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리조트의 아침 햇살이 로비의 대리석 바닥 위로 길게 늘어졌다. 조식을 마치고 나오던 세 사람 앞에는 오늘 진원의 라운딩을 책임질 티칭 프로가 정중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다.성웅은 자연스럽게 진원의 어깨를 감싸 쥐고 프로에게 다가가, 더없이 예의 바르고 정중한 태도로 악수를 청했다."오늘 우리 진원이,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가 워낙 골프를 좋아해서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성웅의 낮은 저음과 깍듯한 매너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미래 역시 진원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진원아, 프로님 말씀 잘 듣고, 즐겁게 잘하고 와."가족의 훈훈한 배웅에 진원은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 사람이 흩어지기 직전, 성웅은 미래를 돌아보며 다정한 눈빛을 보냈다."미래야, 오늘 뭐 할래? 아, 맞다. 중문 쪽 가서 병원부터 들러서 치료받고, 호텔 스파에서 좀 쉬어."성웅은 미래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넘겨주며 덧붙였다."회사 차가 있긴 한데, 마침 운전해 줄 직원이 지금 여유가 없네."미래는 고개를 저으며 차분히 대답했다."아니에요, 괜찮아요. 제가 직접 운전해서 가면 돼요."성웅은 미래의 말에 안심한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미래의 등을 크고 따뜻한 손으로 천천히, 그리고 아주 다정하게 두어 번 토닥였다."그래, 그럼 그렇게 해. 운전 조심하고, 이따 봐."미래를 향한 성웅의 마지막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달콤했다. 그는 미래가 로비 밖으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부드러운 미소를 유지했다. 미래는 그의 등 뒤에 남겨진 다정함의 여운을 느끼며 차를 향해 걸어갔지만, 차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녀의 표정은 다시금 차가운 무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성웅의 완벽한 배려 속에서, 미래는 또다시 철저히 계산된 일상으로 던져지고 있었다.미래가 운전대를 잡고 리조트를 빠져나갈 때, 그녀의 손끝은 잘게 떨리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제주의 풍경은 눈이 시릴 정도로 찬란했지만, 미래의
Last Updated : 2026-10-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