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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강제 결혼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91 - チャプター 100

117 チャプター

88화 오늘 고생 많았어

 “뭐 하는 거예요?” “깼어? 너 미열 있다고 해서.” 그제야 지안의 시선이 태호를 지나 김 박사의 손으로 향했다. “저 안 맞아도 돼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안은 이불 밖으로 나와 있던 팔을 재빨리 끌어당겼다. 주사기를 피하듯 팔을 품에 꼭 감싸 안은 모습에 태호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 태호가 김 박사에게 턱짓했다. 얼른 놓으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김 박사가 난처한 얼굴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사모님, 일단 맞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열도 약하게 있긴 하고, 오늘 워낙 놀라기도 하셨으니까요.” “…….” 지안은 입을 꾹 다물었다. 지안이 싫어하는 걸 순서대로 꼽자면 첫 번째는 주삿바늘이었고, 두 번째는 그 바늘에 찔리는 것이었다. 오늘도 겨우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또 눈앞에 나타날 줄이야. 지안의 시선이 김 박사의 손에 들린 주사기에 붙박였다. “저 주사 알레르기 있어요, 김 박사님. 그냥 먹는 약으로 주시면…….” “거짓말치면 혼나, 애기. 어떤 약에 알레르기가 있는데, 말해. 그거 말고 다른 걸로 놔달라고 할게.” 단호한 태호의 목소리가 먼저 끼어들었다. “있어요. 그냥 주사 알레르기예요. 뾰족한 것만 보면 조금, 뭐랄까…… 심장이…….” 지안도 나름대로 말을 이어갔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터무니없는 변명인지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태호의 눈썹이 슬쩍 올라가자 지안은 괜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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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화 나 이제 좀 착하게 살아보려고

   한 시간쯤 뒤. 태호가 도착한 곳은 외곽에 있는 한 창고였다. 늦은 시간이라 주변은 인적 하나 없이 고요했다. 차 문이 열리고, 다시 정장을 갖춰 입은 태호가 내렸다. 검은 셔츠에 검은 재킷까지, 위아래로 온통 검은색이었다. 옷매무새를 한 번 정리한 그는 곧장 창고 안으로 들어섰다. 차갑게 식은 공기와 함께 희미한 피 냄새가 코끝에 닿았다. 육중한 철문이 닫히는 소리에 안쪽에 있던 남자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었다. “오셨습니까, 부회장님.” 태호가 들어서자 도윤이 곧장 그를 맞으러 다가왔다. “애들 다 잡아놓은 거 맞아?” “네, 세광파 애들 싹 다 잡아 왔습니다.” 현장에 들이닥쳤던 놈들과 클럽에 있던 놈들뿐만이 아니었다. 세광파가 아지트로 쓰던 낡은 사무실에 남아 있던 놈들까지 전부 잡혀 온 상태였다. 몇몇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고, 몇몇은 벽에 등을 기댄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태호가 창고 안을 쭉 둘러봤다. 이내 한쪽에 주저앉아 있는 우두머리를 발견한 태호가 망설임 없이 그쪽으로 성큼 걸어갔다. 넓은 창고 안에 구두 소리가 울리고, 남자의 발치에 멈춰 선 태호가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배 타고 튀려고 했다며. 그냥 적당히 하고 한국을 떴어야지.” 태호가 낮게 내뱉으며 남자의 손등 위로 구두를 올렸다. 천천히 힘을 싣자 우두머리의 얼굴이 고통에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태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왜 내 와이프를 건드려. 네가 감히.”    손등을 짓누르는 압박에도 우두머리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그는 태호의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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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화 뜻밖의 사과

   서한그룹 본사. 오전 회의를 마친 지안은 민준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있었다. 연초라 그런지 처리해야 할 업무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지난해 호텔 실적 보고서부터 올해 사업 계획안, 각 지점에서 올라온 예산 승인 요청까지. 책상 위에 쌓여 있을 서류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사님, 지난해 호텔 매출 집계 자료 올라왔습니다.” “실적은요?” “전년 대비 매출이 팔 퍼센트 상승했습니다. 객실 점유율도 예상보다 높게 나왔고요.” “그럼 나쁘지 않네요.” “네. 다만 일부 지점에서 운영비가 예상보다 많이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인부터 확인해 주세요. 불필요한 지출이 있었는지도 같이 보고요.” “알겠습니다.” 지안은 민준이 내민 태블릿을 받아 화면을 훑었다. “최종 실적 확정되면 보고서 올려주세요.” “네, 이사님.”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한 지안이 태블릿을 돌려주려던 참이었다. “서지안.”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윤준표가 쭈뼛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왜?” “어, 아니. 그냥.” 크흠, 준표가 괜히 목을 가다듬었다. 오전 회의 때부터 계속 힐끔거리며 사람 신경 쓰이게 하더니, 이제는 강아지도 아니고 졸졸 따라오기까지 했다. 지가 잘못한 건 아나 보네. 며칠간 회복하느라 회사에 출근하지 못했을 때, 태호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이번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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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화 정해지지 않은 자리

   정장을 차려입은 남녀 대여섯 명이었다. 그중 두 사람은 태블릿을 들고 있었고, 나머지는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들 앞에서는 본사 총무팀장이 곤란한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갑자기 이렇게 오시면 저희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이미 관련 공문은 전달됐습니다.” “그건 그렇습니다만, 적어도 임원분들께 사전 안내는…….” “사전 통보 없이 진행하라는 회장님 지시입니다.” 어느새 지안의 뒤로 다가온 준표가 고개를 빼꼼 내밀며 물었다. “뭐야, 뭐 하는 건데?” 그때 앞에 서 있던 중년 남자가 지안에게 다가왔다. “서지안 이사님 되십니까?” “네. 그런데요.” “처음 뵙겠습니다. 서한그룹 경영진단팀 박성재 상무입니다.” 남자는 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지안에게 건넸다. 서한그룹 회장 직속 경영진단팀. 지안이 명함을 살펴보는 사이, 옆에 있던 준표가 불쑥 명함을 낚아챘다. “회장 직속? 아니, 지금 회장님이 직접 시키신 거야?” 준표의 난리에 괜히 민망해진 지안이 조용히 하라는 듯 그의 발을 툭 건드리고는 입을 열었다. “미국에서 오셨어요?” “네. 어젯밤 입국했습니다.” “그런데 여긴 무슨 일이시죠?” “회장님 특별 지시로 한국 본사와 주요 계열사에 대한 경영진단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성재가 뒤에 서 있던 직원에게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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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한결이의 소식

   그 뒤로도 윤준표는 한참이나 난리를 쳤다. 그런 중요한 일을 왜 이제야 알려주느냐, 당장 회장님께 연락해서 확인해 보라, 자신이 그동안 서한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아느냐며 따져댔다. 결국 지안이 나서서 준표를 뜯어말린 뒤에야 소란이 끝났다. 지안도 놀라긴 했지만, 제 자리라고 굳게 믿었던 곳에 다른 사람이 앉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준표는 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 집무실로 돌아온 지안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안 그래도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정신없는 하루였다. 윤준표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서정욱이 한국 본사의 경영 체계를 개편할 생각이라는 건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물론 아버지가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미리 알려준 적은 거의 없었다. 늘 모든 일이 결정된 뒤에야 통보를 받았고,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 거야. 지안은 책상 위에 놓인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직접 물어볼까 싶어 연락처에서 익숙한 이름을 찾았지만, 통화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고도 끝내 누르지는 못했다. 어차피 받지 않을 걸 알고 있었다. 설령 전화가 연결된다고 해도 아버지가 아닌 그의 비서가 받을 것이었다. “시차도 있으니까.” 지안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이런 핑계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적어도 그 편이 덜 비참했으니까. “일이나 하자.” 지안은 책상 위에 쌓인 서류를 끌어당겼다. 민준이 올려놓은 보고서들을 차례대로 검토하고 있던 중, 휴대전화가 울렸다. 우웅. 우웅. 화면에 떠오른 이름은 정도현이었다. 한동안 서로 바빠 연락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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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지안 누나에게

   한결이의 장례식은 조촐하게 치러졌다. 지안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곳에서 보내주고 싶었지만, 한결이의 부모님이 정중히 사양하셨다. 그곳에서 지안은 한결이의 아버지를 처음 만났다. 밤낮없이 일하느라 병원에서도 한 번 마주친 적이 없었는데, 그는 지안을 알아보자마자 허리를 구십 도로 숙여 인사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후원해 주신 덕분에 한결이가 여러 치료도 받을 수 있었고, 저희 곁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을 수 있었습니다.” “아니에요.” 지안은 황급히 마주 고개를 숙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감사 인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그저 죄송스러웠다. 장례식장에는 한결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찾아왔다. 병원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한결이가 좋아하던 선생님들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해 주는 만큼, 한결이가 가는 길도 무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은 아이 하나가 남기고 간 자리가 이렇게 넓을 줄은 몰랐다. 지안은 영정사진 속 한결이를 바라봤다. 한결이는 참 잘 웃는 아이였다. 아픈 날이 훨씬 많았으면서도 늘 다음에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했다. 그저 다음에 또 만나자는 약속을 끝내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지안은 주변을 둘러봤다. 하람은 얼마나 울었는지 두 눈이 퉁퉁 부어 있었고, 다른 친구들은 경황이 없는 한결이 부모님을 대신해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평소 장난기 가득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안 역시 마지막까지 한결이의 곁을 지켰다. 몇 번이고 영정사진으로 시선이 향했지만, 그때마다 애써 눈을 돌렸다. 사진 속 한결이가 너무 환하게 웃고 있어서 차마 오래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결이를 보내는 마지막 날이 찾아왔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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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요즘은 편해 보여서

   한결이의 장례가 끝나고, 지안은 친구들과 함께 하람의 집으로 향했다. 어쩐지 오늘은 술을 한잔하고 싶은 밤이었다. 친구들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누구 하나 먼저 돌아가겠다는 사람 없이 자연스럽게 하람의 집으로 모였다. 거실 테이블에는 배달 음식과 술병이 놓여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누가 더 시끄러운지 겨루기라도 했을 텐데, 오늘은 다들 술잔만 만지작거리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야, 우리 이러려고 모인 거냐? 한잔씩 해.” 재현이 먼저 잔을 들어 올리자 그제야 하나둘 잔이 모였다. 가볍게 부딪치는 소리가 나고, 지안도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래도 한결이는 잘 갔을 거야.” 하람이 먼저 입을 열자 친구들도 같은 마음인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슬픔을 추스르고 살아가는 건 오롯이 남은 사람들의 몫이었다. 한결이가 하늘에서도 걱정하지 않도록, 자신들도 잘 살아가야 했다. 그렇게 친구들은 술잔을 기울이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결이를 추억했다. 몇 차례 술잔이 오간 뒤에도 좀처럼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자, 윤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야, 기분도 울적한데 우리 게임이나 할까?” “무슨 게임?” “우리 맨날 하던 거 있잖아.” “진 사람이 다음 술값 내기.” 지안과 친구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늘 그랬듯 진혁이 먼저 구호를 외쳤다. “눈치게임 시작!” “1.” “2.” “3.” “3.” 동시에 숫자를 외친 건 윤재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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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소중한 사람들

  진혁이 말했다. 처음부터 태호의 흠을 잡으려던 건 아니었다. 다만 친구들은 지안이 힘든 일이 있어도 좀처럼 내색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설령 태호가 지안을 함부로 대하더라도 누구에게 털어놓지 않고 혼자 버틸 사람이었다. 그래서 미리 알고 싶었던 것이다. 지안이 결혼할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네가 힘든 거 있다고 먼저 말하는 애냐?” 윤재가 지안을 바라봤다. “조금이라도 구린 거 나오면 바로 이혼하라고 하려고 했지. 너 혼자 참고 살까 봐.” 평소라면 그런 쓸데없는 짓은 왜 했냐며 한마디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지안은 괜히 머쓱해져 술잔을 들어 올렸다. 목으로 넘어가는 술이 조금 썼다. 친구들을 너무 철없게만 봤던 걸까. 만나면 시답잖은 농담이나 주고받고, 서로 놀리기 바쁜 사이였다. 그래서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까지 이토록 진지하게 걱정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고, 고. 그마어.” 지안은 이를 악문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모습을 본 친구들의 눈빛이 먹잇감을 발견한 하이에나처럼 반짝였다. “뭐라고?” “야, 너는 들었어? 나는 못 들었는데.” “나도 못 들었어.” 천연덕스럽게 어깨를 으쓱인 하람이 지안을 쳐다봤다. “아! 고맙다고! 이제 됐냐!” 얼굴이 벌개진 지안이 버럭 소리치자 친구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재현은 테이블까지 두드려 가며 웃었고, 진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야, 서지안 입에서 고맙다는 소리를 다 듣네.” “그러게. 녹음이라도 해둘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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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다 너랑 결혼하려고 수작 부린 거지

   지안이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자, 태호의 좁혀져 있던 미간이 느슨해졌다. “그건 이미 알고 있었어.” “엥? 어떻게요?” 지안은 태호가 제 술기운을 눈치챘다는 사실이 의아했다. 벤치에 앉아 찬바람을 쐬었으니 술이 어느 정도 깨서 모를 줄 알았다. “너 술 마시면 더 야해져.” 태호의 입꼬리가 매끄럽게 올라갔다. 그의 시선이 느릿하게 지안의 몸을 훑었다. “아, 진짜!” 민망해진 지안이 벌떡 일어나 차로 향했다. 하지만 태호가 긴 다리로 성큼성큼 따라와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여전히 웃고 있는 태호를 한 번 흘겨본 지안이 조수석에 올라탔다. 운전석에 앉은 태호는 지안의 안전벨트를 확인한 뒤에야 차를 출발시켰다. 밤거리는 한산했다. 지안은 창밖으로 지나가는 가로등을 바라보다 좌석에 등을 기댔다. 조금 전까지 떠들썩하던 친구들의 목소리가 귀에 남아 있었다. “괜찮아?” “…….” 운전하던 태호가 멍하니 앞을 바라보는 지안에게 물었다. 지안은 자신이 술을 많이 마셔서 괜찮냐고 묻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한결이의 일을 묻는 것이었다. 태호는 요 며칠 일정이 겹쳐 직접 장례식장을 찾지 못했다. 대신 도윤을 보내 조문하게 하고, 지안과 한결이 부모님에게 필요한 일이 없는지 살피게 했다. 지안도 그가 충분히 마음을 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잘 모르겠어요.” 지안의 시선이 창밖을 향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웃고 떠들었는데,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슬픔이 다시 가슴을 건드렸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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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안 건드려

 사람을 실컷 궁금하게 해놓고 갑자기 비밀이라고 하는 태호에 지안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뭐예요. 말을 하다 마는 게 어디 있어…….” 볼록하게 튀어나온 지안의 입술을 본 태호가 참지 못하고 짧게 입을 맞췄다. 쪽, 쪽. 가볍게 입술을 맞추던 태호의 손이 지안의 옷 속으로 서서히 들어와 허리께를 간지럽게 쓰다듬었다. “으응…….” 태호의 손길에 지안의 입술 사이로 저도 모르게 작은 신음이 흐르자, 그의 혀끝이 더욱 깊이 파고들어 입안 곳곳을 천천히 훑었다. 지안의 입술 사이로 저도 모르게 작은 신음이 흐르자, 태호의 혀끝이 더욱 깊이 파고들어 입안 곳곳을 천천히 훑었다. 방금 따뜻한 차를 마신 탓인지 입안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태호의 손이 지안의 브래지어 쪽으로 향하자 지안이 다급하게 그의 손을 붙잡았다. “아니, 저 아직 궁금한 거 많다고요.” 제 타액으로 젖은 지안의 입술을 엄지로 닦아준 태호가 말했다. “응, 말해.” “근데 제가 아무 배경 없어도 정말 괜찮아요? 돈이 하나도 없어도?” “어.” “왜요?” “그럼 애기가 나한테 의지할 테니까.” “그럼 제가 매일 놀고먹어도 돼요?” “그것도 좋아.” “……아주 사람을 망쳐놓으려고 작정했네.” 밤이라 그런지 태호의 웃음소리가 한층 낮게 들렸다. “넌 좀 그래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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