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이 찾아왔다. 세화주얼리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랑이 처음 선보였던 LUMÉ 컬렉션은 꾸준히 판매됐고, 뒤이어 출시한 디자인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차서경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이하랑 씨.” “네!” “수정한 부분 설명하세요.” 처음에는 그 한마디에도 눈물이 고이던 하랑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여기 보시면요!” 하랑은 신이 나서 자료를 펼쳤다. “이 부분은 제가 다시 생각해봤는데요!” “말씀하세요.” “연결 구조를 바꾸면 더 편하지 않을까요?” 서경은 끝까지 설명을 들었다. “검토해보세요.” “네!” 물론 가끔 엉뚱한 질문도 했다. “상무님!” “네.” “상무님은 왜 안 웃으세요?” “웃을 일이 없어서요.” “그럼 제가 웃겨드릴까요?” “업무부터 하세요.” “네에.” 서경은 여전히 차가웠고, 하랑은 여전히 말이 많았다. 다만 하랑이 서경 앞에서 우는 일은 눈에 띄게 줄었다. 실수도 마찬가지였다. 커피포트에 물을 가득 채우거나 정수기 연속 출수를 누르는 일은 더 이상 없었다. 대신. “꺄!” 하랑이 의자 다리에 발을 걸었다.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 “하랑아.” 하랑은 책상을 붙잡고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안 넘어졌어!” 기태가 짧게 웃었다. “잘했네.” 하랑은 가슴을 쭉 폈다. “나 이제 조심하거든!” 정훈이 옆에서 중얼거렸다. “넘어지기 직전이었는데요.” “한 대리님!” 디자인실에는 여전히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이 흘렀다. 그리고 정기 인사발령이 발표됐다. [세화주얼리㈜ 정기 인사발령] 디자인1팀. 서민지 주임, 대리 승진. 디자인2팀. 이하랑 사원, 주임 승진. 하랑은 공지를 확인하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어?!” 정훈이 고개를 들었다. “왜요?” “저 주임이래요!” 로로가 웃었다. “축하해, 이하랑 주임.” 하랑의 눈이 커졌다. “진짜요?”
Last Updated : 2026-10-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