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온달이 되자 평강공주가 나타났다: Chapter 61 - Chapter 62

62 Chapters

61

모니터 구석의 디지털시계는 진우가 고구려의 세계로 끌려 들어갔던 그 밤의 시간에서 불과 네 시간 남짓 지나있었다. "하아... 하아..." 진우는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짚어보았다. 현대의 익숙한 흰색 가운을 입고 있었으나, 피부 아래 고구려 전장에서 3세대 강철 거포 V3를 지휘하고 고풍로 용광로의 뜨거운 열기를 버텨내며 다져진 단단한 근육의 감각과 서늘한 강철의 기운은 여전히 생생하게 몸에 아로새겨져 있었다.  진우는 주먹을 천천히 쥐었다가 폈다. 손바닥 안에는 차가운 감촉의 쇳조각 하나가 쥐여 있었다. 그것은 고구려 국립 천문대의 자격루에서 떨어진 낡은 황동 톱니바퀴 조각이었다. 푸른빛 전자기장의 잔재가 은은하게 피어오르다 사라지는 황동 조각을 바라보는 진우의 두 눈에 붉은 열기가 고였다. "꿈이 아니었다... 나는 정녕 고구려에서 온달로서 살아냈고, 백성들을 구했으며, 평강을 만났다."  진우는 떨리는 손으로 키보드를 끌어당겼다. 모니터 화면의 검색창에 '고구려 온달', '평강공주', '아단성 전투'라는 단어들을 빠르게 입력했다. 화면에 떠오른 한국사 데이터베이스의 학술 기록을 확인하던 진우의 입가에서 나지막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기존의 역사 교과서에 적혀 있던 슬프고 허망한 전설, 즉 바보라 놀림받던 온달이 평강공주와 혼인하여 장수가 되었으나 아단성 아래에서 화살을 맞고 비극적으로 전사했다는 기록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대신 새로 재편된 정사 기록들이 수천 년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었다. [고구려 평원왕 대의 태대형 온달과 평강공주는 독수리 골짜기와 요하 전선에서 과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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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완결)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 가을날 아침이었다.카이스트 기계공학동 연구실로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카이스트가 공동 주관하는 국가적 대형 프로젝트인 '고구려 대기술경 정밀 해제 및 현대 기술 재구성 사업'의 공동 연구진이 도착한다는 전갈이 들려왔다.진우는 실험실 중앙의 대형 정밀 측정기 앞에서 황동 기어의 유격 상태를 조율하고 있었다."강 박사님,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으로 파견된 신임 박사님이 도착하셨습니다."연구원 조교의 목소리에 진우는 손에 쥐고 있던 회전 측정기를 내려놓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실험실의 투명한 유리문이 조용히 열리며, 한 여인이 정갈한 베이지색 정장 차림으로 걸어 들어왔다.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 맑고 곧은 눈동자, 그리고 품에 고구려 대기술경 영인본 상자를 소중하게 품에 안고 서 있는 여인의 모습.그 여인이 실험실 안으로 발을 내디븠을 때, 현대의 차가운 연구실 내부 전체가 수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전자기적 파동과 뜨거운 가슴의 소동으로 가득 찼다.진우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진우의 눈동자와, 문 앞에 멈춰 선 여인의 시선이 공중에서 완벽하게 일치했다.여인은 진우를 바라보는 순간, 손에 쥐고 있던 자료 상자를 놓칠 뻔하며 자리에 굳어버렸다. 생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내였으나, 사내의 단단한 어깨와 눈빛을 보는 순간 가슴속 깊은 곳에서 억눌려 있던 수천 년 동안의 그리움과 눈물이 쏟아져 내릴 듯 폭발했기 때문이다.여인의 가슴에 걸린 국립문화재연구소 출입증에는 세 글자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수석연구원 연평강]진우는 숨을 죽인 채 천천히 연평강 박사를 향해 걸어 나갔다. 진우의 발걸음 소리 하나하나마다 고구려 평양성의 대동강 물소리와 가평 자치 영지의 온돌 구들장에서 피어오르던 따스한 온기가 되살아나는 듯했다.진우가 연평강의 코앞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연평강 박사는 떨리는 입술을 사르르 떨며 진우의 얼굴을 차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맑은 눈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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