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Chapter 21 - Chapter 30

185 Chapters

<21화: 마지막 한 시간을 함께한 사람>

“의원 계약자.”강단태가 낮게 말했다.“윤태성이에요.”윤하늘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고가 난 뒤.도재욱은 정상적인 응급실이 아니라 윤태성이 계약한 의원으로 옮겨졌다.정미라는 그곳에서 자신을 재욱의 사촌누나라고 속였다.그리고 사고 다음 날.의원은 폐업 신고를 했다.우연이라고 보기에는.모든 것이 너무 정확했다.하늘이 물었다.“경찰이 윤태성한테도 이거 확인했대요?”“곧 확인할 겁니다.”“의원에서 일했던 사람들은요.”“찾고 있다고 했습니다.”단태의 말이 끝난 순간.그의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같은 번호였다.단태가 바로 받았다.“네.”잠시.“찾았다고요?”하늘이 고개를 들었다.단태는 한동안 상대방의 말을 듣다가 하늘을 바라봤다.표정이 달라졌다.“네.”“지금 가겠습니다.”통화가 끊겼다.빛새가 먼저 물었다.“누굴 찾았대요?”단태가 말했다.“그 의원에서 접수 보던 직원.”하늘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김유라가 말했던 여자.그날.정미라가 자신을 재욱의 사촌누나라고 말하는 걸 직접 들었던 사람.“어디 있어요.”“경찰서에 와 있답니다.”하늘은 바로 가방을 들었다.“가요.”---한 시간 뒤.작은 조사실 안.하늘은 맞은편에 앉은 여자를 바라봤다.서른 후반쯤.여자는 계속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경찰이 먼저 말했다.“이분이 당시 의원에서 접수와 진료 보조를 했던 이선영 씨입니다.”하늘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윤하늘입니다.”이선영의 얼굴이 미세하게 굳었다.“알아요.”하늘의 눈빛이 달라졌다.“저를요?”선영은 당황한 듯 경찰을 봤다가 다시 하늘을 바라봤다.“사진으로 봤어요.”“언제.”“그날.”하늘의 손끝이 멈췄다.“누가 보여줬어요?”선영은 잠시 망설였다.“환자분이요.”정적.하늘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재욱 씨가?”“네.”하늘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경찰이 조용히 말했다.“처음부터 기억나는 대로 말씀해 주세요.”선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새벽이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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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강단태의 이름이 남은 이유>

화면 속 시각.**04:09.**정미라는 3817에서 내렸다.그리고 다른 차로 옮겨 탔다.그 뒤.3817 안에는 세 사람이 남았다.오현석.도재욱.그리고.한재성.윤하늘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한재성 씨.”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아까 뭐라고 했죠?”재성은 대답하지 못했다.강단태가 대신 말했다.“의원 밖에는 있었지만.”그가 재성을 노려봤다.“차에는 안 탔다고 했지.”재성의 턱이 굳었다.“맞아.”“근데 탔네.”“…….”“또 거짓말했어?”재성이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중간에 탔어.”하늘이 헛웃음을 흘렸다.“중간에?”“정미라가 내린 뒤에.”“왜.”“재욱이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다는 연락을 받았으니까.”“누구한테.”“현석이.”하늘은 오현석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사람을 옮기는 차를 운전한 건 자신이었다.하지만 결정한 사람은 따로라고 했다.“그래서 탔고.”“네.”“병원까지 같이 갔어요?”재성이 대답했다.“네.”“그런데 왜 숨겼어요.”“…….”“말해요.”재성은 한참 뒤 낮게 말했다.“재욱이가 마지막에 한 말을.”하늘의 눈빛이 변했다.“뭐라고 했는데.”재성이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하늘이 한 걸음 가까워졌다.“이번에도 내 남편 마지막 말을 당신 마음대로 숨긴 거예요?”“하늘 씨.”“뭐라고 했냐고요.”재성의 눈이 잠깐 단태에게 향했다.하늘은 그걸 봤다.“단태 씨랑 관련 있어요?”단태도 재성을 바라봤다.“나?”재성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정적.하늘이 물었다.“무슨 말이었어요.”“처음에는.”재성의 목소리가 잠겼다.“잘 못 알아들었습니다.”---3817의 뒷좌석.도재욱은 옆으로 기대 있었다.숨이 짧았다.오현석이 계속 백미러를 확인했다.“조금만 버텨.”재성이 재욱의 어깨를 붙잡았다.“병원 다 왔어.”재욱이 힘겹게 눈을 떴다.“재성아.”“어.”“폰.”“네가 준 거 있어.”“그거 말고.”재성이 눈살을 찌푸렸다.“뭐.”“단태.”“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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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사망을 먼저 확인한 사람>

“그 시간.”강단태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저는 그런 문서를 확인한 적 없습니다.”윤하늘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2026년 9월 1일 오후 11시 47분.**사고가 나기 불과 한 시간여 전.문서의 마지막 항목에는 분명히 적혀 있었다.**최종 확인자: 강단태.**하지만 단태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하늘이 형사를 바라봤다.“서명도 있어요?”“전자 확인 방식입니다.”“어떤 식으로요.”“이름과 인증번호가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단태가 바로 말했다.“제 인증번호는 재욱 씨가 알 수 있었습니다.”하늘이 그를 봤다.“왜요?”“예전에 투자 자료 같이 볼 때 알려준 적 있습니다.”“그럼 재욱 씨가 대신 입력했을 수도 있고.”“가능합니다.”한재성이 낮게 말했다.“아니면.”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그 번호를 아는 사람이 더 있었겠지.”단태의 표정이 굳었다.“누구.”“윤태성.”재성이 말했다.“예전 자료들 몇 번 같이 봤으니까.”하늘은 곧바로 물었다.“정미라는?”“알 가능성 있습니다.”“서주연은.”“그쪽은 서류를 다뤘으니까 더 높고.”하늘이 한숨을 삼켰다.또 누가 썼는지 모르는 이름.하지만 이번에는 거기 매달리지 않았다.“그 문서 원본부터 보관해 주세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조치 중입니다.”하늘은 단태에게 말했다.“지금 중요한 건 단태 씨 이름이 누가 넣었느냐보다.”“…….”“재욱 씨가 왜 죽기 직전까지 그 이름을 남기려고 했느냐예요.”단태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때.조사실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담당 형사가 밖으로 나갔다.잠시 뒤.다른 경찰과 함께 돌아왔다.표정이 심상치 않았다.하늘이 먼저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담당 형사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병원 기록 확인 중에 이상한 부분이 하나 나왔습니다.”하늘의 심장이 빨라졌다.“어떤 부분이요.”“도재욱 씨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이.”“네.”“기록상 4시 17분입니다.”“알아요.”“사망 확인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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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죽인 사람의 목소리>

“윤태성이.”윤하늘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재욱 씨가 살아 있는 걸 직접 확인했다고요?”한재성이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런데도 병원에는 사망 추정이라고 말하게 했고.”“맞습니다.”하늘은 더 이상 놀라지 않았다.놀랄 만큼 놀랐다.이제 필요한 건 감정이 아니라 확인이었다.“그 장소.”“네.”“어디예요.”재성이 망설였다.“병원 가기 전 골목입니다.”강단태가 물었다.“CCTV 있을까?”“그때는 있었을 겁니다.”하늘은 바로 형사를 봤다.“확인해 주세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하늘의 손에 들린 검은 휴대전화가 진동했다.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화면에 음성 파일 하나가 떠 있었다.재생 기록에서 아직 열지 않은 파일.**09_02_0410**하늘의 표정이 굳었다.단태가 말했다.“시간이.”새벽 네 시 십 분.정미라가 차에서 내린 직후.재성이 병원에 전화하기 직전.하늘은 아무 말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다.잡음.자동차 엔진음.거친 숨소리.그리고.오현석의 목소리.“왔습니다.”잠시 후.차 문이 열리는 소리.누군가 가까이 다가왔다.“재욱아.”윤태성이었다.하늘의 손끝이 굳었다.녹음 속 재욱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숨이 거칠었다.윤태성이 다시 말했다.“정신 있냐.”“…있어.”작지만 분명했다.살아 있었다.윤태성이 낮게 웃었다.“끝까지 버티네.”재욱의 목소리가 들렸다.“하늘이…”“또 윤하늘.”“이름 빼.”“그걸 아직도 말해?”“빼.”잠시 정적.윤태성의 목소리가 차갑게 변했다.“그 여자 때문에 네가 여기까지 온 거야.”“아니.”재욱이 힘겹게 숨을 삼켰다.“내가 한 거야.”“뭘.”“처음부터.”“…….”“내 선택이었어.”하늘의 눈빛이 흔들렸다.재욱이 계속 말했다.“그러니까 하늘이는 건드리지 마.”윤태성이 짧게 웃었다.“이제 와서 좋은 남편인 척?”“좋은 남편 아니야.”짧은 기침.“그래도.”재욱의 목소리가 끊어질 듯 이어졌다.“내 죄를 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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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병원에 가지 못한 한 시간>

“윤태성이에요.”윤하늘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검은 휴대전화는 이미 경찰 손에 넘어갔다.이제 그 녹음은 단순한 의심이 아니었다.도재욱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윤태성이 직접 숨을 막았다는 정황.그리고 그 직후.사망 추정이라고 병원에 연락하라고 지시한 목소리.담당 형사는 휴대전화를 증거 봉투에 넣었다.“원본 분석 들어가겠습니다.”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마음 한구석이 계속 걸렸다.한 시간.사고가 난 뒤.도재욱이 정상적인 병원에 갈 수 있었던 시간.그런데 가지 못했다.하늘이 한재성을 바라봤다.“처음부터 다시 맞춰봐요.”재성이 고개를 들었다.“뭘요.”“사고 나고.”“…….”“재욱 씨가 병원에 도착하기까지.”단태도 하늘을 바라봤다.하늘은 낮게 말했다.“한 시간 이상 사라져 있었잖아요.”재성이 입을 다물었다.“그 시간 동안.”하늘이 물었다.“누가 몇 번이나 병원을 막았어요.”---사고는 새벽 한 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강단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재욱은 살아 있었다.오현석의 차 3817이 나타났다.그리고 재욱은 그 차에 실렸다.하늘이 물었다.“그때 바로 병원 갈 수 있었죠?”재성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갈 수 있었습니다.”“근데 안 갔고.”“네.”“첫 번째로 막은 사람.”재성의 얼굴이 굳었다.“오현석은 운전만 했습니다.”하늘이 잘라 말했다.“그건 질문 아니에요.”“…….”“누가 병원 말고 다른 데로 가자고 했어요.”재성이 대답했다.“정미라.”빛새가 작게 숨을 내쉬었다.하늘은 계속 물었다.“왜.”“재욱이가 가지고 있던 자료 확인해야 한다고.”“자료 때문에?”“네.”“사람보다?”재성은 대답하지 않았다.하늘은 씁쓸하게 웃었다.“알겠어요.”첫 번째.정미라.정상적인 병원 대신.자료를 찾기 위해 재욱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그다음.”재성이 말했다.“창고로 갔습니다.”“거기서 윤태성도 만났고.”“네.”“병원 보내달라고 했는데.”“보내지 않았고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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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사고 현장에서 재욱이 숨긴 것>

“최소 일곱 번입니다.”형사의 말이 떨어진 뒤.윤하늘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일곱 번.도재욱은 병원에 보내달라고 말했다.한 번도 아니고.두 번도 아니고.일곱 번.그런데 아무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강단태가 낮게 물었다.“블랙박스 영상 지금 볼 수 있습니까?”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복구된 부분만 먼저 확인 가능합니다.”노트북 화면이 돌아왔다.차량 내부 영상은 깨짐이 심했다.화면 절반은 잡음.빛이 번지고.소리는 중간중간 끊겼다.그래도.목소리는 들렸다.재생.거친 숨소리.도재욱의 목소리.“병원…….”잠시.“병원부터 가.”누군가 말했다.“조금만 기다려.”정미라였다.재욱이 다시 말했다.“기다릴 게 아니야.”화면이 흔들렸다.“단태 불러.”한재성의 목소리.“지금은 안 돼.”“왜 안 돼.”재욱이 힘겹게 숨을 들이켰다.“걔는.”짧은 기침.“병원부터 간다고.”하늘의 눈가가 뜨거워졌다.또 들었다.같은 말.이번에는 실제 녹음으로.재욱은 분명히 살려고 했다.영상은 계속됐다.정미라의 목소리.“자료 어디 있어.”재욱이 대답하지 않았다.“도재욱.”“하늘이 이름.”“…….”“먼저 빼.”정미라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그게 중요해?”“중요해.”짧은 침묵.재욱이 말했다.“나보다.”하늘의 입술이 떨렸다.영상이 지직거리며 끊겼다.잠시 뒤.새로운 구간이 이어졌다.시각.**01:27.**단태가 화면을 자세히 봤다.“이건 사고 현장 근처네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3817이 재욱 씨를 태우기 직전으로 보입니다.”화면에는 도로 가장자리.멀리 비상등을 켠 차량.그리고.재욱이 난간 쪽에 기대 앉아 있었다.오현석이 다가갔다.한재성이 물었다.“저때 난 아직 없었는데.”형사가 말했다.“맞습니다. 사고 직후 현장 영상입니다.”하늘이 화면을 바라봤다.재욱은 한 손으로 옆구리를 누르고 있었다.그런데.다른 손이 계속 바닥 쪽으로 움직였다.하늘이 눈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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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브레이크를 망가뜨리라고 한 사람>

**‘컵은 버리지 않았다.’****‘차 안에는 없다.’**윤하늘은 화면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도재욱은 사고가 나기 전부터.자신이 마신 커피가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운전했다.그리고.차에도 문제가 생겼다.강단태가 낮게 말했다.“이제 커피랑 브레이크를 따로 보면 안 될 것 같습니다.”은빛새가 팔짱을 꼈다.“둘 다 같은 날 일어났잖아요.”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같은 사람이 한 건지는 아직 몰라요.”그 말이 끝났을 때.담당 형사가 조사실로 들어왔다.손에는 새로 출력한 자료가 들려 있었다.“차량 정비 쪽 확인됐습니다.”하늘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브레이크요?”“네.”형사가 서류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사고 차량 감정 결과만 보면 단순 노후나 자연 고장 가능성은 낮답니다.”단태의 표정이 굳었다.“누가 손댄 흔적이 있다는 겁니까?”“브레이크 계통 일부가 인위적으로 조정된 정황이 있습니다.”빛새가 숨을 삼켰다.“그럼 진짜 누가 망가뜨린 거네요.”하늘은 바로 물었다.“누가 했는지도 나왔어요?”형사가 고개를 저었다.“차 자체만 봐서는 어렵습니다.”잠시.“다만 사고 전날 차량이 어디 있었는지는 확인했습니다.”하늘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어디요.”“성수동 외곽 정비 창고.”단태가 말했다.“재욱 씨가 정비 맡겼다는 기록은 없었는데.”“정식 입고가 아니었습니다.”형사가 사진 한 장을 꺼냈다.낡은 정비소 앞.도재욱의 차량.그리고 그 옆.남자 한 명.하늘은 얼굴을 알아봤다.“오현석.”빛새가 작게 욕설을 내뱉었다.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CCTV상 오현석 씨가 차량을 가져간 게 확인됐습니다.”하늘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오현석.사고 뒤 재욱을 옮긴 사람.3817을 운전한 사람.그리고 이제.사고 전 재욱의 차까지 만졌다.“불렀어요?”“현재 조사 중입니다.”“직접 물어볼 수 있어요?”형사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조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범위는 알려드리겠습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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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한재성이 기다리고 있던 방>

“한재성.”윤하늘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오현석은 고개를 끄덕였다.“사고 전날 밤, 도재욱 씨 차에 혼자 들어가 있었습니다.”강단태가 바로 물었다.“왜 그걸 이제 말해.”“확신이 없었으니까요.”현석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그때는 그냥 뭘 찾는 줄 알았습니다.”“십 분 넘게?”“네.”은빛새가 헛웃음을 흘렸다.“찾을 게 그렇게 많았나.”하늘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머릿속에서 조각들이 부딪혔다.한재성.재욱의 오래된 친구.하늘을 재욱보다 먼저 알고 있던 사람.사고 뒤 재욱의 휴대전화를 숨겼던 사람.병원보다 자기 기록을 먼저 챙겼던 사람.그리고.재욱이 살려달라고 했을 때.강단태에게 전화하지 않은 사람.하늘이 형사를 바라봤다.“한재성 씨 어디 있어요.”“별도 대기실에 있습니다.”“지금 만나게 해주세요.”단태가 하늘을 봤다.“같이 들어가죠.”“네.”이번에는 하늘도 거절하지 않았다.---한재성은 작은 조사 대기실에 혼자 앉아 있었다.문이 열리자 고개를 들었다.하늘.단태.빛새.그리고 담당 형사.네 사람의 얼굴을 본 순간.재성의 표정이 굳었다.“왜요.”하늘은 문을 닫았다.“사고 전날.”재성의 눈빛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재욱 씨 차에 들어갔어요?”침묵.단태가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대답해.”재성이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들어갔어.”빛새가 욕설을 삼켰다.하늘은 물었다.“왜.”“찾을 게 있었습니다.”“뭘.”“재욱이가 가지고 있던 자료.”“그럼 왜 브레이크가 더 망가져 있었어요.”재성이 입을 다물었다.하늘은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알고 있네.”“하늘 씨.”“당신이 했어요?”“…….”“한재성 씨.”하늘의 목소리는 커지지 않았다.오히려 더 낮아졌다.“당신이 재욱 씨 차 브레이크에 다시 손댔어요?”재성이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그리고 결국.고개를 숙였다.“네.”빛새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미쳤어?”형사가 바로 막았다.단태의 얼굴도 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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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병원에 가기 전 들른 곳>

“정미라.”윤하늘은 녹음기를 바라봤다.**그 정도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요.**사고 전날 밤.한재성이 브레이크를 더 건드렸다는 사실을.정미라는 이미 알고 있었다.그리고 막지 않았다.오히려 부족하다고 말했다.강단태가 한재성을 바라봤다.“저 말 듣고도 그대로 뒀어?”재성이 고개를 숙였다.“그때는.”“또 그때는?”“미라 씨가 사고까지 낼 거라고 생각 못 했어.”빛새가 헛웃음을 흘렸다.“다들 생각을 안 했대.”“…….”“브레이크 건드리고, 차 움직이게 하고, 제동 늦추고.”빛새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근데 사고 날 줄은 몰랐대.”재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하늘은 더 따지지 않았다.지금 중요한 건 변명이 아니었다.그때.담당 형사가 노트북 화면을 돌렸다.“307호 건물 관련해서 하나 더 확인됐습니다.”하늘이 고개를 들었다.“뭔데요.”“사고 당일 새벽.”화면에 CCTV 영상이 떴다.건물 외부.시각은.**01:28.**검은 차량 한 대가 들어왔다.하늘의 눈빛이 굳었다.번호판.**3817.**단태가 바로 말했다.“저 차.”“맞습니다.”형사가 영상을 재생했다.차가 건물 뒤편에 멈췄다.운전석에서 오현석이 내렸다.그리고.뒷문이 열렸다.정미라.그 다음.두 사람이 누군가를 부축해 내렸다.하늘은 숨을 멈췄다.도재욱이었다.“저때.”하늘이 낮게 물었다.“재욱 씨 살아 있었죠.”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영상 속 재욱은 제대로 걷지 못했다.하지만.자기 다리로 몇 걸음을 옮겼다.중간에 고개까지 들었다.분명 의식이 있었다.빛새가 중얼거렸다.“병원 안 가고.”단태의 턱이 굳었다.“여기로 데려왔네.”하늘은 천천히 한재성을 바라봤다.“당신 방으로.”재성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난 몰랐습니다.”“뭘.”“사고 난 뒤에 저 방을 쓴 거.”하늘의 눈빛이 가늘어졌다.“진짜 몰랐어요?”“네.”“당신이 재욱 씨 데려가려고 준비한 방인데.”“난 그 시간에 거기 없었습니다.”형사가 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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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도재욱이 마지막으로 의심한 사람>

정미라는 변호사와 함께 들어왔다.검은 코트.묶은 머리.그리고 이상할 만큼 차분한 얼굴.윤하늘은 복도 끝에서 그녀를 바라봤다.개인 의원에서.도재욱의 가족인 척했던 여자.병원으로 보내달라는 말을 막았던 여자.브레이크에 손대라는 지시를 바꾼 여자.그리고 사고 직후 307호에서.재욱의 옷에서 무언가를 빼앗았던 사람.정미라의 시선이 하늘에게 멈췄다.“윤하늘 씨.”하늘은 대답하지 않았다.정미라가 아주 작게 웃었다.“결국 여기까지 왔네요.”하늘이 말했다.“당신들이 자꾸 남겨놨으니까요.”정미라의 웃음이 사라졌다.---조사는 경찰이 진행했다.하늘과 강단태, 은빛새는 별도 공간에서 상황을 전달받았다.처음.정미라는 거의 모든 걸 부인했다.“307호요?”“가본 적 없습니다.”“도재욱 씨를 데려간 적도 없고요?”“없습니다.”“사고 차량 브레이크 관련 지시는요.”“모릅니다.”형사가 잠시 침묵했다.그리고 말했다.“녹음이 있습니다.”정미라의 눈이 멈췄다.“무슨 녹음이요.”“307호.”변호사가 바로 끼어들었다.“원본성과 적법한 확보 절차부터 확인하겠습니다.”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하셔도 됩니다.”그리고.한 문장만 덧붙였다.“‘그 정도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요.’”정미라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표정이 사라졌다.하늘은 유리 너머로 그걸 봤다.알고 있었다.자기 목소리라는 걸.잠시 뒤.정미라가 말했다.“차를 세우려던 겁니다.”“브레이크를 건드려서요?”“죽이라는 지시는 아니었습니다.”하늘이 낮게 중얼거렸다.“또 그 말.”단태가 그녀를 바라봤다.하늘은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다들 똑같았다.죽이려던 건 아니었다.다치게만 하려 했다.멈추게만 하려 했다.겁만 주려 했다.자료만 찾으려 했다.그리고.도재욱은 죽었다.형사가 물었다.“307호에서 도재욱 씨 옷에서 확보한 문서는 어디 있습니까.”정미라가 고개를 들었다.“무슨 문서요.”“원본.”정미라의 눈빛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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