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엘…!"엘리자의 서늘했던 목소리가 미세하게 깨졌다.자신의 뺨 위로 튄 카엘의 피는 지나치게 뜨거웠다. 앳된 소년의 어깨를 꿰뚫은 은장도에서 붉은 피가 울컥 쏟아졌지만, 카엘은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광전사처럼 비틀린 실소를 지을 뿐이었다."어딜 보고 있어, 이 여자야."카엘의 나른하면서도 핏발 선 음성이 엘리자의 귓가를 찢었다.소년은 어깨에 박힌 은장도를 제 손으로 직접 쥐어 잡더니, 통증에 눈 하나 찌푸리지 않고 그대로 끌어 뽑아냈다.스윽, 콰직!살점이 터져 나가며 피가 공중으로 터졌지만, 카엘은 그 은장도를 거꾸로 쥐고 마르쿠스의 목덜미를 대리석 바닥에 사정없이 내리꽂았다.쿠웅—!"크아악!"가문의 최고 권력자였던 마르쿠스 백작의 비명이 연회장을 울렸다. 앳되고 청초한 미소년의 외껍데기 뒤에 감춰진 늑대인간 왕가의 압도적인 야성이 마르쿠스를 완벽히 짓밟고 있었다.카엘은 피투성이가 된 뺨을 손등으로 문지르며, 아래에서 헐떡이는 마르쿠스를 내려다보았다. 소년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핏빛으로 젖어 들어갔다."네놈이 친 그 더러운 은장도… 내 뼈에는 이빨도 안 들어간다고 전해두지."카엘이 피 칠갑이 된 은장도를 백작의 턱 밑에 바짝 들이대며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자, 이제 주인님이 널 어떻게 요리할지 감상해 볼까."카엘의 시선이 뒤에 서 있는 엘리자에게로 향했다.엘리자의 실버 화이트 머리칼이 차가운 붉은 마력을 내뿜으며 산만하게 흩날렸다. 카엘의 피가 자신을 구원했다는 감각, 그리고 소년의 피 향기가 코끝을 강렬하게 찌르자 엘리자의 붉은 동공이 완벽한 포식자의 그것으로 번뜩였다."수고했다, 카엘."엘리자가 차가운 쿨톤의 손길로 카엘의 어깨를 지나쳐, 마르쿠스 백작의 머리채를 잡아 올렸다.오만하고 서늘한 가주의 기위. 엘리자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마력 송곳이 마르쿠스의 마력 단전을 그대로 꿰뚫었다.콰지직!"아악! 내, 내 마력이…!""가문의 법에 따라 당신의 모든 권한과 마력을 몰수합니다, 백작."엘리자의 서늘한
Last Updated : 2026-09-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