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과 진원은 6시 반이 다 되어서야 물에서 나와 씻으러 들어갔다. 미래도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했다.원래 입고 왔던 옷으로 갈아입으려는데, 마스터룸 쪽에서 성웅이 불렀다."미래야, 이거 입어."성웅이 내민 건 얇고 시원한 소재의 커버업 원피스였다. 물기 있는 몸 위에 편하게 걸치기 좋은, 미래가 딱 좋아할 만한 디자인이었다."이걸 언제 챙겼어요?""침대 살 때 신세계 정실장이 넣어줬어. 샤워 가운도 네가 입는 거라고 넣어줬는데, 봐봐." 성웅이 욕실 선반을 가리켰다. "샴푸랑 다 정실장이 알아서 해준 거야. 네가 좋아할 거라고."라프레리 캐시미어 바디로션, 르네휘테르 샴푸, 평소 쓰던 것과 똑같은 칫솔과 치약까지. 하나같이 미래가 실제로 즐겨 쓰는 것들이었다.직접 고른 건 아니었다. 그래도, 정실장에게 이렇게까지 신경 써달라고 부탁한 사람은 성웅이었다.미래는 원피스를 받아 들고 손끝으로 옷감을 매만졌다. 문득 오래된 기억이 스쳤다. 연애 시절, 신혼 초에는 분명 그랬다. 주말이면 미래를 데리고 나가 직접 이것저것 골라주고, 입혀보고, 어울린다며 웃던 사람. 옷 하나를 고를 때도 미래의 취향부터 물었던 사람.백 년 전 얘기처럼 아득했다. 그런데 분명, 그런 시절이 있었다.이제는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서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 됐지만, 그 마음만은 그때와 같다는 걸 미래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아팠다.7시가 조금 넘어, 작은 조각배 한 척이 요트 옆으로 다가왔다. 출장 요리사 두 명이 아이스박스와 장비를 들고 능숙하게 옮겨 탔다."안녕하세요, 사모님."한 명은 두툼한 스테이크를 그릴에 올렸고, 다른 한 명은 찜기에 랍스터를 쪄냈다. 얼음 위에는 싱싱한 회가 가지런히 놓였다. 하얀 리넨 테이블보 위로 캔들이 켜지고, 얼음통에는 돔 페리뇽 한 병이 꽂혔다."그리고 이쪽은 사장님께서 미리 지정하신 샤토 마고입니다."성웅이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노을이 완전히 진 하늘 아래, 갑판 위 식탁은 잡지 화보처럼 완성되어 갔다.식사가
Last Updated : 2026-10-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