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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공주의 빈 의자

Penulis: POTO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10 11:48:55

명선의 접견실에는 의자가 세 개 놓여 있었다.

하나는 공주가 앉았고, 하나에는 내수고 관리가 앉았다. 남은 의자에 서련이 손을 얹자 문 옆의 상궁이 말했다.

“손님은 서서 말씀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서련은 손을 떼지 않았다. 짙은 자주색 치마를 입은 상궁은 의복과 숙련 궁인의 배치를 맡는 민서경이었다. 중궁에 있을 때는 옷감을 들고 가장 먼저 찾아오던 사람이었다.

명선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내가 의자를 내주었다. 네가 거둘 까닭은 없지.”

민서경은 공주에게 허리를 굽혔다. 사과는 하지 않았다. 서련은 앉으며 의자를 한 치 앞으로 당겼다. 탁자 위 물품표가 멀어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다.

“수레는 두 대였습니다. 네 대의 삯이 청구된 이유부터 듣겠습니다.”

관리는 목록 가장자리를 짚었다.

“기다린 시간까지 대수로 환산했습니다.”

“그렇다면 수레 대수 옆에 시간을 적어야겠지요. 이대로라면 마부가 네 사람인 것처럼 보입니다.”

“궁중에서는 늘 그렇게…”

“공주의 객사에서 실제로 지급할 돈을 묻고 있습니다.”

서련이 말을 끊자 관리가 명선의 눈치를 보았다. 명선은 서련 앞에 따뜻한 차를 밀어 주었다.

“계속하시오.”

수레 삯은 생각보다 빨리 줄었다. 대신 창고를 비우느라 쉰 궁인의 품삯이 남았다. 서련은 그 돈을 누구에게 줄 예정인지 물었다. 관리는 일한 사람에게 직접 주는 돈이 아니라 내수고에 남기는 비용이라고 대답했다.

“일하지 못한 사람을 위한 돈이라면서 그 사람에게는 가지 않는군요.”

“창고 손실을 메우는 뜻입니다.”

서련은 종이 옆에 단비의 급료표를 펼쳤다.

“여기서는 궁인들의 품삯을 깎아 손실을 메우고, 저기서는 같은 손실을 이유로 내 돈을 받습니다. 한 번 빈 창고를 두 번 채우려 하십니까?”

명선이 두 종이를 번갈아 보았다. 관리의 귀가 붉어졌다. 민서경이 그 틈에 말을 받았다.

“물품이 돌아오면 다시 정산할 수 있습니다. 황후께서 쓰시던 의복 중 아직 찾지 못한 것이 있어…”

“서련이다.”

명선의 짧은 정정에 민서경의 입술이 멈췄다.

서련은 상대의 실수를 오래 붙잡지 않았다.

“찾는 물건을 알려 주시면 나도 살펴보겠습니다. 다만 내가 가진 물건과 궁인들이 일한 날은 다른 문제입니다.”

민서경은 새 종이를 꺼냈다. 손톱 끝까지 단정한 손이었다. 종이에는 반환할 의복 서른두 점이 적혀 있었으나 소유자와 맡긴 날짜는 비어 있었다.

“이곳의 조사 권한이 누구에게 있습니까?”

그녀가 명선에게 물었다. 서련이 황후 자격으로 명령하는 꼴을 기다리는 눈이었다.

서련은 먼저 답하지 않았다. 명선이 팔걸이 위에서 손가락을 세 번 두드렸다.

“내 객사의 청구, 내 소관으로 넘어온 궁인의 미지급 품삯, 서련의 반환 물품. 이 세 가지는 서련이 확인하여 내게 올리게 하겠다.”

“내수고 전체를 살핀다는 말씀이십니까?”

“네가 방금 들은 범위보다 넓히지 마라.”

명선은 시종에게 세 가지를 적게 했다. 기간은 열흘, 자료를 내는 사람과 협의 자리는 공주의 시종이 확인했다. 서련에게 남을 붙잡거나 창고를 강제로 열 권한은 없었다.

“이 범위로 되겠소?”

서련은 문장을 읽었다.

“필요한 창고의 문을 열어 주고, 실제 일한 사람을 만나게 해 주신다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없는 일에 내 비용을 계속 붙일 수는 없소.”

“열흘 안에 확인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을 나누어 돌려드리겠습니다.”

명선은 그제야 서명했다.

자리가 끝나기 전 서련은 관리에게 첫 수레 삯을 건넸다. 실제로 짐을 옮긴 두 마부의 몫이었다. 관리는 받을 수 없다는 듯 손을 물렸다.

“모두 끝난 뒤 합해서 받겠습니다.”

“그동안 마부들은 기다려야 합니까?”

명선이 시종을 불러 두 사람을 찾아가 직접 지급하게 했다. 서련은 영수 확인을 자기 비용표에 붙여 달라고 부탁했다. 민서경은 그 모습을 보다가 빈 찻잔을 내려놓았다. 서련이 모든 돈을 거절한 채 소란을 피웠다는 말은 이제 할 수 없었다.

“옷을 확인할 때에는 누가 함께 갑니까?”

“내 시종 하나를 보내지.”

명선은 서련의 차가 식은 것을 보고 새 찻물을 부었다.

접견이 끝나자 민서경이 복도에서 서련을 기다렸다. 그녀는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목소리를 낮췄지만 단비가 기둥 너머에서 짐을 들고 있었다.

“궁인들에게 너무 큰 기대를 주지 마십시오. 한 사람 몫을 받게 하면 다음 사람이 줄을 섭니다.”

“밀린 것이 있다면 줄을 서겠지요.”

“다 도와주실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 맡은 세 가지부터 하려 합니다.”

민서경은 손에 든 의복 목록을 건넸다. 가장 아래에 붉은 동그라미가 쳐진 예복이 있었다. 금실로 구름을 수놓은 겉옷 한 벌이었다.

“이것부터 찾으십시오. 이것이 없으면 누구의 품삯도 나가지 않습니다.”

서련은 그 설명을 종이 빈 곳에 그대로 적었다. 민서경의 시선이 붓끝에 꽂혔다.

“내가 그렇게 말한 뜻은…”

“방금 들은 범위보다 넓히지 않겠습니다.”

서련은 먹물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종이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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