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불빛이 보이자, 진희가 차를 세웠다."물 좀 사올 테니까, 전화 해봐요." 그가 다정하게 말하며 차 문을 열었다.미래는 휴대폰을 들고 성웅에게 전화를 걸었다."어, 미래야." 성웅의 목소리가 들렸다."운전하느라 못 받았어요. 미안해요.""미래야, 지금 어디니?""저 지금 중문이에요.""그래?" 성웅의 목소리가 유독 들떠 있었다. "진원이가 오늘 버디 3개나 했어. 36홀 도는데 이 녀석 집중력이 아주 좋더라.""엄마, 나 버디 3개 했어!" 진원의 목소리가 옆에서 신나게 끼어들었다."우와, 진짜 잘했네." 미래가 애써 목소리를 밝게 냈다."프로님이랑 저녁으로 다금바리 먹으러 가려고 하는데, 미래 너 다금바리 좋아하니까 가까우면 오라고 하려고 했어." 성웅이 말했다."저는 알아서 할게요. 맛있게 드세요.""그래, 그럼. 지금 중문이면 너무 멀다."전화를 끊고 나서, 미래는 잠시 휴대폰을 손에 쥔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곧 편의점에서 나온 진희가 생수 두 병을 들고 차에 올랐다. 미래의 표정을 살피던 그가, 일부러 더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통화 잘 했어요?"그는 운전석에서 몸을 돌려, 두 손으로 미래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감싸며 웃었다."우리 저녁 먹을 수 있어요?""네, 배고파요." 미래가 옅게 웃으며 대답했다."맞다. 우리 미래 씨 나보다 더 잘 먹는데, 얼마나 배고프겠어요." 진희가 장난스럽게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두 사람은 다시 호텔 그레이프로 돌아왔다. 로비를 지나 객실로 들어서며, 굳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둘 다 알고 있었다.가족 단위 손님들로 북적일 저녁의 레스토랑보다는, 조용한 객실이 훨씬 마음 편하다는 걸.진희가 룸서비스 메뉴판을 펼쳤다."뭐 드시고 싶어요?""진희 씨가 골라줘요."진희는 웃으며 전화를 들어 주문을 넣었다. 제철 전복이 들어간 죽과 갈치조림, 그리고 깔끔한 계절 채소 무침으로 구성된 코스였다. 여기에 화이트 와인 한 병도 함께 부탁했다.전화를 끊은 진희가 미래를 돌아보며
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