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Chapter 51 - Chapter 60

185 Chapters

<51화: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

“우리가 윤태성을 보는 차례네요.”그 말이 현실이 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다음 날 오전.윤하늘은 담당 형사에게서 다시 연락을 받았다.윤태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법원 심사를 앞두고 있다는 내용이었다.하늘은 전화를 끊은 뒤 한동안 화면만 바라봤다.은빛새가 맞은편에서 물었다.“떨려요?”“조금.”“잡혀갈까 봐?”하늘은 고개를 저었다.“그것보다.”잠시.“여기까지 왔다는 게 이상해서요.”처음에는.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고 생각했다.장례식장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남편에게 다른 휴대전화가 있었고.자신도 모르는 돈이 있었다.그 뒤로는 계속.도재욱이 누구였는지만 쫓았다.그런데 지금은 달랐다.무슨 암호를 풀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어딘가 숨겨진 물건을 찾으러 갈 필요도 없었다.수사 기록이 움직이고 있었다.살아 있는 사람들이 진술하고 있었다.그리고.법원이 윤태성을 구속할 필요가 있는지 판단하는 단계까지 왔다.강단태가 물었다.“법원 갑니까?”하늘은 잠시 생각했다.“아니요.”빛새가 의외라는 듯 눈을 들었다.“안 가요?”“내가 가서 볼 필요 없잖아요.”“…….”“결과는 연락받으면 되고.”하늘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오늘은 내 거부터 정리하려고요.”단태의 시선이 멈췄다.“명의 문제?”“네.”윤태성 자택 압수수색에서 나온 자료.초기 법인 서류.대출 보증 사전심사 자료.그리고.하늘과 단태의 이름을 함께 묶어놓은 계좌 흔적.윤태성의 구속 여부와 별개로.하늘에게는 자기 이름을 되찾는 일이 남아 있었다.“형사님이 자료 사본 확인할 수 있게 해준대요.”하늘이 말했다.“재욱 씨 사건만 끝난다고.”“…….”“내 일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빛새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나도 할래요.”“뭘요?”“내 이름.”빛새가 씁쓸하게 웃었다.“가짜 혼인신고부터 가게 돈까지.”“…….”“나도 뭐가 어디까지 진짜인지 정리해야죠.”하늘은 그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처음 장례식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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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윤태성이 준비한 협박>

윤태성이 끝내 사용하지 못했던 협박이었다.윤하늘은 결혼사진을 다시 내려다봤다.사진 뒤.윤태성의 글씨.[이 여자 때문에 도재욱이 망가졌다.][그러니까 마지막에는 이 여자에게 선택하게 한다.]그리고 앞면 가장자리.[도재욱이 자수하면 공개.]은빛새가 먼저 입을 열었다.“공개한다는 게 뭔데요?”강단태도 사진을 받아들었다.“사진 자체를 공개한다는 뜻은 아닐 겁니다.”“그건 나도 알아요.”빛새가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그래서 뭘 공개하려고 했냐고.”하늘은 사진을 보다가 담당 형사를 바라봤다.“윤태성한테 물어봐 주세요.”“이미 물었습니다.”“뭐래요?”“처음에는 대답을 거부했습니다.”하늘이 헛웃음을 흘렸다.“또 처음에는.”이제 놀랍지도 않았다.형사가 말을 이었다.“압수수색 자료와 대조해서 추가 확인 중입니다. 사진이 들어 있던 봉투 자체는 윤태성 씨 개인 서재에서 나온 물건들과 같은 분류로 보이고요.”“그럼 저 사진만 따로 있던 게 아니에요?”“네.”형사가 자료를 넘겼다.“사람별로 분류해둔 봉투가 있었습니다.”단태의 표정이 굳었다.“약점 관리.”“그렇게 볼 여지가 있습니다.”하늘은 곧바로 물었다.“내 봉투 안에는 저 사진 하나뿐이었어요?”형사가 잠시 멈췄다.“아닙니다.”하늘의 시선이 올라갔다.“또 뭐가 있었는데요.”“문서 두 장.”“새로 찾으러 가야 하는 건 아니죠?”“아닙니다. 이미 압수된 자료입니다.”그 말에 하늘은 오히려 편해졌다.이제는 직접 뛰어다니지 않는다.윤태성이 숨긴 곳으로 찾아가지도 않는다.증거는 정식 절차 안에서 나온다.“보여주세요.”첫 번째 문서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하늘은 읽기 시작했다.몇 줄 지나지 않아.얼굴이 굳었다.윤하늘 사전 인지 확인서.그 아래.하늘의 이름.서명.주민정보 일부.그리고.자금 이동과 명의 사용을 알고 있었다는 내용.빛새가 종이를 낚아채듯 받아들었다.“이거.”“…….”“하늘 씨가 쓴 거 아니죠?”“아니에요.”단태가 문서 아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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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살아서 전부 말하려던 사람>

**“이번에는 내가 살아서.”****“내가 한 짓부터 전부 말할 거야.”**담당 형사의 목소리가 멈췄다.조사실 안도 조용해졌다.윤하늘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도재욱이 좋은 사람이었다는 뜻은 아니었다.처음부터 자신을 이용하려고 접근했다.자금 이동에 직접 가담했고.돈을 받았다.은빛새에게 법적인 혼인관계가 아닌 것을 숨겼다.잘못을 알고도.곧바로 멈추지 못했다.그 사실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다만.마지막에는.살아서 말하려고 했다.자신이 한 짓을.자기 입으로.하늘이 물었다.“윤태성은 그 말을 듣고 뭐라고 했어요?”형사가 진술서를 넘겼다.“도재욱 씨에게 다시 생각하라고 했답니다.”“그게 끝이에요?”“아닙니다.”윤태성은 재욱에게 말했다.**“네가 증언하면 뭐가 달라질 것 같아?”**재욱.**“적어도 쟤들한테 내 죄는 안 넘어가.”**윤태성.**“윤하늘이 널 믿을 것 같아?”**재욱.**“안 믿어도 돼.”****“나 용서 안 해도 되고.”**잠시.**“그건 하늘이가 정하는 거니까.”**하늘의 눈빛이 흔들렸다.그 말이.이상하게 오래 남았다.용서받기 위해서가 아니었다.용서하지 않을 권리까지.자기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윤태성은 다시 물었다.**“은빛새는?”**재욱의 대답은 조금 늦었다.**“걔한테도 말해야지.”****“결혼부터.”**빛새의 얼굴이 굳었다.하늘이 그녀를 바라봤다.빛새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형사가 계속 읽었다.**“가게 돈도.”****“내가 왜 접근했는지도.”****“걔가 믿은 결혼이 왜 그렇게 됐는지도.”**윤태성.**“그러면 둘 다 널 버릴 텐데.”**재욱.**“그러라고 해.”**짧은 침묵.**“그게 맞아.”**빛새가 입술을 세게 다물었다.한참 뒤.작게 말했다.“진짜 재수 없어.”하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빛새가 웃었다.하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왜 죽기 직전에야 저래요.”“…….”“진작 말하지.”그 말에는 누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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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보내지 못한 경고>

있는 그대로 남겨두면 된다.윤하늘은 복구된 문자 초안을 한 번 더 바라봤다.[하늘아. 오늘 집에 가지 마.][그리고 내가 무슨 말을 해도—]끝.그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담당 형사가 물었다.“사고 전날 밤 집에 계셨습니까?”“네.”“몇 시부터요?”“정확히는 기억 안 나는데 저녁에는 집에 있었어요.”“외출은?”“없었던 것 같아요.”은빛새가 옆에서 작게 말했다.“그럼 진짜 위험했던 거네요.”하늘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오현석이 집 앞까지 왔다.공동현관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윤태성은 경찰서로 향하는 재욱에게 말했다.윤하늘부터 움직인다.재욱은 방향을 돌렸다.현석에게 전화했다.하늘이 집에서 떨어져.그리고.자신이 경찰에 가지 않는 조건으로 하늘에게서 손을 떼게 했다.그런데도.재욱은 불안했던 모양이었다.그래서 112에 전화했고.하늘에게 문자를 쓰기 시작했다.하늘이 물었다.“현석 씨가 집 앞에서 떠난 뒤에는요?”형사가 말했다.“현재 확인된 바로는 다시 접근한 기록은 없습니다.”“그럼 됐어요.”빛새가 하늘을 봤다.“됐다고요?”“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봐야죠.”하늘은 차분하게 말했다.“위험할 수 있었던 거랑.”“…….”“실제로 누가 나한테 뭘 한 건 다른 문제니까.”강단태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하늘은 이제.공포까지 부풀리고 싶지 않았다.확인된 것만.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끔찍했다.그날 오후.오현석의 추가 진술이 들어왔다.이번에는 하늘도 직접 내용을 확인했다.형사가 물었다.“도재욱 씨와 11시 55분경 통화한 뒤 바로 윤하늘 씨 주거지에서 떠났습니까?”현석.“네.”“왜 떠났습니까.”“재욱이가 돌아온다고 했으니까.”“어디로.”“태성이 형한테.”“윤태성 씨가 그렇게 지시했습니까?”현석은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그리고.“미라 누나한테 연락받았습니다.”정미라.또 하나의 연결.하지만 이번에는.새로운 비밀이 아니었다.이미 드러난 지시 구조를 확인하는 진술이었다.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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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살아 있는 사람들의 책임>

“살아 있는 사람들이 책임질 차례죠.”윤하늘의 말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사건 기록은 이미 두꺼웠다.처음 장례식장에서 은빛새를 만났을 때만 해도.하늘이 알고 싶었던 건 하나였다.도재욱이 대체 어떤 사람이었는지.그런데 이제는 달랐다.재욱이 한 일도 알았다.윤태성이 한 일도.정미라와 한재성.오현석과 서주연.김유라가 어디까지 관여했는지도.모든 사람이 같은 잘못을 한 건 아니었다.그러니.같은 책임을 질 수도 없었다.담당 형사가 말했다.“앞으로는 각 사람의 행위를 나눠서 정리하게 될 겁니다.”하늘이 고개를 끄덕였다.“김유라 씨부터요?”“네.”유라는 커피를 전달했다.하지만.그 안에 문제가 되는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증거는 아직 없었다.오히려 지금까지의 진술과 기록은.윤태성이 직접 커피를 건넸고.유라는 단순 전달 역할을 했다는 쪽에 가까웠다.하늘이 말했다.“모르고 한 거랑.”“알고 한 건 구분됐으면 좋겠어요.”“그 부분은 당연히 확인합니다.”“현석 씨는요?”형사가 자료를 넘겼다.“차량에 직접 손을 댄 사실은 인정하고 있습니다.”“운전하다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았고요?”“그 부분 역시 진술이 확보돼 있습니다.”은빛새가 차갑게 말했다.“근데 죽일 생각은 없었다.”형사가 빛새를 봤다.“그 주장은 하고 있습니다.”빛새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다들 똑같네.”하늘은 말없이 자료를 봤다.죽일 생각은 없었다.그 말을.몇 번이나 들었는지 몰랐다.하지만.죽일 생각이 없었다고 해서.위험한 선택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그 판단은.이제 하늘이 할 일이 아니었다.정미라는 조금 달랐다.담당 형사가 말했다.“정미라 씨는 현재까지 확인된 행위가 많습니다.”차량에 대한 지시 변경.307호에서의 이동 통제.창고로의 이동.병원 이송 지연.의료진의 상급병원 이송 권고 차단.하늘에게 전화하려는 재욱에게서 휴대전화를 빼앗은 것.그리고.사고 현장에 다른 휴대전화를 놓고.한재성이 중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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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장례식 밖의 세 사람>

오후 두 시.윤하늘은 은빛새의 옷가게 앞에 서 있었다.며칠 전 새벽.이곳에 처음 왔을 때와는 전혀 달랐다.그날은 셔터가 내려가 있었다.빛새와 강단태.그리고 자신.세 사람이 서로를 믿지도 못한 채 지하실로 내려갔다.누군가 숨어 있었고.서류가 쏟아졌고.죽은 남편이 남긴 흔적을 찾아야 했다.오늘은.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어서 오세요.”가게 안에서 빛새의 목소리가 들렸다.하늘이 들어가자.빛새가 카운터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진짜 왔네.”“오라면서요.”“단태 씨는?”“아직.”빛새가 시간을 확인했다.“두 시인데?”“오겠죠.”“벌써 편드네.”“뭘 편들어요.”하늘이 가방을 내려놓았다.빛새가 피식 웃으며 옷걸이를 정리했다.가게는 생각보다 평범했다.재욱이 찍힌 사진도.숨겨진 금고도.지하실도 알고 난 뒤라서.하늘에게 이곳은 한동안 사건 현장처럼 느껴졌다.그런데 지금은.그냥 옷가게였다.창가에 새 옷이 걸려 있었고.가격표가 달려 있었다.손님 한 명이 거울 앞에서 재킷을 입어보고 있었다.빛새는 자연스럽게 다가가 소매를 정리해줬다.“이건 조금 크게 나왔어요. 한 사이즈 작은 걸로 입어보실래요?”그 모습을 보며.하늘은 문득 생각했다.이게 원래 은빛새였구나.도재욱의 다른 아내가 아니라.그냥.자기 가게에서 옷을 파는 사람.손님이 나간 뒤.빛새가 물었다.“뭐 입어볼래요?”“나 진짜 사야 돼요?”“당연하죠.”“구경만 하면 안 돼요?”“안 돼요.”하늘이 웃었다.“장사 너무 강압적인데.”“요즘 매출 떨어졌어요.”“나한테 메꾸려고?”“네.”너무 당당해서.하늘이 결국 웃었다.그때 문이 열렸다.단태가 들어왔다.“늦었습니다.”빛새가 시간을 봤다.“8분.”“죄송합니다.”“사과 말고 하나 사요.”단태가 매장을 둘러봤다.“여성복 매장 아닙니까?”“하늘 씨 사주면 되죠.”하늘이 바로 돌아봤다.“왜 내가 받아요?”빛새가 둘을 번갈아 보더니 말했다.“아, 진짜 피곤하다.”“뭐가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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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대신 내놓은 이름>

“나 지키려고 다른 사람 이용한 거면.”잠시.“그것도 잘한 일은 아니니까.”다음 날 오전.윤하늘은 강단태와 함께 수사팀을 찾았다.은빛새는 가게를 열어야 한다며 남았다.대신 출발하기 전 하늘에게 말했다.“도재욱 씨 편 들어주려고 가지 마요.”하늘은 대답했다.“그럴 생각 없어요.”이번에는 정말 그랬다.도재욱이 자신을 지키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강단태의 이름을 대신 내놓은 선택까지 좋게 받아들일 생각은 없었다.담당 수사관이 두 사람 앞에 자료를 내려놓았다.“금융기관 쪽 자료까지 대조가 끝났습니다.”단태가 물었다.“제 명의 계좌 개설 과정 말씀이죠?”“네.”하늘이 곧바로 말했다.“도재욱 씨가 단태 씨 이름을 먼저 말했다는 것도 확인된 거예요?”“그 부분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자료 첫 장.2021년 6월 15일.오전 10시 17분.도재욱이 윤하늘 명의 사용 중지와 기존 자료 폐기를 요구했다.오전 10시 31분.윤태성이 거절했다.그리고.오전 10시 44분.서주연이 하늘 명의로 준비됐던 계좌 하나를 폐쇄했다.여기까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문제는 그다음이었다.오전 10시 52분.윤태성과 도재욱 사이에 통화가 있었다.수사관이 말했다.“통화 녹음은 없습니다. 다만 당시 업무 메신저와 서주연 씨, 윤태성 씨 진술이 일부 일치합니다.”하늘이 자료를 읽었다.재욱.[윤하늘 건은 내가 책임진다.]윤태성.[이미 준비한 걸 왜 네 마음대로 엎어.]재욱.[내 이름으로 바꿔.]윤태성.[네 이름은 이미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그리고.재욱이 보낸 문장.[그럼 강단태.]하늘의 얼굴이 굳었다.정말이었다.도재욱이 먼저.강단태의 이름을 말했다.하늘이 자료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이유는요.”수사관이 다음 장을 넘겼다.“그게 중요합니다.”단태도 조용히 기다렸다.“도재욱 씨가 아무 이유 없이 강단태 씨를 대신 내놓은 건 아닙니다.”하늘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이유가 있다고 괜찮아지는 건 아니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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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누가 진짜 아내냐고 묻는 사람들>

“이번에는 우리 이름으로 말해요.”전화를 끊은 윤하늘은 바로 가게로 향했다.강단태가 운전하는 동안에도 하늘은 휴대전화를 보지 않았다.기사를 검색하지도 않았다.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어떤 제목이 붙었는지.지금은 알고 싶지 않았다.단태가 신호에 멈추며 물었다.“괜찮겠어요?”“뭐가요.”“기자들 앞에 나가는 거.”“안 괜찮으면 숨어야 해요?”“그런 뜻 아닙니다.”단태가 바로 말했다.“싫으면 안 해도 된다는 뜻이에요.”하늘은 창밖을 바라봤다.“싫어요.”“그럼.”“근데 더 싫은 게 있어요.”단태가 그녀를 봤다.“뭔데요.”“남들이 나랑 빛새 씨 이야기를 마음대로 정하는 거.”신호가 바뀌었다.차가 다시 움직였다.하늘이 말했다.“말하고 싶은 만큼만 말할 거예요.”“대답하기 싫은 건 안 하고.”“좋습니다.”“단태 씨도.”“네.”“대신 대답하지 마요.”단태가 잠시 멈췄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가게 앞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기자 세 명.카메라 하나.그리고 휴대전화를 들고 서 있는 사람들까지.누군가는 가게 간판을 찍고 있었다.누군가는 유리창 너머를 들여다봤다.하늘의 표정이 굳었다.“저건 싫은데.”단태가 물었다.“막을까요?”“아니.”하늘이 안전벨트를 풀었다.“내가 말할게요.”차에서 내리자.가장 먼저 알아본 기자가 달려왔다.“윤하늘 씨 맞으시죠?”곧 다른 사람들도 몰렸다.“도재욱 씨 법적 배우자 맞습니까?”“은빛새 씨와는 현재 어떤 관계입니까?”“도재욱 씨가 이중생활을 한 사실을 언제 알게 되셨습니까?”“은빛새 씨가 사실혼 관계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그리고.결국 나왔다.“두 분 중 누가 진짜 아내였습니까?”하늘이 걸음을 멈췄다.단태도 몇 걸음 뒤에서 멈췄다.앞으로 나오지 않았다.하늘이 기자를 바라봤다.“질문 다시 해주세요.”기자가 순간 당황했다.“네?”“방금 질문.”“두 분 중 어느 분이 도재욱 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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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였던 사람>

“내일은 재욱 씨도 있는 그대로 남겨요.”다음 날 오전.윤하늘은 다시 경찰서에 앉아 있었다.이번에는 은빛새도 함께였다.강단태는 오지 않았다.하늘이 오지 말라고 했다.도재욱이 살아 있을 때 한 일을 정리하는 자리였다.그건.재욱과 함께 살았던 자신과.재욱과 결혼했다고 믿었던 빛새가 먼저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담당 수사관이 두 사람 앞에 두꺼운 서류를 내려놓았다.“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도재욱 씨 사망 경위와 별개입니다.”하늘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도재욱 씨는 사망 사건에서는 피해자입니다. 다만 그 이전의 금융 및 명의 관련 행위에서는 직접 가담한 사실들이 확인됐습니다.”빛새가 손을 맞잡았다.하늘은 서류를 바라봤다.“말해주세요.”이번에는.피하지 않았다.가장 먼저 나온 건 돈이었다.초기 3억 8천만 원.그리고 이후 커진 43억 규모의 자금 흐름.도재욱은 단순히 윤태성의 지시만 받은 사람이 아니었다.자금 이동 방법을 알았고.일부 거래를 직접 처리했다.법인 사이에 돈을 옮겼고.문제가 있는 명의가 사용된다는 사실도 알았다.수사관이 말했다.“초기에는 윤태성 씨 쪽 지시가 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하늘이 바로 물었다.“그 뒤에는요?”“도재욱 씨가 본인의 판단으로 처리한 거래도 확인됩니다.”빛새가 하늘을 봤다.하늘은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계속해주세요.”“본인이 금전적 이익을 얻은 시점도 있고요.”“500만 원.”“네.”이미 알고 있었다.재욱은 그 돈을 한 달 넘게 가지고 있었다.하늘에게 비싼 가방을 사줄 생각도 했다.결국 사용하지 않고 돌려놓았다.하지만.하늘이 말했다.“돌려줬다고 받은 적이 없어지는 건 아니죠.”“네.”“그것도 그대로 적히는 거고요.”“그렇습니다.”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게 맞았다.다음은.명의였다.윤하늘.그리고 이름조차 공개되지 않은 다른 사람들.재욱은 처음부터.하늘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런데도.2021년 6월 13일.강단태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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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사건이 아닌 우리 이야기>

“네. 오늘은 우리 얘기해요.”강단태가 의자를 빼던 손을 멈췄다.윤하늘은 아무렇지 않은 척 메뉴판을 펼쳤다.그런데.단태는 아직 앉지도 않았다.하늘이 결국 고개를 들었다.“왜요?”“방금.”“네.”“우리 얘기라고 했습니까?”하늘의 눈이 가늘어졌다.“앉을 거예요, 말 거예요?”“앉겠습니다.”단태가 바로 자리에 앉았다.입가에는 웃음이 남아 있었다.“웃지 마요.”“안 웃었습니다.”“지금도 웃고 있잖아요.”“기분이 좋아서 그렇습니다.”너무 자연스러운 대답이었다.하늘이 괜히 메뉴판으로 시선을 내렸다.“뭐 먹을 건데요.”“제가 정해도 된다고 했잖아요.”“그래서요?”“샤부샤부.”하늘이 메뉴판을 내렸다.“국물 있는 거네요.”“하늘 씨가 좋아하니까.”또.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하늘은 잠깐 단태를 바라봤다.“내가 언제 좋아한다고 했어요?”“저번에 국물 있는 거 먹고 싶다고 했잖아요.”“그걸 기억해요?”“네.”“별걸 다 기억하네.”“하늘 씨가 말한 건 웬만하면 기억합니다.”하늘은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물을 마셨다.이 남자.오늘 좀 이상했다.아니.어쩌면 오늘이 처음이었다.경찰도.재욱도.돈도.사건도 없이.강단태라는 사람만 보고 앉아 있는 게.음식이 나오고.한동안 정말 사건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다.“단태 씨 원래 뭐 좋아해요?”“질문 범위가 너무 넓은데요.”“음식.”“고기.”“너무 평범한데.”“평범하면 안 됩니까?”“아니.”하늘이 웃었다.“맨날 심각한 얼굴만 하고 있어서.”“제가요?”“네.”“하늘 씨 앞에서만 그런 겁니다.”젓가락을 들던 하늘이 멈췄다.“왜요?”“만날 때마다 일이 터졌으니까.”“아.”그건 맞았다.장례식장.옷가게 지하실.창고.경찰서.병원 기록.사고 현장.둘이 마주칠 때마다.누군가의 거짓말이 나왔고.사건이 터졌다.하늘이 말했다.“그러고 보니까.”“네.”“단태 씨 웃는 거 별로 못 본 것 같아요.”“웃었습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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