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퇴근 후 옷을 갈아입은 기태와 하랑은 동문회가 열리는 호텔 연회장에 도착했다. 기태는 단정한 셔츠에 재킷을 걸쳤고, 하랑은 연한 하늘색 원피스를 입었다. “오빠.” “응.” “나 이상하지 않아?” “예뻐.” “진짜?” “응.” 하랑은 안심한 듯 웃었다. 기태가 손을 내밀자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끼웠다. 연회장 안으로 들어서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야! 한기태!” “기태야! 여기!” 대학 동창들이 손을 흔들었다. 기태도 가볍게 웃으며 다가갔다. “오랜만이다.” “얼굴 보기 힘들다, 너.” “바빴어.” “여전하네. 말 짧은 거.” 동창 하나가 하랑을 발견했다. “근데 옆에는 누구?” 기태가 하랑의 손을 잡은 채 대답했다. “여자친구. 대학 후배이기도 하고.” 하랑이 얼른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이하랑입니다.” “어? 우리 학교 후배야?” “네!” “이렇게 예쁜 후배가 있었다고?” 기태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내가 졸업한 후에 다녔겠지.” 동창들이 웃었다. “아, 그렇네. 너 졸업한 지가 언젠데.” “근데 여자친구 진짜 어려 보인다.” 하랑이 웃으며 대답했다. “저 스물네 살이에요.” “열 살 차이네?” “네!” “기태야, 너 능력 좋다.” 기태는 별다른 대답 없이 하랑의 손을 한번 고쳐 잡았다. 하랑은 주변을 둘러봤다. 오랜만에 보는 학교 이름. 익숙한 학과 이름. 그런데 이상하게 가슴이 조금 답답했다. 그때였다. 뒤쪽 테이블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야, 쟤 우리 학교 찐따였던 이하랑 아니야?” 하랑의 걸음이 멈췄다. “어? 맞네.” “와, 진짜 오랜만이다.” 여자 둘과 남자 하나가 하랑을 바라보고 있었다. “쟤 학교 다닐 때 진짜 이상했잖아.” “맞아. 실수만 하고 말도 엄청 많고.” “맨날 엉뚱한 소리 해서 거의 혼자였잖아.” 하랑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대기업 임원 딸인데도 진짜 허접했지.” “맞아. 조별 과제 할 때 애들이
Last Updated : 2026-10-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