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뭘 시작한다는 거야.” -우리가 뭐 부잣집 딸래미 경호나 해주려고 여태 붙어 있었겠냐? “그래서 뭐 나보고 어쩌라고.” -며칠 뒤에 서한 쪽 행사 하나 있지? 휴대전화를 쥔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며칠 뒤에는 서한그룹 내부 신년 행사가 예정돼 있었다. 그룹 주요 임원과 계열사 관계자들만 참석하는 자리였고, 외부인 출입도 거의 없는 행사였다. “……그걸 어떻게 알아.” 우리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 아니냐는 듯, 짧은 웃음소리가 흘렀다. -됐고. 날짜랑 장소, 그리고 서지안 몇 시쯤 도착하는지도 알아와. 준표는 입 안쪽을 세게 씹었다. “야. 거긴 우리 회사 사람들만 오는 자리야. 괜히 거기서 일 크게 벌이면 나도 엮인다고.” -그래서? “뭘 그래서야. 나까지 좆되면 너희도 좋을 거 없잖아.” 잠깐 정적이 흘렀다. 준표는 마른침을 삼켰다. -윤준표.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귀에 박혔다. -지금 네가 우리랑 조건 따질 처지 같아? 손가락이 휴대전화 가장자리를 세게 눌렀다. 머릿속에는 그날 낡은 사무실에서 봤던 망치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괜히 말대꾸했다가 어떻게 될지는 이미 한 번 충분히 겪었다. “……그래서 뭘 알려주면 되는데.” -말했잖아. 날짜, 장소, 서지안 언제 들어오는지까지.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해. “그런 것까지 내가 어떻게 알아.” -모르면 알아내. 준표의 턱에 힘이 들
Last Updated : 2026-10-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