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가 오래된 진술서 몇 장을 추려 태혁의 책상 앞으로 가져왔다. “팀장님. 이 사람 좀 이상한데요.” 태혁이 고개를 들자 준호가 맨 위에 놓인 진술서를 내밀었다. “김현석. 서진우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십 년 전 참고인 조사 기록이었다. 김현석은 고등학교 시절 서진우와 친하게 지냈지만, 졸업 후 자연스럽게 왕래가 끊겼다고 진술했다. 사건이 벌어질 무렵에는 거의 만나지 않았고, 서진우의 개인적인 사정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동창들의 진술에는 김현석의 이름이 생각보다 자주 등장했다. “본인은 졸업하고 멀어졌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 얘기는 조금 달라요.” 태혁은 준호가 표시해둔 부분을 차례로 훑었다. 둘이 원래 가까웠다는 말. 졸업 후에도 몇 번 함께 있는 걸 봤다는 말. 서진우와 가까웠던 사람을 묻자 가장 먼저 김현석의 이름을 댄 사람도 있었다.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이상할 건 없었다. 친하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달랐고, 오래된 친구와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일도 흔했다. 그런데 여러 사람의 기억을 한데 모아놓자 미묘한 차이가 보였다. 다른 사람들이 기억하는 김현석보다, 김현석 본인이 말한 자리가 조금 더 멀었다. 태혁이 진술서를 내려놓았다. “현재 신상 확인해봐.” 수빈이 노트북을 자기 쪽으로 당겼다. 동명이인이 여럿 나왔지만 생년월일과 당시 기록을 대조하자 어렵지 않게 한 사람으로 좁혀졌다. 수빈이 이름을 그대로 검색창에 입력했다. 몇 개의 기사가 화면에 떠올랐다. “기자인데요.” 태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빈이 화면을 돌렸다. 기사 아래 적힌 이름은 김현석이었다. 몇 년 전까지 사회부에서 사건 기사를 주로 썼고, 지금도 다른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화면 한쪽에 기자 프로필 사진이 떠 있었다. 십 년이 지나 얼굴은 조금 달라졌지만 알아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태혁도 기억하고 있었다. 십 년 전, 참고인으로 한 번 마주 앉았던 남자였다. 당시 김현석은 질문에 막힘없이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6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