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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소문난 강제 결혼: Chapter 81 - Chapter 90

117 Chapters

79화 언제까지 나를

 “그건 그렇고, 진짜 너 안 맡겠다고?” “어.” 지안이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자 준표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 내가 해야지. 서지안, 네가 봐도 그게 더 나아 보이지?” 준표가 슬쩍 떠보듯 묻자 지안은 귀찮다는 듯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그런데 금세 준표의 미간이 다시 좁아졌다. “그럼 네가 강태호한테 말 잘해라? 내가 넘기려고 했는데 네가 안 받은 거라고.” 내심 태호가 무섭긴 한 모양이었다. “어, 알겠으니까 이제 좀 나가.” 준표는 자기도 이제 가려던 참이었다는 듯 몸을 일으켜 문 쪽으로 향했다. 그러다 몇 걸음 못 가 멈춰 서더니 다시 소파 쪽으로 돌아왔다. “왜! 또!?” “너 요즘 별일 없냐?” 갑자기 지안이 순순히 나오는 모습을 보니 준표는 괜히 찔리기 시작했다. 요즘은 모닝콜 대신 세광파 놈들의 전화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으니까. “있지.” “그치? 누가 요즘 막 괴롭…….” “너 때문에 아주 골치 아프지.” 지안이 준표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먼저 잘라 말했다. “아, 씨. 사람이 진지하게 물어본 건데.” “두 번 물어보다간 우리 뭐 절친 되겠다? 그냥 하던 대로 해. 약간 올라오려고 해.” 지안은 말을 마치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쪽으로 향했다. 준표의 눈길이 그 뒷모습을 따라갔다. 예민한 서지안이 누가 뒤를 밟고 있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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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화 오빠 여기 있네

 “……네?” 태호는 별다른 대답 없이 지안만 바라봤다. 그제야 지안의 얼굴이 서서히 붉어졌다. 아저씨라는 말이 거슬린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문제는 호칭 쪽이었던 것 같았다. “부회장님이 너무 입에 붙어서요. 갑자기 다른 걸로 바꾸려니까 좀 어색하잖아요. 이제 와서 바꾸기도 그렇고…….” 지안은 괜히 물잔만 만지작거렸다. 이름을 부르자니 낯간지럽고, 그렇다고 부부답게 부르자니 생각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바꿔. 내가 서 이사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하잖아.” 태호가 자신을 서 이사님이라고 부르자 갑자기 둘 사이가 남처럼 멀어진 기분이었다. 그럼 나도 바꿔야 하나. 지안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진지하게 고민했다. 여보……? 우엑. 그건 도저히 못 하겠다. 자기……? 그것도 만만치 않았다. 떠올리기만 해도 괜히 온몸이 간지러운 기분이었다. 지안을 보고 있던 태호의 입꼬리가 결국 피식 올라갔다. 혼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몇 초마다 표정이 묘하게 달라졌다.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가 입술이 꾹 다물리고, 또 금세 눈동자가 흔들렸다. 대체 뭘 그렇게 진지하게 고민하는 건지. 정작 지안은 그런 태호의 반응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혼자 생각에 빠져 있었다. 한참을 고민해도 딱히 마음에 드는 호칭이 떠오르지 않자 결국 숟가락을 다시 들었다. “일단 밥부터 먹고 생각해볼게요.” 한참 뒤 마지막 한입까지 삼킨 지안이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잘 먹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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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화 신년 행사

 “뭐, 뭘 시작한다는 거야.” -우리가 뭐 부잣집 딸래미 경호나 해주려고 여태 붙어 있었겠냐? “그래서 뭐 나보고 어쩌라고.” -며칠 뒤에 서한 쪽 행사 하나 있지? 휴대전화를 쥔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며칠 뒤에는 서한그룹 내부 신년 행사가 예정돼 있었다. 그룹 주요 임원과 계열사 관계자들만 참석하는 자리였고, 외부인 출입도 거의 없는 행사였다. “……그걸 어떻게 알아.” 우리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 아니냐는 듯,  짧은 웃음소리가 흘렀다. -됐고. 날짜랑 장소, 그리고 서지안 몇 시쯤 도착하는지도 알아와. 준표는 입 안쪽을 세게 씹었다. “야. 거긴 우리 회사 사람들만 오는 자리야. 괜히 거기서 일 크게 벌이면 나도 엮인다고.” -그래서? “뭘 그래서야. 나까지 좆되면 너희도 좋을 거 없잖아.” 잠깐 정적이 흘렀다. 준표는 마른침을 삼켰다. -윤준표.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귀에 박혔다. -지금 네가 우리랑 조건 따질 처지 같아? 손가락이 휴대전화 가장자리를 세게 눌렀다. 머릿속에는 그날 낡은 사무실에서 봤던 망치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괜히 말대꾸했다가 어떻게 될지는 이미 한 번 충분히 겪었다. “……그래서 뭘 알려주면 되는데.” -말했잖아. 날짜, 장소,  서지안 언제 들어오는지까지.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해. “그런 것까지 내가 어떻게 알아.” -모르면 알아내. 준표의 턱에 힘이 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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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납치

   태호는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경기 남부의 태강 물류기지에 나와 있었다. 새해 첫 현장 시찰이었다. 올해 증축을 앞둔 곳이라 원래도 한 번 직접 둘러볼 예정이었지만, 아침부터 현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보고가 들어온 탓에 일정보다 조금 일찍 움직였다. 차에서 내린 태호가 현장 안쪽으로 들어서자 입구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던 현장 책임자가 곧장 다가와 허리를 숙였다. “부회장님, 오셨습니까.” 태호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윤은 한발 뒤에서 일정표와 현장 자료를 든 채 따라붙었다.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태호가 묻자 현장 책임자가 곧바로 앞쪽을 가리켰다. “현재 기존 창고 철거는 거의 끝났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증축 공사 들어갈 예정입니다. 자재 반입 일정도 맞춰둔 상태고, 공정 자체는 크게 밀린 부분 없습니다.” 태호가 고개를 들어 골조 쪽을 살폈다. 중장비가 오가는 사이로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철거가 끝난 구역 한편에는 새로 들어올 자재들이 정리돼 있었다. 현장 책임자는 태호의 걸음에 맞춰 옆에서 설명을 이어갔다. “이쪽이 기존 창고 구간이고, 반대편부터 순차적으로 증축 들어갈 예정입니다. 안전 점검도 어제 한 번 더 마쳤습니다.” 태호는 별다른 말 없이 안쪽까지 천천히 둘러봤다. 그러다 바깥쪽에서 갑자기 고성이 터졌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곧이어 쾅, 무언가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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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화 배 나온 아저씨

 남자가 지안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여기 여자 화장실인데요.”  지안의 손끝에서 젖은 종이타월이 구겨졌다. 일부러 목소리에 힘을 줬지만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잠깐 고개를 돌려 출입문 쪽을 확인했다. 그 짧은 행동 하나에 목덜미가 서늘해졌다. 잘못 들어온 게 아니다. 지안은 곧장 몸을 틀었다. 하지만 첫발을 내딛는 순간 뒤에서 빠른 발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팔 하나가 목과 어깨 사이를 거칠게 감아왔다. “읍……!” 동시에 코와 입 위로 두꺼운 천이 짓눌렸다.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 코끝을 찌르는 낯선 냄새가 확 퍼졌다. 뭐야, 이거. 지안은 이를 악물고 상대의 손등을 긁었다. 손톱 아래로 살이 걸리는 감각이 느껴졌지만 남자는 놓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 위로 천을 더욱 세게 짓눌렀다. “씨발, 가만있어.” “놔……!” 천에 막힌 목소리가 제대로 새어 나오지도 않았다. 숨을 참으려 해도 이미 늦었다. 머리가 순식간에 무거워졌고, 조금 전까지 남자의 팔을 떼어내려 버티던 손에도 점점 힘이 빠졌다. 발끝으로 바닥을 버텨보려 했지만 무릎까지 휘청거렸다. 눈을 세게 감았다 떠도 흔들리는 시야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남자의 팔을 붙잡고 있던 손이 결국 아래로 미끄러졌다. 마지막까지 버티던 다리에서마저 힘이 빠졌다.  *** &l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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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화 오래된 상처

 ―어, 지안아. 괜찮아? 태호였다. “네. 지안이는 여기 잘 계시고.” 그가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오랜만이다.” ―……. 잠깐의 정적 끝에 태호의 목소리가 낮게 떨어졌다. ―지안이는 풀어줘. 우리끼리 얘기해. “우리가 미쳤다고? 얘 풀어주면 네가 어떻게 나올지 뻔히 아는데.” ―그래서 나보고 뭐 어쩌라고. 각서라도 써? 지안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처음 듣는 태호의 목소리였다. 낮고 거칠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낯설 만큼 서늘했다. “그래. 각서 좋네. 잘 써서 우리 애한테 넘겨. 우리 애들 거기 있지?” ―……. “걔들 무사히 돌아오는 거 확인하면 우리도 네 와이프 넘길게.” 짧은 침묵이 흘렀다. ―……알겠어. 그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다. *** 차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 태호는 짧게 숨을 내뱉었다. “하…… 씨발.” 핸들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손등 위로 핏줄이 불거질 만큼 세게 움켜쥔 채 한동안 놓지 못했다. 철거권이든 용역권이든 달라면 얼마든지 줄 수 있었다. 돈이 문제라면 돈도 주면 됐다. 지금은 그런 걸 아까워할 상황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걸 넘긴다고 저 새끼들이 순순히 지안을 돌려보낼까 하는 거였다. 이미 사람까지 납치한 새끼들이었다. 세광파가 약속 따위를 지킬 인간들이 아니라는 건 태호가 누구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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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화 이왕 할 거면

 우두머리의 말이 떨어지자 문가에 서 있던 조직원 하나가 움직였다. 그는 지안의 팔을 붙잡아 강제로 일으킨 뒤 소파 쪽으로 데려갔고, 다른 사내는 기다렸다는 듯 검은 가방을 열어 안에 든 물건을 꺼냈다. 주사기 안으로 약물이 채워지는 걸 보는 순간,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감각이 스쳤다. 지안은 짧게 숨을 들이켠 뒤 자신을 붙잡고 있던 남자의 손을 툭 쳐냈다. 그대로 남자의 가슴팍을 밀어낸 뒤 먼저 소파에 앉아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한쪽 다리를 느긋하게 꼬아 올렸다. 우두머리가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뭐 하는 짓이지?”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 지안은 제 팔을 한번 내려다본 뒤 천천히 눈을 들었다. “뭐?” “소문이 괜히 나는 줄 알아요?” 우두머리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약까지 준비했으면 그림 제대로 만들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맨정신에 약만 맞혀놓으면 좀 이상하잖아.” 말을 내뱉는 동안에도 지안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갔다. 어떻게든 저 문을 한 번 열게 만들어야 했다. 지금 눈에 보이는 유일한 탈출구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출입문뿐이었다. 지안은 테이블 위에 놓인 빈 잔을 손끝으로 툭 밀었다. “술도 좀 마셔야죠. 그래야 더 그럴듯하지.” “오. 많이 해봤나 봐?” 주변에 있던 세광파 조직원들이 입을 모아 '오―.' 낮은 탄성을 흘렸다. 우두머리의 표정에도 흥미가 어렸다. “나름 재벌인데, 유흥 즐기는 데 약 정도는 기본 아닌가. 자주는 아니고, 가끔.”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술도 제대로 못 마시는 주제에 약은 무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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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화 왜 이제 왔어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지안을 붙잡고 있던 힘이 순식간에 풀렸다. 남자의 몸이 그대로 옆으로 튕겨 나가 바닥을 구르자, 지안은 놀란 숨을 삼키며 고개를 들었다. 검은 셔츠 차림에 머리는 잔뜩 흐트러져 있었다. 급하게 뛰어온 듯 숨은 거칠었고, 얼굴은 무서울 만큼 굳어 있었다. 태호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지안의 눈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안도감이 밀려들자 그제야 악착같이 버티고 있던 힘까지 한꺼번에 풀리는 것 같았다. “왜…… 왜 이제 왔어요.”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렸다. 지안이 그대로 주저앉자 태호가 급하게 손을 뻗으며 곧장 그녀 앞에 무릎을 굽혔다. “애기야.” 태호가 지안의 얼굴을 살피듯 시선을 훑었다. “나 봐.” 지안이 겨우 고개를 들자 그제야 참았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그 모습을 본 태호의 턱이 굳게 다물렸고, 곧 손을 뻗어 지안의 뺨을 감쌌다. “미안해.” “나 진짜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 “진짜 미안해. 많이 무서웠지. 다친 곳은 없어?” “없어요.” 태호의 시선이 곧바로 지안의 얼굴 아래로 내려갔다. 양쪽 팔을 번갈아 살피고 손목에 남은 붉은 자국까지 확인하자 지안이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가자, 집에.” 태호는 곧바로 지안의 허리와 무릎 아래로 팔을 넣어 몸을 들어 올렸다. 지안은 조금 민망했지만 다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 태호는 그대로 지안을 차까지 데려가 조심스럽게 조수석에 앉혔다. 문을 닫고 돌아서자 어느새 도윤이 바로 옆까지 와 있었다. 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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