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끝을 타고 스며드는 피 향기는 지독할 정도로 달콤했다.카엘은 엘리자의 아랫입술을 집요하게 삼키면서도, 이전처럼 단순히 조롱하거나 짓누르지 않았다. 소년의 손가락이 엘리자의 창백한 뺨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는 감촉에는, 이 오만한 영애를 잃고 싶지 않다는 은밀하고도 절박한 온기가 섞여 있었다."하아… 카엘…."엘리자의 손가락이 소년의 매끈한 어깨를 감싸 안았다. 밀쳐내려는 거부가 아니었다. 소년의 가슴팍에서 느껴지는 맹렬한 심장 박동에 맞춰, 자신의 오만한 마음마저 완벽하게 솔직해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수용이었다.카엘이 입술을 아주 살짝 떼어내며 엘리자의 붉은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앳된 미소년의 표정 뒤로 숨겨졌던 소년의 진심이 낮게 갈라진 음성으로 흘러나왔다."저주 때문이라고 말하지 마, 엘리자."카엘 특유의 가늘고 매끈한 손가락이 엘리자의 긴 손가락 마디 사이를 부드럽고도 깊게 파고들어 깍지를 껴왔다. 강압적인 통제가 아닌, 서로의 체온을 온전히 나누려는 포개어짐이었다."네가 진짜 필요로 하는 건 내 피 따위가 아니라… 내 체온이고, 나라는 존재잖아."엘리자의 긴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동안 '가주'라는 오만한 껍데기 뒤에 숨겨두었던 외로움과 갈증을 이 소년이 완벽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다. 엘리자는 차가운 손끝으로 카엘의 피 묻은 뺨을 살포시 쓸어 올리며, 시크하지만 옅은 온기가 담긴 목소리로 응수했다."알면서 묻는 건가, 오만한 사냥개.""알아 들었으면… 날 더 꽉 안아."카엘이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엘리자의 목덜미와 쇄골 경계에 제 이마를 턱 얹었다. 소년의 얇은 셔츠 너머로 느껴지는 더운 체온이 엘리자의 전신을 온화하게 감쌌다. 두 사람은 포로와 주인의 주종 관계를 완벽히 넘어선, 서로에게 유일한 구원이자 안식처가 되어가고 있었다.똑, 똑—.그때, 저택 외부 결계를 담당하던 가문의 상급 기사단장의 급박한 목소리가 문밖에서 퍼져나왔다."가주 님! 척살단 본진은 소탕했으나… 본회 수장 집행관이 직접 '사냥개의 각인'을
Last Updated : 2026-09-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