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실 기록관리국에서 돌아온 엘로디아는 가장 먼저 제3도요원의 가마부터 확인했다.초벌을 마친 에밀 하르트의 물잔은 작업대 위에서 조용히 식고 있었다. 흙빛이 한결 옅어졌고, 손끝으로 가볍게 두드리자 맑지는 않지만 단단한 소리가 났다. 엘로디아는 잔을 들어 바닥부터 입구까지 천천히 살폈다. 균열은 없었고, 가장자리의 두께도 계획했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갱신 보류.”입술 사이로 작은 말이 흘러나왔다.조금 전 확인한 기록 때문이었다.에델리아 르메르에게 내려졌던 임시 처분은 구십 일 만에 종료됐다. 당시 규정에 따라 두 차례 연장되었지만, 세 번째 연장은 승인되지 않았다. 절차는 끝났다.그런데 같은 날.황실 혼인도공 지정 계약의 갱신이 보류됐다.임시 처분이 끝났는데도 황실의 주문은 돌아오지 않았다.엘로디아는 물잔을 내려놓았다.“계약이 끝난 건지, 갱신을 기다리는 상태였던 건지부터 봐야겠네.”그녀는 수첩을 펼쳤다.확인된 사실 — 임시 처분 종료.확인된 사실 — 같은 날 지정 계약 갱신 보류.미확인 — 갱신 보류 사유, 보류 기간, 최종 계약 상태.그리고 마지막에 한 줄을 덧붙였다.황실 납품 지위 상실 ≠ 도공 기술자격 상실.그 문장을 쓰고 나니 조금 마음이 가라앉았다.르메르가 황실에서 밀려났다는 결과를 알고 있다는 이유로, 모든 과정을 하나의 추방 명령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실제 기록에서는 서로 다른 행정 절차가 차례로 이어지고 있었다.그릇의 기술검수.신규 발주.임시 처분.지정 계약 갱신.각각의 목적도, 권한도, 판단 기준도 달랐다.그 차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이백 년 전의 기록을 읽는 의미가 없었다.“아가씨.”로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또 기록이에요?”엘로디아는 수첩을 덮었다.“응. 그런데 지금은 그릇부터.”“다행이네요.”“뭐가?”“드디어 가마가 기록관리국을 이겼잖아요.”엘로디아는 웃음을 터뜨렸다.“가마가 지면 안 되지. 내 본업인데.”그녀는 물잔을 다시
Terakhir Diperbarui : 2026-10-12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