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집사의 긴박한 보고가 문지방을 넘어 침실 안의 침묵을 갈랐다.그러나 정작 가주의 자리에 오른 엘리자의 시선은 문밖이 아닌, 제 허리를 거칠게 감아쥐고 있는 미소년의 핏빛 동공에 꽂혀 있었다.카엘은 엘리자의 허리를 끌어안은 손에 힘을 풀지 않은 채, 얇은 셔츠 너머로 느껴지는 늑대 왕가의 뜨거운 체온을 여주의 몸에 바짝 밀착시켰다. 소년의 깊고 투명한 눈동자가 핏빛으로 젖어 들며 나른한 포식자의 비틀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척살단이라니, 본회 늙은이들도 제법 수틀린 모양이지?"카엘의 나른하게 갈라진 음성이 엘리자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소년 특유의 가늘고 매끈한 손가락이 엘리자의 손등을 지그시 누르며, 손가락 마디 사이에 얽혀 있던 주술 사슬의 금속 고리를 가볍게 털어냈다.철컥, 차랑—.차가운 은빛 사슬이 대리석 바닥을 긁으며 차가운 소리를 냈다. 카엘은 소리 없이 비웃으며 엘리자의 턱 끝을 살짝 잡아 올려, 입술이 스칠 듯한 거리를 만들었다."어쩌지, 엘리자. 네 사냥개가 본회 놈들의 목을 따버리면… 귀족들이 날 더 경계할 텐데.""상관없다."엘리자가 차가운 쿨톤의 목소리로 단칼에 끊어냈다.그녀의 서늘한 손가락이 카엘의 매끈한 턱선을 따라 내려가, 방금 전 자신이 송곳니를 박아 넣었던 소년의 목덜미 상처를 살포시 짓눌렀다. 은은하게 남아 있던 늑대의 피 체온이 엘리자의 손끝을 타고 온몸으로 번지자, 그녀의 붉은 동공이 순간 잔물결처럼 흔들렸다."네가 찢발겨 놓은 시체 위에서, 내가 가문의 완벽한 가주로서 깃발을 꽂을 테니까.""하여간, 오만하기 짝이 없어."카엘이 비틀린 실소를 터뜨리며 허리를 숙였다.소년의 매끈한 입술이 엘리자의 차가운 목덜미와 쇄골 경계에 바짝 내리눌렸다. 찌릿하게 타고 내리는 더운 숨결에 엘리자의 긴 속눈썹이 바르르 떨렸다. 카엘은 그녀의 살결을 입술로 스치듯 어루만지며 낮게 속삭였다."좋아. 척살단이든 뭐든 내 손으로 뼈를 마디마디 꺾어주지."카엘이 고개를 들고, 엘리자의 부어오른 아랫입술을 제 손가락
Last Updated : 2026-09-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