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달빛의 구원:너의 피는 달콤해서: Chapter 21 - Chapter 30

63 Chapters

21화: 피로 물든 복도

콰아앙—!산산조각 난 거대한 목재 문틀 너머로 붉은 마력의 잔향이 흉흉하게 피어올랐다.파편과 흙먼지가 자욱하게 깔린 복도에 마르쿠스 백작의 정예 집행대원 스무여 명이 이미 장검을 뽑아 든 채 진을 치고 있었다. 그들의 검 끝에는 순혈 뱀파이어의 살점을 태워버리는 특수 주술 문양이 서늘한 푸른빛을 내뿜으며 번뜩였다."치기 어린 발악을 하는구나, 엘리자 영애."집행대장인 늙은 뱀파이어가 검을 쳐들며 차갑게 쏘아붙였다."마르쿠스 백작님의 결계 안이다. 마력을 회복했다 한들, 저 천한 늑대 포로 놈과 함께 살아나갈 수 있을 것 같으냐!"그러나 엘리자의 서늘한 쿨톤 피부 위로 번진 것은 공포가 아닌, 잔혹할 정도로 매혹적인 실소였다.그녀의 붉은 눈동자는 카엘의 피를 마신 직후라 짙다 못해 어둠 속에서 핏빛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카엘의 피가 선사한 폭발적인 마력이 혈관을 타고 흐를 때마다, 뇌리를 자극하는 지독한 쾌락과 오만함이 그녀의 온몸을 지배했다."천한 늑대 포로라…."엘리자가 가볍게 턱을 들며 손끝을 살짝 튕겼다."내 사냥개의 이빨이 얼마나 사나운지, 네놈들의 목덜미로 직접 확인해 보거라."그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엘리자의 옆에 서 있던 카엘이 전력으로 바닥을 차고 튀어 나갔다.콰창—!대리석 바닥재가 소년의 폭발적인 악력에 깨져나가며 굉음을 냈다.앳되고 선이 예쁜 미소년의 외형. 헝클어진 검은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카엘의 투명한 눈동자는 이미 이성을 잃은 야생 늑대의 그것이었다. 소년의 목에 채워진 굵은 쇠사슬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공기를 찢는 마찰음을 냈다."이, 미친 놈이…!"가장 앞에 서 있던 집행대원이 당황하여 주술검을 휘둘렀다. 날카로운 검봉이 카엘의 어깨선과 얇은 옷가지를 깊게 베고 지나갔다. 뜨거운 붉은 피가 허공으로 솟구쳤다.하지만 카엘은 눈 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오히려 베인 상처에서 터져 나온 통증이 소년의 본능을 자극하자, 카엘의 비틀린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잔혹하게 말려 올라갔다."느려."카엘의 나른하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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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핏빛 궤적과 마비

25만 자 장편 호흡에 맞춰, 혈흔의 질감과 피부에 닿는 온기, 그리고 서로를 향한 본능적인 갈증을 훨씬 극렬하고 미시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마르쿠스 백작의 본진인 대연회장 직전의 긴장감을 다룬 22화 원고입니다.[22화: 핏빛 궤적과 마비]대리석 바닥을 따라 흘러나온 피가 엘리자의 드레스 자락을 붉게 적셨다.복도 끝에는 이미 십여 명의 기사들이 짓이겨진 채 널브러져 있었다. 공기 중에는 잘려 나간 살점의 비린내와 사슬 주술이 내뿜는 쇠 냄새가 뒤엉켜 숨이 턱 막힐 만큼 짙게 진동했다."하아… 하."카엘이 바닥에 웅크린 기사의 어깨를 발로 짓밟으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앳되고 선이 얇은 미소년의 청초한 얼굴. 하지만 헝클어진 검은 머리칼 사이로 흐르는 붉은 피가 소년의 매끈한 뺨을 타고 내려가 턱 끝에 위태롭게 맺혀 있었다. 얇은 셔츠는 이미 기사들의 피와 카엘 자신의 땀으로 흠뻑 젖어, 소년의 마른 근육 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카엘은 피에 젖은 손가락으로 젖은 머리칼을 거칠게 뒤로 쓸어 넘겼다.깊고 투명했던 소년의 동공은 살육의 열기와 늑대의 야성으로 아득하게 물들어 있었다. 카엘은 고개를 돌려, 복도 중앙에 서 있는 엘리자를 내려다보았다.엘리자의 자태는 잔혹할 정도로 아름다웠다.카엘의 피를 집어삼킨 덕에 핏빛으로 강렬하게 물든 붉은 눈동자, 그리고 차가운 쿨톤의 창백한 피부 위로 번진 뜨거운 온기. 그녀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마력이 복도의 촛불들을 기괴하게 흔들고 있었다.엘리자는 천천히 다가와 카엘의 앞에 섰다.그녀의 서늘한 손가락이 카엘의 턱 끝에 맺혀 있던 핏방울을 쓸어 올렸다. 뱀파이어 특유의 차가운 지문이 소년의 뜨거운 살점에 닿는 순간, 카엘의 척추를 타고 소름 돋는 전율이 찌릿하게 내리꽂혔다."피가 부족해, 엘리자."카엘의 낮고 갈라진 음성이 엘리자의 귓가를 간지럽혔다.소년은 엘리자의 손가락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엘리자의 손목을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강하게 쥐어잡고, 그 손가락을 제 아랫입술 사이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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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대연회장의 거울

대연회장의 문이 열리자, 수십 쌍의 붉은 눈동자가 일제히 엘리자와 카엘을 향했다.샹들리에의 화려한 빛 아래, 가문의 순혈 귀족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다. 그들의 시선은 엘리자의 도도한 자태를 지나, 그녀의 바로 한 걸음 뒤에 서 있는 카엘에게로 향했다. 앳되고 청초한 미소년의 얼굴, 하지만 얇은 셔츠 사이로 느껴지는 늑대 특유의 기위와 목에 채워진 주술 사슬.귀족들 사이에서 낮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번져나갔다."엘리자 영애."상석에 앉아 있던 집행위원장 마르쿠스 백작이 서늘하게 잔을 내려놓았다. 그의 곁에서 숙부 빅토르는 쥐새끼처럼 눈치를 보며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영영 결계 속에 갇혀 숨어있을 줄 알았더니, 발로 직접 걸어 들어올 줄은 몰랐군. 게다가… 가문의 수치인 저 늑대 포로를 여전히 곁에 두고서 말이야."마르쿠스의 비아냥에도 엘리자의 창백한 얼굴에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녀석이 친 결계를 역으로 이용해, 가문 귀족들이 전부 모인 이 자리를 판 뒤집기의 무대로 삼기로 한 것은 엘리자의 계산이었다."수치라니요, 백작."엘리자가 차가운 쿨톤의 목솟림으로 연회장 전체를 짓눌렀다."제 발치에 묶인 이 아이가 어젯밤 숙부님께서 보낸 암살자들의 목을 전부 꺾어놓았습니다. 가문의 규율을 수호한다는 집행위원회가 쥐새끼 같은 사멸 공작을 방관하는 동안 말입니다."귀족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숙부 빅토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저, 저년이 모함을…!""모함?"그때, 엘리자의 뒤에 사묵하게 서 있던 카엘이 낮게 코웃음을 쳤다.카엘은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투명하고 깊은 눈동자를 번뜩이며 앞으로 한 걸음 내딛었다. 소년의 목에 채워진 쇠사슬이 대리석 바닥을 긁으며 차가운 금속음을 냈다."늙은 뱀 놈이 혓바닥이 길군."카엘이 시크하게 응수하며 마르쿠스와 빅토르를 꿰뚫어 보았다."어젯밤 내 손에 목이 꺾인 자객들의 옷 안쪽에, 집행위원회의 은빛 인장이 찍힌 은장도가 들어있었지. 증거를 보여줄까, 늙은이?"카엘이 품 안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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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판을 엎는 이빨

바닥에 떨어진 은장도가 연회장의 정적을 날카롭게 갈랐다.순혈 귀족들의 붉은 동공이 일제히 요동쳤다. 은장도 자루에 뚜렷하게 각인된 집행위원회의 인장. 이는 마르쿠스 백작이 방관자를 자처하면서 뒤로는 숙부 빅토르와 손잡고 가주의 유일한 혈육을 도살하려 했다는 불쾌한 진실을 증명하고 있었다."이, 이건 모함이다! 천한 늑대 포로 놈이 어디서 인장을 위조해…!"빅토르가 발악하며 소리쳤지만, 마르쿠스 백작의 서늘해진 얼굴은 이미 수세에 몰렸음을 인정하고 있었다. 마르쿠스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눈가 주름 사이로 기괴하고도 잔혹한 마력이 번져나갔다."엘리자 영애."마르쿠스의 음성이 대연회장 공기를 무겁게 짓눌렀다."가문의 정통성을 운운하기엔 자네의 핏줄 역시 저주로 썩어 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저 천한 늑대 포로의 피에 의존해 목숨을 연명하는 주제에, 나를 가문의 법으로 심판하겠다고?"마르쿠스가 손가락을 튕기자, 연회장 외곽을 둘러싸고 있던 푸른 결계의 파동이 기괴한 검은빛으로 변했다. 백작이 엘리자의 마력을 직접적으로 옥죄기 위해 준비해 둔 '혈맥 봉쇄 주술'이었다."큭…!"엘리자의 창백한 이마에 핏줄이 서며 다리가 휘청였다. 마력이 순간적으로 억제당하자, 혈관 속 저주의 통증이 다시금 장기를 비틀어왔다. 귀족들이 그 모습을 보며 동요하기 시작했다.그때였다.철컥!카엘이 목에 채워진 쇠사슬을 억지로 쥐어짜며 엘리자의 바로 앞을 막아섰다.앳되고 청초한 미소년의 얼굴 위로, 마르쿠스의 주술 따위는 비웃어 버리는 늑대 특유의 사나운 비틀린 실소가 번졌다. 카엘은 선이 얇은 몸으로 엘리자를 완벽히 가려 세운 채, 백작을 노려보았다."늙은 시체 놈이 오만하기 짝이 없군."카엘의 시크하고 나른한 음성이 침전된 연회장에 나지막하게 울려 퍼졌다."이 여자의 피가 썩었든, 저주에 걸렸든… 그걸 언급할 자격이 있는 건 이 여자를 묶어둔 나 하나뿐이야.""저 미친 포로 놈이…!""백작, 네가 짠 그 더러운 주술 판."카엘이 바닥에 나뒹굴던 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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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찢겨 나간 결계

콰창—!카엘이 휘두른 중검이 마르쿠스 백작의 검은 주술 파동을 산산조각 냈다. 연회장 바닥의 석재가 파편을 튀기며 사방으로 솟구쳤다.앳되고 청초한 미소년의 얼굴 위로 흩뿌려진 검은 주술의 잔흔. 카엘은 나른하게 숨을 내쉬며 중검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묵직한 무게감이 대리석을 뚫고 박혀 들어갔다."저, 저런 괴력이…!"귀족들이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마르쿠스 백작의 서늘한 얼굴에도 마침내 짙은 균열이 생겨났다.마르쿠스는 억지로 기세를 잡으려 손가락을 튕겼다."가문의 기사단, 뭐 하는 거냐! 당장 저 천한 짐승 놈과 반역자 엘리자를 잡아라!"그러나 연회장을 둘러싼 십여 명의 기사들은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카엘의 깊고 투명한 눈동자가 핏빛으로 번뜩이며 연회장 전체를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의 목에 채워진 쇠사슬이 사나운 소리를 내며 요동칠 때마다, 늑대인간 왕가의 압도적인 포식자다운 기위가 공기를 짓밟았다."움직여 봐."카엘이 시크하게 비웃으며 핏빛 달처럼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내 검 끝에 목덜미가 걸리는 첫 번째 놈부터… 사지를 깨끗하게 분리해 줄 테니까."그 찰나의 정적을 엘리자가 찌르고 들어왔다.카엘이 주술의 봉쇄를 강제로 찢어발긴 덕분에 엘리자의 혈관 속에 마력이 다시금 붉게 타올랐다. 엘리자는 드레스 자락을 휘날리며 오만하게 백작을 향해 한 걸음 내딛었다."백작. 당신의 주술이 찢겨 나갔으니, 이 결계의 주도권도 내게 넘어왔습니다."엘리자가 차가운 손을 허공에 뻗었다.쿠쿠쿠쿵—!연회장 외곽을 둘러싸고 있던 푸른 결계가 붉은빛으로 물들며 가문의 중앙 집행실과 통하는 모든 문을 제어하기 시작했다. 마르쿠스 백작이 엘리자를 가두기 위해 친 덫이, 완벽하게 백작과 숙부 빅토르를 옥죄는 감옥으로 탈바꿈한 순간이었다."이, 이게 무슨…!"숙부 빅토르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하얗게 질린 비명을 질렀다.엘리자는 서늘한 쿨한 눈빛으로 백작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읊조렸다."가문 고법 제12조. 가주를 위협하고 외세와 결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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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피로 물든 단상

"죽여라! 당장 저년과 짐승 놈을 도살해!"마르쿠스 백작의 비명이 대연회장의 천장을 찢었다.이성을 잃은 백작이 가슴에서 검은 주술 부적을 꺼내 바닥에 내던진 순간, 마력으로 억눌려 있던 십여 명의 암살 기사들이 피비린내 나는 검기를 내뿜으며 쇄도했다. 공기 자체가 찢어지는 듯한 살기가 전신을 죄어왔다."엘리자!"카엘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시퍼런 야성으로 뒤덮였다.앳되고 선이 얇은 미소년의 형태를 하고 있었지만, 전력으로 튀어 나가는 소년의 속도는 음속에 가까웠다. 카엘은 바닥에 박혀 있던 중검을 뽑아 올려 가장 먼저 엘리자의 목을 노리고 들이닥친 기사의 검을 쳐냈다.콰아앙—!쇠와 쇠가 부딪치며 불꽃이 번쩍였다. 카엘의 목에 채워진 주술 사슬이 살점을 태우며 새하얀 연기를 피워 올렸지만, 소년은 이빨을 드러낸 채 비틀린 실소를 지었다."어디다 칼을 대려고."카엘이 중검을 회전시키며 기사의 가슴을 가볍게 꿰뚫었다. 뜨거운 피가 사방으로 흩뿌려지며 카엘의 뺨과 옷자락을 붉게 적셨다.그러나 쇄도하는 적의 수는 너무 많았다."뒤다, 카엘!"엘리자의 서늘한 경고와 함께 붉은 마력 폭풍이 카엘의 등 뒤를 노리던 자객 둘을 벽면으로 날려버렸다. 하지만 마르쿠스 백작이 노린 것은 카엘이 아닌, 마력을 극도로 소모한 엘리자 자신이었다."죽어라, 썩어빠진 가주의 유물!"마르쿠스가 품에서 꺼낸 은장도를 들고 그림자처럼 엘리자의 사각지대로 침투했다.뱀파이어의 심장을 단숨에 도려내는 특수 은장도. 엘리자의 붉은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마력이 닿지 않는 순간, 서늘한 죽음의 감각이 턱밑까지 육박했다.쉭—!"이 여자한테 손대지 말라고 했을 텐데."콰직!살점이 찢겨 나가는 기분 나쁜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엘리자의 눈앞에 들이닥친 것은 마르쿠스의 은장도가 아닌, 자신의 몸으로 은장도를 꿰뚫린 카엘의 한쪽 어깨였다."카엘…!"엘리자의 서늘했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앳된 소년의 얇은 셔츠 너머로 붉은 피가 울컥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카엘은 신음조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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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핏빛 맹약의 처단

"카엘…!"엘리자의 서늘했던 목소리가 미세하게 깨졌다.자신의 뺨 위로 튄 카엘의 피는 지나치게 뜨거웠다. 앳된 소년의 어깨를 꿰뚫은 은장도에서 붉은 피가 울컥 쏟아졌지만, 카엘은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광전사처럼 비틀린 실소를 지을 뿐이었다."어딜 보고 있어, 이 여자야."카엘의 나른하면서도 핏발 선 음성이 엘리자의 귓가를 찢었다.소년은 어깨에 박힌 은장도를 제 손으로 직접 쥐어 잡더니, 통증에 눈 하나 찌푸리지 않고 그대로 끌어 뽑아냈다.스윽, 콰직!살점이 터져 나가며 피가 공중으로 터졌지만, 카엘은 그 은장도를 거꾸로 쥐고 마르쿠스의 목덜미를 대리석 바닥에 사정없이 내리꽂았다.쿠웅—!"크아악!"가문의 최고 권력자였던 마르쿠스 백작의 비명이 연회장을 울렸다. 앳되고 청초한 미소년의 외껍데기 뒤에 감춰진 늑대인간 왕가의 압도적인 야성이 마르쿠스를 완벽히 짓밟고 있었다.카엘은 피투성이가 된 뺨을 손등으로 문지르며, 아래에서 헐떡이는 마르쿠스를 내려다보았다. 소년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핏빛으로 젖어 들어갔다."네놈이 친 그 더러운 은장도… 내 뼈에는 이빨도 안 들어간다고 전해두지."카엘이 피 칠갑이 된 은장도를 백작의 턱 밑에 바짝 들이대며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자, 이제 주인님이 널 어떻게 요리할지 감상해 볼까."카엘의 시선이 뒤에 서 있는 엘리자에게로 향했다.엘리자의 실버 화이트 머리칼이 차가운 붉은 마력을 내뿜으며 산만하게 흩날렸다. 카엘의 피가 자신을 구원했다는 감각, 그리고 소년의 피 향기가 코끝을 강렬하게 찌르자 엘리자의 붉은 동공이 완벽한 포식자의 그것으로 번뜩였다."수고했다, 카엘."엘리자가 차가운 쿨톤의 손길로 카엘의 어깨를 지나쳐, 마르쿠스 백작의 머리채를 잡아 올렸다.오만하고 서늘한 가주의 기위. 엘리자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마력 송곳이 마르쿠스의 마력 단전을 그대로 꿰뚫었다.콰지직!"아악! 내, 내 마력이…!""가문의 법에 따라 당신의 모든 권한과 마력을 몰수합니다, 백작."엘리자의 서늘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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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붉은 정적과 열기

대연회장의 피비린내가 채 가시지 않은 침실.가문의 권력을 완벽히 되찾은 밤이었으나, 엘리자의 가슴속은 오히려 마르쿠스를 상대할 때보다 훨씬 거세게 요동치고 있었다.화장대 앞. 엘리자는 차가운 손끝으로 드레스 깃을 정돈하려 했지만,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저택의 정적을 깨고 다가오는 차가운 사슬 소리 때문이었다.철컥.카엘이 소리 없이 엘리자의 뒤로 걸어왔다.앳되고 선이 예쁜 미소년의 얼굴 위로 피는 깨끗이 씻겨 나갔지만, 방금 전 엘리자를 대신해 은장도에 찔렸던 어깨에는 하얀 붕대가 감겨 있었다. 늑대 특유의 더운 체온이 엘리자의 서늘한 등 뒤를 단숨에 집어삼켰다."피를 보니까 좋았어, 엘리자?"카엘의 나른하면서도 뼈 있는 음성이 여주의 귓가를 간지럽혔다.소년의 가녀린 손가락이 엘리자의 창백한 어깨를 살포시 눌렀다. 엘리자가 몸을 굳히자, 카엘은 기다렸다는 듯 허리를 숙여 엘리자의 귓바퀴에 제 입술을 바짝 다가대었다. 소년 특유의 은은하고 더운 숨결이 서늘한 여주의 피부에 닿자 찌릿한 전율이 퍼졌다."가문을 되찾고 귀족들을 무릎 꿇리니… 이제 사냥개는 필요 없어진 건가.""치워, 카엘."엘리자는 시크하게 목솟림을 깔며 소년의 손을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소년의 피를 집어삼킨 후부터 혈관 속에 아로새겨진 본능적인 갈증 탓에, 손끝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카엘이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소년은 엘리자의 손목을 낚아채 화장대 위로 짓눌렀다. 깍지를 끼듯 여주의 긴 손가락 마디 사이를 깊숙이 파고드는 강압적이고도 매혹적인 손길."거짓말."카엘의 깊고 투명한 눈동자가 아래에서 위로 엘리자의 붉은 눈동자를 노골적으로 집어삼켰다. 앳된 소년의 형태 뒤로 숨겨진 늑대 왕가의 치명적인 소유욕이 폭발하고 있었다."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잖아. 가문을 구해서가 아니라… 내가 네 곁에 있어서.""…오만하군.""오만한 건 너지."카엘이 고개를 끌어 올렸다. 두 사람의 숨결이 얽히다 못해 입술이 닿을 듯한 아찔한 거리가 되었다."마르쿠스의 칼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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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숨결의 굴레

카엘의 나른한 숨결이 엘리자의 귓가와 턱선을 거칠게 쓸어내렸다.화장대 위로 강제로 고정당한 엘리자의 손가락 마디 사이로, 소년의 길고 매끈한 손가락이 더욱 깊숙이 파고들었다. 손바닥을 통해 늑대 특유의 뜨거운 체온이 찌릿하게 전해질 때마다, 엘리자는 오한이 들듯 척추를 타고 내리꽂히는 전율에 아랫입술을 깨물었다."이 손… 안 치워?"엘리자가 붉은 눈동자를 번뜩이며 서늘하게 응수하려 했지만, 핏기를 잃어 옅게 떨리는 목소리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카엘은 코웃음을 쳤다. 앳되고 선이 예쁜 미소년의 표정 위로 나른하고 치명적인 집착이 번져나갔다."치우면,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카엘이 잡고 있던 엘리자의 손목을 제 가슴팍 위로 끌어당겼다.얇은 셔츠 너머로 늑대 왕가 특유의 미친 듯한 심장 박동과 델 듯한 온기가 엘리자의 손끝에 노골적으로 닿았다. 방금 전 마르쿠스의 은장도에 꿰뚫렸던 소년의 어깨에서는 여전히 옅은 피 향과 더운 숨결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방금 전까지 이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내 피를 마셨잖아."카엘의 나른하게 갈라진 목소리가 엘리자의 귓전을 간지럽혔다."네 입술에 묻었던 내 피 맛이 아직도 안 잊혀서… 날 이딴 식으로 노려보는 거잖아, 엘리자."카엘의 다른 한 손이 엘리자의 창백하고 긴 목덜미를 살포시 감싸 잡았다. 힘을 주어 옥죄는 것이 아니라, 마치 제 가장 소중한 전리품을 어루만지듯 느긋하고 감각적인 손길."하…."엘리자의 입에서 참지 못한 옅은 숨이 새어 나왔다.소년의 손가락이 닿은 부위마다 뱀파이어의 차가운 피부가 불에 데운 듯 뜨겁게 달아올랐다. 각인의 굴레. 이 미소년의 체온과 향기가 없으면 몸속 장기가 비틀려 죽어갈 것 같은 본능적인 갈증이 엘리자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다.카엘이 고개를 숙였다. 두 사람의 입술이 미세하게 스칠 만큼 가까워졌다.소년 특유의 청초함 뒤에 숨겨진 늑대의 포식자다운 실소가 엘리자의 입술 끝에 닿았다."네 저주를 푸는 열쇠가 나라고 생각하지 마."카엘의 긴 손가락이 엘리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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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각인의 이빨

목덜미에 닿아오는 카엘의 입술은 지독할 정도로 뜨거웠다.뱀파이어 특유의 차가운 살결 위로 소년의 더운 숨결이 바짝 내리눌릴 때마다, 엘리자는 전신을 꿰뚫는 전율에 긴 속눈썹을 경련하듯 떨었다. 화장대에 고정된 깍지 낀 손가락에는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하아… 카엘."엘리자의 입술 사이로 서늘하고 옅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도도함과 오만함으로 무장했던 가주의 자태는 온데간데없이, 소년의 체온 하나에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다.카엘은 고개를 살짝 들어 엘리자의 붉은 눈동자를 똑바로 내려다보았다.앳되고 선이 예쁜 미소년의 얼굴 위로 흩어진 검은 머리칼. 하지만 그 깊고 투명했던 눈동자는 이제 오직 엘리자 한 사람만을 향한 핏빛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소년의 입꼬리가 비틀린 실소를 그려냈다."왜 그래, 내 예쁜 주인님."카엘의 낮고 갈라진 음성이 엘리자의 귓전을 간지럽혔다."늙은 뱀 놈들 앞에서는 나한테 온갖 오만한 명령을 내리더니… 둘만 남으니까 손끝 하나 제대로 못 움직이잖아.""손… 치우라고 했을 텐데.""거짓말."카엘이 긴 손가락으로 엘리자의 서늘한 턱을 틀어쥐며 제 쪽으로 당겼다.두 사람의 입술이 거의 닿을 듯한 아찔한 거리. 카엘은 여주의 창백한 아랫입술을 제 핏빛 입술로 은근히 스치며 나른하게 중얼거렸다."네 혈관 속에서 내 피가 더 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게 다 느껴지는데."카엘이 스스로 셔츠 깃을 노골적으로 끌어내렸다. 소년의 매끈하고 긴 목덜미 위로 방금 전 치료했던 늑대 왕가의 뜨거운 피부가 드러났다."마셔."카엘의 나른한 목솟림에 거부할 수 없는 구속력이 실려 있었다."네가 나한테 채운 쇠사슬 따위보다… 네 이빨이 내 목덜미를 뚫고 들어올 때가 훨씬 더 자극적이니까."엘리자는 더 이상 이성을 유지할 수 없었다. 소년의 피 향기가 코끝을 찌르는 순간, 저주의 본능이 그녀의 이성을 완벽히 뜯어발겼다.엘리자는 카엘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소년의 목덜미에 날카로운 송곳니를 깊숙이 박아 넣었다."아… 읏!"카엘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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