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네 이름을 부르는 사이: Chapter 181 - Chapter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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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화. 모두 감사합니다!

퇴근 후. 디자인1팀과 2팀 다섯 사람은 회사 근처 고깃집에 모였다. 테이블에는 고기와 각종 반찬이 가득했다. 하랑은 기태 옆에 앉아 신이 난 얼굴로 잔을 들었다. “자아~!” 정훈이 고개를 들었다. “벌써 건배해요?” “네!” 하랑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여러분!” 로로가 웃었다. “왜, 이하랑.” “오늘은 제가 한 말씀 하겠습니다!” 민지가 박수를 쳤다. “좋아요!” 정훈도 장난스럽게 손뼉을 쳤다. “스타 디자이너 이하랑 씨!” 하랑은 가슴을 쭉 폈다. “우선!” 잠깐 말을 멈췄다. 그리고 활짝 웃었다. “모두 감사합니다~!” 로로가 웃었다. “벌써 끝이야?” “아니요!” 하랑은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 “제가 처음 디자인할 때부터 도와주신 한 주임님!” 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맨날 질문해도 대답해 주셔서 감사해요!” “질문이 좀 많기는 했죠.” “치!” 민지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랑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민지 주임님!” “네!” “제가 속상할 때마다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민지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하랑 씨가 잘한 거죠.” “아니에요!” 하랑은 이번에는 로로를 바라봤다. “로로 팀장님!” “응.” “저 많이 알려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로로가 웃었다. “앞으로도 잘해.” “네!” 마지막으로 하랑은 기태를 돌아봤다. “그리고…….”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 하랑은 환하게 웃었다. “우리 한기태 팀장님!” 정훈이 웃음을 삼켰다. 로로의 입꼬리도 올라갔다. 하랑은 두 손으로 잔을 꼭 잡았다. “제가 실수도 많이 하고 질문도 엄청 많이 하는데.” 기태가 짧게 대답했다. “알고 있습니다.” “끝까지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태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본인이 잘한 겁니다.” 하랑이 고개를 저었다. “다 같이 잘한 거예요!” 잠깐의 침묵. 로로가 먼저 잔을 들었다. “맞아. 다 같이 고생했지.” 민지도 웃으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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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화. 새로운 상무님

다음 날 오전. 디자인실은 평소처럼 업무가 한창이었다. 기태는 생산 일정표를 검토하고 있었고, 로로는 1팀의 신규 디자인 자료를 확인하고 있었다. 하랑은 모니터 앞에서 스케치를 하고 있었다. “음음~.” 작게 흥얼거리며 선을 그었다. 그때 디자인실 문이 열렸다. “잠깐 시간 괜찮습니까?” 무혁이었다. 기태와 로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전무님.” “네. 잠깐 소개할 분이 있어서요.” 무혁의 뒤로 한 여자가 들어왔다. 짧은 검은 커트머리. 날카롭고 차가운 인상. 단정한 검은색 정장에 흰 셔츠를 입은 여자였다. 키가 큰 편이었고 자세가 곧았다. 표정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하랑은 무심코 연필을 내려놓았다. ‘……무섭다.’ 무혁이 입을 열었다. “이번에 새로 부임하신 차서경 상무입니다.” 여자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차서경입니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이번에 상무로 임명됐습니다.” 서경은 직원들을 천천히 둘러봤다. 그러다 하랑에게 시선이 잠깐 머물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는 듯한 시선이었다. 하랑은 저도 모르게 등을 곧게 폈다. 서경은 아무 말 없이 시선을 옮겼다. “한기태 팀장님.” 기태가 고개를 숙였다. “네. 디자인2팀 한기태입니다.” “한로로 팀장님.” 로로도 인사했다. “디자인1팀 한로로입니다.” 서경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기태가 대답했다. “저희도 잘 부탁드립니다.” 로로도 고개를 끄덕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상무님.” 서경은 짧게 고개를 숙였다. 무혁이 덧붙였다. “차 상무는 앞으로 디자인과 생산 관련 업무도 함께 살펴볼 예정입니다.” 서경이 입을 열었다. “기존 업무 방식은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직원들이 조용히 들었다. “필요한 부분은 검토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짧고 분명한 설명이었다. 불필요한 말은 없었다. 정훈이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민지도 인사했다. “잘 부탁드립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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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화. 아빠 아니고 전무님입니다

점심시간. 디자인1팀과 2팀 직원들은 함께 식사하러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랑은 가방을 챙기며 기태를 올려다봤다. “오빠.” “응.” “오늘 뭐 먹어?” “뭐 먹고 싶은데.” “음…….” 하랑은 잠깐 고민했다. “돈가스?” 정훈이 옆에서 웃었다. “또 남길 거면서요.” 하랑이 입술을 삐죽였다. “오늘은 다 먹을 수도 있거든요.” “그 말 지난번에도 했어요.” “한 주임님!” 로로가 웃으며 가방을 들었다. “일단 나가자. 내려가면서 정해.” “네!” 다섯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하랑은 기태 옆에 바짝 붙어 서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로비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걸어 나왔다. “오늘 날씨 좋다!” 민지가 웃었다. “그러게요.” 그때였다. 로비 반대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럼 식사하면서 이야기하시죠.” 무혁이었다. 옆에는 새로 부임한 차서경 상무가 함께 있었다. 두 사람 역시 점심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가는 중이었다. 하랑의 얼굴이 환해졌다. “어!” 기태가 고개를 돌렸다. 하랑은 이미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빠!” 무혁이 돌아봤다. “하랑아.” 그런데 바로 옆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이하랑 씨.” 하랑의 시선이 움직였다. 서경이었다. “네?” 서경은 표정 변화 없이 하랑을 바라봤다. “아빠가 아니고 전무님입니다.” 순간 하랑의 눈이 동그래졌다. “……네?” 서경이 차분하게 말했다. “정정해서 다시 말씀하세요.” 주변이 조용해졌다. 하랑은 서경을 바라봤다. 서경은 말을 이었다. “점심시간도 업무시간입니다.” 하랑의 입술이 조금 벌어졌다. “아…….” 무혁이 옆에서 입을 열었다. “차 상무.” 서경이 돌아봤다. “네, 전무님.” “하랑이가 저를 보고 반가워서 그런 것 같은데요.” “알고 있습니다.” 서경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다만 회사 안에서는 직급에 맞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무혁은 잠시 서경을 바라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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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화. 그래도 싫어요!

오후 세 시. 디자인실에는 키보드 소리와 종이 넘기는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하랑은 새로운 디자인 스케치에 집중하고 있었다. 입술이 조금씩 앞으로 나왔다. “음…….” 선을 하나 그었다. 지웠다. 다시 그렸다. 그때 디자인실 문이 열렸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차서경이었다. 직원들이 고개를 들었다. 서경은 양손에 든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차서경입니다.” 로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무님, 무슨 일이십니까?” “간식 좀 가져왔습니다.” 서경은 쇼핑백에서 음료와 작은 디저트 상자들을 꺼냈다. “오후 업무가 길어질 것 같아서요.” 정훈이 얼른 다가왔다. “감사합니다, 상무님.” 민지도 인사했다. “잘 먹겠습니다.” 서경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드시면서 하세요.” 하랑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네?” 서경의 시선이 향했다. “왜요?” 하랑은 손을 들었다. “상무님!” “말씀하세요.” “먹고 하면 안 돼요?” 순간 정훈의 손이 멈췄다. 민지가 하랑을 돌아봤다. 로로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서경은 하랑을 잠시 바라봤다.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입과 손이 같은 곳에 있나요?” “……네?” “먹으면서도 할 수 있잖습니까.” 하랑이 눈을 깜빡였다. 서경은 담담하게 덧붙였다. “물론 손이 필요한 작업은 잠깐 멈추셔도 됩니다.” “아…….” 하랑은 입을 다물었다. 서경은 다른 직원들을 바라봤다. “부족하면 말씀하세요.” 기태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상무님.” “네.” 서경은 짧게 인사하고 디자인실을 나갔다. 문이 닫혔다. 잠깐의 정적. 하랑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 정훈이 먼저 웃음을 참았다. “왜요?” 하랑은 입술을 삐죽였다. “진짜 마음에 안 들어.” 민지가 웃었다. “또요?” “네!” 하랑은 문 쪽을 가리켰다. “먹고 하면 안 되냐고 물었잖아요.” 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죠.” “근데 입이랑 손이 같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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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화. 주임 몇 년 차죠?

며칠 후. 세화주얼리 대회의실. 긴 회의 테이블 중앙에는 차서경 상무가 앉아 있었다. 왼쪽에는 디자인1팀 한로로 팀장과 서민지 주임. 오른쪽에는 디자인2팀 한기태 팀장과 한정훈 주임, 신입사원 이하랑이 자리했다. 서경은 앞에 놓인 자료를 한 장 넘겼다. “시작하겠습니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이번 디자인은 1팀과 2팀의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서경이 화면을 켰다. LUMÉ 신규 컬렉션 기획안이 나타났다. “현재 기획 방향은 웨딩 커플 주얼리입니다.” 하랑의 눈이 반짝였다. ‘웨딩?’ 서경은 화면을 가리켰다. “다만 기존 웨딩 시장과 차별성이 부족합니다.” 로로가 자료를 확인했다. 서경은 양쪽을 천천히 둘러봤다. “웨딩 커플 말고 다른 콘셉트 있나요?” 잠깐의 침묵. “의견 제시하세요.” 정훈이 먼저 손을 들었다. “상무님.” 서경의 시선이 향했다. “말씀하세요.” “커플이라는 범위를 조금 넓혀보면 어떨까 합니다.” “구체적으로요.” 정훈은 준비한 자료를 펼쳤다. “연인이나 부부뿐 아니라 서로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겁니다.” 서경은 말없이 들었다. “예를 들면 가족, 친구, 동료처럼요.” 그때 서경이 입을 열었다. “한정훈 주임.” “네.” “주임 몇 년 차죠?” 정훈이 잠깐 멈칫했다. “현재 주임으로 근무한 지 3년 차입니다.” 서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계속하세요.” 정훈이 눈을 깜빡였다. “……네?” “설명 계속하시라고요.” “아, 네.” 정훈은 다시 자료를 봤다. “같은 디자인을 두 사람이 나눠 착용하는 방식보다는,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서도 하나의 컬렉션으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서경이 물었다. “차별점은요?” “구매자가 관계에 따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디자인 자체의 차별점은 부족하네요.” 정훈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서경은 담담하게 덧붙였다. “콘셉트는 이해했습니다. 구체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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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화. 그래서 돈 더 받는 겁니다

회의실 안. 하랑은 마지막 선을 그은 뒤 스케치북을 서경 앞으로 밀었다. “이렇게요!” 서경은 말없이 스케치를 내려다봤다. 하나의 기본 모티프를 중심으로 장식의 개수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디자인이었다. 두 사람이 착용하면 커플 주얼리. 세 사람이 착용하면 가족 주얼리. 각자 다른 형태로 만들어도 공통된 디자인 요소가 남는 구조였다. “기본 디자인은 같지만요.” 하랑이 설명을 이어갔다. “착용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만들 수 있어요.” 서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스케치북을 한 장 넘겼다. 그리고 다시 앞장을 봤다. 톡. 톡.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하랑의 눈이 조금씩 커졌다. ‘……왜 아무 말씀 안 하시지?’ 정훈도 서경의 표정을 살폈다. 로로는 팔짱을 낀 채 기다렸다. 기태는 하랑의 스케치를 한번 보고 서경에게 시선을 돌렸다. 톡. 톡. 서경의 손가락이 멈췄다. “좋습니다.” 하랑의 얼굴이 밝아졌다. “진짜요?” 서경은 스케치북을 내려놓았다. “다만 연결 방식은 다시 검토해야겠네요.” “아!” “장식 개수가 늘어나면 무게와 착용감이 달라집니다.” 하랑은 얼른 메모했다. “네!” “제작 단가도 확인하시고요.” “알겠습니다!” 서경은 다른 직원들의 자료도 차례대로 살폈다. 그리고 펜을 내려놓았다. “1팀, 2팀 공동 프로젝트 해제하겠습니다.” 순간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정훈이 고개를 들었다. “네?” 민지도 놀란 얼굴이었다. 로로가 물었다. “공동 프로젝트를 해제하신다고요?” “네.” 서경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각자 제안한 콘셉트가 서로 다릅니다.” 자료를 한 장 넘겼다. “굳이 하나로 묶을 필요가 없겠네요.” 기태가 물었다. “개별 프로젝트로 전환하신다는 뜻입니까?” “맞습니다.” 서경은 직원들을 둘러봤다. “오늘 제안한 콘셉트는 모두 진행하겠습니다.” 하랑의 눈이 동그래졌다. “전부요?” “네.” “다섯 개 다요?” “그렇습니다.” 하랑이 입을 벌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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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화. 중간물이 흐려지면

회의실 문이 닫혔다. 차서경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자료를 천천히 넘겼다. 기태와 로로도 조용히 기다렸다. 톡. 톡. 서경의 손가락이 테이블을 두드렸다. 그러다 움직임이 멈췄다. “한정훈 주임.”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 “네.” “3년 차 주임인 이유가 뭡니까?” 기태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서경은 자료를 내려놓았다.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기태의 대답은 짧았다. “업무 능력은 우수합니다.” “그렇습니까.” 서경은 다른 서류를 펼쳤다. “인사카드 확인 시 특별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로로도 고개를 끄덕였다. 서경이 말을 이었다. “근태 양호. 징계 이력 없고, 업무평가도 좋습니다.” 잠깐의 침묵. “팀 내에 문제가 있었습니까?” 기태가 고개를 저었다. “없습니다.” “협업 태도는요?” “좋습니다.” “책임감은?” “강합니다.” 서경은 기태를 바라봤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기태는 잠시 생각했다. “신입 교육을 맡고 있고, 생산팀과 일정 조율도 안정적으로 수행합니다.” “실무 판단은요?” “대리 업무를 맡겨도 문제없습니다.” 서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로로를 바라봤다. “한로로 팀장님 의견은요?” 로로가 대답했다. “저도 같습니다.” “이유는요?” “1팀과 협업할 때도 정확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미루지 않고 해결하려고 합니다.” 서경은 조용히 들었다. “업무 이해도도 높고요.” “그렇군요.” 서경은 펜으로 짧게 메모했다. “그럼 대리로 승진해도 문제가 없겠군요.” 기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서경은 서류를 다시 살폈다. “문제가 없는데 대리 승진 기회를 놓쳤다니.” 잠시 말을 멈췄다. “알 수 없군요.” 로로가 물었다. “인사평가에 문제가 있습니까?” “아직 확인 중입니다.” 서경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한정훈 주임은 정기 인사 시즌에 반영하기에는 시기가 너무 늦었습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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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화. 진짜 무서워, 상무님!

며칠 후. 세화주얼리 디자인실은 각자의 프로젝트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1팀과 2팀은 공동 프로젝트가 해제된 뒤 각자 제안했던 콘셉트를 구체화하는 중이었다. 하랑은 스케치북에 새로운 디자인을 그리고 있었다. “음…….” 입술이 조금씩 앞으로 나왔다. 정훈은 생산팀과 통화하며 일정을 확인하고 있었고, 민지는 시장조사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띠링. 사내 메신저에 알림이 떴다. [긴급 인사공고] 민지가 먼저 고개를 들었다. “어?” 로로가 물었다. “왜?” “인사공고가 올라왔어요.” 정훈이 통화를 마치고 모니터를 봤다. “지금요?” “네.” 하랑도 고개를 번쩍 들었다. “인사공고요?” 민지가 공지를 열었다. 그리고 눈이 커졌다. “……어머.” 로로가 다가왔다. “뭔데?” 민지는 화면을 가리켰다. “이거 보세요.” 화면에는 공식 인사발령 내용이 떠 있었다. [세화주얼리㈜ 특별 인사발령] 발령일: 금일부 1. 디자인2팀 한정훈 주임 → 대리 특별 승진 사유: 지속적인 우수 업무평가, 생산 일정 관리 능력, 부서 간 협업 성과 및 실무 책임 역량 인정. 정훈의 눈이 커졌다. “……네?” 하랑이 벌떡 일어났다. “어?!” 민지가 다시 확인했다. “한 주임님!” 정훈은 화면을 빤히 바라봤다. “저요?” 로로가 웃었다. “아니, 이제 한 대리네.” 하랑이 소리쳤다. “우와아!!” 정훈은 아직 믿기지 않는 얼굴이었다. “잠깐만요. 이거 진짜입니까?” 기태가 공지를 확인했다. “맞습니다.” 정훈이 기태를 봤다. “팀장님.” 기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축하합니다, 한 대리.” 정훈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감사합니다.” 하랑은 신이 나서 손뼉을 쳤다. “한 대리님!!” 정훈이 웃었다. “왜요?” “이제 대리님이에요!” “저도 봤습니다.” “우와! 멋있다!” 민지가 웃으며 말했다. “축하해요, 한 대리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민지가 공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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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화. 차 교관님?

점심시간. 디자인1팀과 2팀 직원들은 함께 식사하러 로비로 내려왔다. 하랑은 기태 옆에서 신나게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오빠, 오늘 뭐 먹을까?” “뭐 먹고 싶은데.” “돈가스!” 정훈이 웃었다. “또요?” 하랑이 돌아봤다. “한 대리님!” “네.” “승진하셨으니까 오늘 맛있는 거 사주셔야죠.” 정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알고 있습니다.” 로로가 웃었다. “한 대리, 오늘 지갑 조심해.” “이미 각오했습니다.” 그때였다. 로비 반대편에서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 “씨발!” 하랑의 걸음이 멈췄다. “어?” 오병철이었다. 직위 해제와 권고사직 통보를 받은 전 생산과장. 옆에는 전 인사과장 남기석이 서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개인 짐이 담긴 상자를 들고 있었다. 오병철은 얼굴이 잔뜩 붉어진 상태였다. “이 상무님은 안 그랬는데!” 남기석이 낮게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요.” 하지만 오병철은 멈추지 않았다. “또라이 하나가 들어와서는!” 주변 직원들이 고개를 돌렸다. 하랑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기태가 하랑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그냥 가자.” 그런데 오병철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그동안 아무 문제 없었잖아!” 남기석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만하라니까요.” “당신도 억울하지 않아?” “…….” “몇 년을 일했는데 이렇게 내보내?” 그 순간. 로비 안쪽에서 두 사람이 걸어 나왔다. 이무혁 전무. 그리고 차서경 상무였다. 무혁은 오병철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서경도 자연스럽게 멈췄다. 오병철은 두 사람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잠깐의 정적. 서경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병철 씨.”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방금 말씀하신 내용, 들었습니다.” 오병철의 표정이 굳었다. “……상무님.” 서경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전무님께서 두 분께 기회를 주신 겁니다.” 무혁이 서경을 바라봤다. 서경은 말을 이었다. “그 기회를 놓치신 거고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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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화. 그 차 교관님?

점심 식사를 마친 디자인팀 직원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하랑은 기태 옆에서 남은 아이스 초코라떼를 마시고 있었다. “오빠.” “응.” “오늘 고기 맛있었지?” “응.” “한 대리님 승진해서 좋겠다.” 정훈이 뒤에서 웃었다. “좋기는 한데 지갑이 가벼워졌네요.” 하랑이 돌아봤다. “그래도 대리님 됐잖아요!” “그렇죠.” “그럼 다음에도 사주세요!” 정훈이 한숨을 쉬었다. “그건 좀…….” 로로가 웃으며 디자인실 문을 열었다. 그때 민지가 휴대전화를 보다가 걸음을 멈췄다. “와!” 하랑이 고개를 들었다. “왜요?” 민지의 눈이 커졌다. “핫뉴스!” 정훈이 물었다. “무슨 뉴스요?” “차서경 상무님요!” 하랑의 움직임이 멈췄다. “……네?” 민지가 휴대전화를 들어 보였다. “장교 출신이래요!” 로로가 고개를 들었다. “군인이셨다고?” “네! 전역하시고 오신 거래요.” 하랑은 빨대를 입에서 뺐다. “진짜요?” “네!” 민지는 조금 전 들은 이야기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까 로비에서 상무님 알아본 분 있잖아요.” 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 교관님이라고 했던 분요?” “맞아요!” 민지는 목소리를 낮췄다. “군 생활할 때 엄청 유명하셨대요.” 하랑의 눈이 커졌다. “얼마나요?” “별명까지 있었대요.” 로로가 물었다. “무슨 별명?” 민지가 잠깐 뜸을 들였다. “흑표범.” 정적. 하랑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네?” “흑표범 교관.” 정훈이 웃었다. “별명부터 무서운데요?” 민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훈련할 때 목소리 한 번 안 높이고 사람들 긴장하게 만드셨대요.” 하랑은 기태의 팔을 붙잡았다. “오빠…….” 기태가 내려다봤다. “왜.” 하랑의 눈에 벌써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거봐요…….” 정훈이 웃음을 참았다. “뭘요?” “무섭잖아아…….” 로로가 웃었다. “야, 아직 아무 일도 안 했잖아.” “그래도요!” 하랑은 기태의 팔에 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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