜻으로도 쓸 수 있었고, 마음에 걸렸다는 뜻으로도 쓸 수 있었다. 사람을 궁금해했다는 뜻도 됐다.어느 쪽으로든 빠져나갈 수 있는 말.“제가 곧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계셨잖아요.”“알고 있었어.”“그리고 제 채권을 사셨고요.”“응.”“제가 그 채권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도 알고 계시죠.”“알아.”해원이 테이블 위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화면에는 아직 문성재가 보낸 자료가 떠 있었다.윤해원 건 우선 확보 부탁드립니다.다시 봐도 자기 이름이었다.태헌이 고른 이름.
Last Updated : 2026-09-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