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진술을 다시 읽는 건 세 번째였다. 태혁은 화면을 내리지 않은 채 의자에 등을 기댔다. ― 졸업하고는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 안 친했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멀어졌다고 했죠. ― 그래도 친구였습니다. 문장만 놓고 보면 이상할 게 없었다. 실제로 김현석은 서진우를 만나지 않았다고 한 적도, 연락을 끊었다고 한 적도 없었다. 졸업한 뒤에도 몇 번 따로 만났다는 사실은 순순히 인정했으니, 진술 자체에서 거짓을 찾아내기는 어려웠다. 다만 그 몇 번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태혁이 마우스에서 손을 뗐다. “준호야.” “네.” 맞은편에서 자료를 보던 준호가 고개를 들었다. “김현석 말고 서진우 쪽 다시 보자.” “서진우요?” “어.” “뭐부터요?” 십 년 전에는 서진우가 범인이었다. 당시 확보한 자료 역시 피해자들과의 접점이나 범행 준비, 도주 경로처럼 사건을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들여다봤다. 서진우가 누구와 어울렸고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도 조사했지만, 지금처럼 특정한 한 사람을 염두에 두고 들여다본 건 아니었다. “옛날 압수물 중에 개인 기록 남아 있는 거 확인해봐.” “십 년 전에 다 봤을 텐데요.” “그때는 김현석을 찾은 게 아니잖아.” 준호가 잠깐 태혁을 보다가 몸을 돌렸다. “확인해보겠습니다.” *** 당시 확보했던 개인 자료 가운데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던 것들은 별도로 분류되어 있었다. 수첩과 사진을 비롯해 서진우의 과거 행적과 교우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확보했던 기록들이었다. 수빈은 보존 자료 목록을 화면에 띄워 하나씩 대조했고, 준호는 기록철을 넘겼다. 태혁도 당시 자료를 다시 훑으며 기억과 기록을 맞춰갔다. 한참 뒤 준호가 사진 자료를 찾아냈다. “이런 것도 있네요.” “뭔데.” “사진이요.” 인화사진이 여러 묶음이었다. 당시에도 전부 확인했지만 피해자나 범행 장소와 연결되는 사진은 없었고,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개인 사진으로 정리된 자료였
Last Updated : 2026-09-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