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네 이름을 부르는 사이: Chapter 201 - Chapter 210

244 Chapters

201화. 남자친구가 없는데 어떻게 결혼합니까?

한정식 코스 요리가 차례대로 나왔다. 하랑은 기태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작은 전을 한입 먹었다. 맛있었다. 그런데 바로 옆에 차서경이 있었다. 하랑은 젓가락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다시 들었다. 기태가 낮게 물었다. “왜.” “아니야…….” “먹어.” “응.” 하랑은 조심스럽게 음식을 집었다. 그때 맞은편에 앉아 있던 시우가 입을 열었다. “상무님!” 서경이 고개를 들었다. “네.” “질문 하나 해도 됩니까?” “말씀하세요.” 시우가 밝게 웃었다. “상무님 남자친구 있으십니까?” 순간 정훈의 젓가락이 멈췄다. 민지도 눈을 크게 떴다. 로로는 시우를 바라봤다. 기태는 조용히 물을 마셨다. 서경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아니요.” 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러시구나.” 그리고 곧바로 물었다. “그럼 결혼은 하셨습니까?” 정적. 서경이 시우를 바라봤다. “남자친구가 없는데 어떻게 결혼합니까?” 시우가 눈을 깜빡였다. “아!” 정훈이 고개를 숙였다. 민지는 입술을 깨물었다. 로로의 어깨가 조금 들썩였다. 서경은 아무렇지 않게 음식을 집었다. 시우가 다시 물었다. “그럼 결혼 생각은 있으세요?” “상대가 생기면 생각하겠습니다.” “어떤 남자 좋아하세요?” 서경은 잠시 시우를 바라봤다. “윤시우 씨.” “네!” “질문이 많군요.” 시우가 웃었다. “궁금해서요.” “그렇습니까.” 서경은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본인 일 잘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정훈이 고개를 들었다. “직업은 상관없으십니까?” “네.” 민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이도요?” “크게 상관없습니다.” 로로가 웃었다. “상무님, 생각보다 기준이 단순하시네요.” 서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복잡할 이유가 있습니까?” 로로는 입꼬리를 올렸다. “없죠.” 시우는 여전히 신이 나 있었다. “상무님, 군인이셨다면서요?” “네.” “장교셨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군대에서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

202화. 외가 쪽 사촌 아닙니까?

그로부터 며칠이 더 지났다. 디자인실에는 묘한 변화가 생겼다. 정확히 말하면 윤시우 때문이었다. “선배님!” “네?” “그거 제가 들어드릴게요.” 시우는 하랑이 샘플 상자를 들자마자 달려왔다. “아, 괜찮은데.” “무겁잖아요.” “고마워요!” 하랑이 환하게 웃었다. 시우의 귀가 빨개졌다. 그 모습을 기태가 보고 있었다. 잠시 후. “어!” 하랑이 의자 다리에 발이 걸려 휘청거렸다. 기태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 “선배님!” 시우가 먼저 하랑의 팔을 붙잡았다. “괜찮으세요?” “네!” 하랑은 활짝 웃었다. “시우 씨 덕분에 안 넘어졌어요!” “다행입니다.” 시우는 또 얼굴이 빨개졌다. 기태는 천천히 의자에 다시 앉았다. 마우스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딸깍. 딸깍딸깍. 로로가 고개를 들었다. 기태의 마우스 소리. 하랑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시우의 빨개진 얼굴. 로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야, 한기태.” “왜.” “마우스 부서지겠다.” “안 부서져.” “그래?” 로로는 시우를 한번 봤다. 그리고 작게 웃었다. “오늘 재미있는 일 생길 것 같은데.” 기태가 눈을 가늘게 떴다. “뭐가.” “그냥.” 로로는 다시 모니터를 봤다. 사실 디자인실에서 두 사람이 연애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기태와 하랑은 함께 출근했고, 점심시간에도 자연스럽게 붙어 다녔다. 회식 때 하랑이 기태를 오빠라고 부르는 것도 들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눈치채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 윤시우. 그리고 자기 후배가 왜 자꾸 얼굴을 붉히는지 모르는 이하랑. 그날 오후. 하랑은 새로운 디자인을 스케치하고 있었다. 입술이 앞으로 삐죽 나왔다. 시우가 다가왔다. “선배님.” “네?” “오늘 퇴근하고 시간 있으세요?” 하랑이 고개를 들었다. “왜요?” 시우는 잠깐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췄다. “저랑 저녁 드실래요?” 하랑의 눈이 반짝였다. “저녁이요?” “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

203화. 셋이 먹으려고 했는데?

복도 끝 작은 회의실. 기태가 문을 열었다. “들어와.” 하랑은 눈을 깜빡이며 안으로 들어갔다. “오빠.” “응.” “나 뭐 잘못했어?” 기태는 문을 닫고 하랑을 바라봤다. “윤시우 씨.” “응?” “오늘 저녁 먹자고 했지?” 하랑의 얼굴이 밝아졌다. “응!” 기태의 눈썹이 움직였다. “그래서?” “먹기로 했어.” “둘이?” 하랑은 고개를 갸웃했다. “응?” 기태가 짧게 숨을 내쉬었다. “시우 씨가 너한테 데이트 신청한 거야.” 하랑의 눈이 동그래졌다. “……데이트?” “응.” “저녁 먹자고 한 건데?” “그게 데이트 신청이었다고.” 하랑은 잠시 생각했다. 그러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닌데?” 기태가 눈을 감았다가 떴다. “하랑아.” “응.” “시우 씨 너 좋아해.” “네?!” 하랑의 입이 벌어졌다. “나를요?” “응.” “왜?” 기태가 하랑을 빤히 바라봤다. “그걸 나한테 물어?” “오빠는 알 줄 알았지.” 기태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랑은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그래서 자꾸 도와준 거야?” “그런 것 같아.” “아…….” 하랑은 잠깐 생각했다. “근데 나 남자친구 있는 거 모르셨나?” “몰랐대.” “진짜?” “응.” 하랑의 눈이 더 커졌다. “우와. 어떻게 모르지?” 기태가 하랑을 내려다봤다. “그러게.” “우리 맨날 같이 다니는데.” “응.” “오빠가 나 밥도 챙겨주고.” “응.” “손도 잡고.” “응.” 하랑은 진지하게 고개를 갸웃했다. “시우 씨 눈치 없네.” 기태는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후 하랑이 손뼉을 쳤다. “아!” “왜.” “그럼 내가 말할게!” “뭘.” “시우 씨한테 남자친구 있다고.” 기태가 고개를 저었다. “말 안 해도 돼.” “왜?” “이미 말했어.” 하랑의 눈이 커졌다. “오빠가?” “응.” “언제?” “아까.” “아!” 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시우 씨가 갑자기 죄송하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

204화. 마우스가 무슨 죄야

디자인실. 기태와 하랑이 나간 뒤에도 한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정훈은 모니터를 보는 척했고, 민지는 입술을 깨문 채 자료를 정리했다. 시우만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저 진짜 몰랐습니다.” 정훈이 고개를 들었다. “알아요.” “두 분이 사귀시는 줄은…….” “이제 아셨잖아요.” “네.” 시우는 하랑의 빈자리를 바라봤다. “선배님한테 괜히 실례했네요.” 로로가 고개를 저었다. “몰랐으면 그럴 수 있지.” “그래도 팀장님께 죄송해서요.” “앞으로 조심하면 돼.” 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로로가 기태의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야, 이거 뭐야?” 민지가 돌아봤다. “왜요?” 로로는 모니터를 바라보다 웃음을 터뜨렸다. “와, 한기태 진짜 화났었네.” 민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요?” “이것 좀 봐.” 모니터에는 창이 여러 개 떠 있었다. 생산 일정표. 지난달 업무 보고서. 이미 검토가 끝난 디자인 자료. 사내 메신저. 거기에 같은 파일까지 두 번씩 열려 있었다. 로로가 웃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창들이 미친 듯이 열려 있어.” 정훈도 다가왔다. “어디요?” 화면을 본 정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어?” 민지가 웃음을 참았다. “팀장님이 이렇게 해놓으셨어요?” 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평소에는 창 하나도 정리 안 된 꼴을 못 보는 애가.” 정훈이 화면을 가리켰다. “이건 이미 끝난 프로젝트인데요?” “그러니까.” 로로는 팔짱을 꼈다. “손은 바쁘게 움직였는데 머릿속은 다른 데 가 있었나 보네.” 민지가 결국 웃었다. “하랑 씨 때문이겠죠?” “그렇겠지.” 정훈이 고개를 저었다. “아까 마우스 소리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로로가 웃었다. “마우스가 무슨 죄야.” 시우는 조심스럽게 모니터를 바라봤다. “제가 많이 화나게 해드렸나 봅니다.” 정훈이 시우의 어깨를 두드렸다. “많이까지는 모르겠고.” “네.” “질투는 제대로 하셨죠.” 시우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

205화. 그렇게 일 년이 흘렀다

계절이 바뀌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이 찾아왔다. 세화주얼리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랑이 처음 선보였던 LUMÉ 컬렉션은 꾸준히 판매됐고, 뒤이어 출시한 디자인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차서경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이하랑 씨.” “네!” “수정한 부분 설명하세요.” 처음에는 그 한마디에도 눈물이 고이던 하랑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여기 보시면요!” 하랑은 신이 나서 자료를 펼쳤다. “이 부분은 제가 다시 생각해봤는데요!” “말씀하세요.” “연결 구조를 바꾸면 더 편하지 않을까요?” 서경은 끝까지 설명을 들었다. “검토해보세요.” “네!” 물론 가끔 엉뚱한 질문도 했다. “상무님!” “네.” “상무님은 왜 안 웃으세요?” “웃을 일이 없어서요.” “그럼 제가 웃겨드릴까요?” “업무부터 하세요.” “네에.” 서경은 여전히 차가웠고, 하랑은 여전히 말이 많았다. 다만 하랑이 서경 앞에서 우는 일은 눈에 띄게 줄었다. 실수도 마찬가지였다. 커피포트에 물을 가득 채우거나 정수기 연속 출수를 누르는 일은 더 이상 없었다. 대신. “꺄!” 하랑이 의자 다리에 발을 걸었다.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 “하랑아.” 하랑은 책상을 붙잡고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안 넘어졌어!” 기태가 짧게 웃었다. “잘했네.” 하랑은 가슴을 쭉 폈다. “나 이제 조심하거든!” 정훈이 옆에서 중얼거렸다. “넘어지기 직전이었는데요.” “한 대리님!” 디자인실에는 여전히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이 흘렀다. 그리고 정기 인사발령이 발표됐다. [세화주얼리㈜ 정기 인사발령] 디자인1팀. 서민지 주임, 대리 승진. 디자인2팀. 이하랑 사원, 주임 승진. 하랑은 공지를 확인하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어?!” 정훈이 고개를 들었다. “왜요?” “저 주임이래요!” 로로가 웃었다. “축하해, 이하랑 주임.” 하랑의 눈이 커졌다. “진짜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Read more

206화. 저 디자이너이지 장사꾼 아닙니다

오전 열 시. 디자인2팀. 하랑은 박유나가 제출한 디자인 자료를 확인하고 있었다. 새로운 목걸이 디자인이었다. 곡선을 활용한 장식이 돋보였지만 연결부가 지나치게 복잡했다. 하랑은 자료를 한 장 넘겼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다. “유나 씨.” “네, 주임님.” “이거 그때 팀장님 피드백 있었잖아요.” 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연결부 구조 수정하라고 하셨죠?” “네.” 하랑은 수정 전후 도면을 비교했다. “근데 그대로인데요?” 유나는 잠깐 자료를 바라봤다. “아…….” 하랑이 물었다. “수정을 하셔야죠.” 유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근데 저는 수정할 필요가 없어서요.” 하랑의 손이 멈췄다. “……네?” “지금 디자인이 제일 예쁘거든요.” 하랑은 눈을 깜빡였다. “예쁜 건 알겠는데요.” “수정하면 디자인이 망가져요.” 하랑은 자료를 다시 내려다봤다. 그리고 차분하게 말했다. “유나 씨.” “네.” “디자인이 망가지지 않게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는 게 디자이너예요.” 유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랑은 연결부를 가리켰다. “여기 보세요.” 유나가 몸을 조금 기울였다. “이 장식이 움직일 때마다 연결 고리에 힘이 집중되잖아요.” “네.” “그러면 오래 착용했을 때 마모가 생길 수 있어요.” 하랑은 다른 도면을 펼쳤다. “그래서 팀장님이 구조를 바꾸라고 하신 거예요.” 유나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하랑은 설명을 이어갔다. “디자인은 예쁘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에요.” “…….” “실제로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착용했을 때 편해야 하고, 오래 사용해도 문제가 없어야 해요.” 하랑은 손가락으로 수정 가능한 부분을 짚었다. “여기 곡선은 그대로 두고 안쪽 연결부만 바꾸면 되잖아요.” 유나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제가 의도한 느낌이 달라집니다.” 하랑은 잠깐 생각했다. “그럼 다른 구조를 찾아보면 되죠.”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하랑의 눈썹이 움직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Read more

207화. 이제 이해했어요?

디자인실. 하랑은 한동안 모니터를 바라봤다. 그리고 유나가 제출한 도면과 기태의 피드백 자료를 다시 확인했다. 한 장. 두 장. 세 장. 자료를 가지런히 정리한 하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표정은 비장했다. “박유나 씨.” 유나가 고개를 들었다. “네, 주임님.” 하랑은 자료를 품에 안았다. “자료 들고 회의실로 따라오세요.” 순간 디자인실이 조용해졌다. 유나가 얼른 일어났다. “네.” 하랑은 먼저 회의실로 향했다. 유나도 도면을 챙겨 뒤따라갔다. 두 사람이 나가자 정훈이 고개를 들었다. “와…….” 민지가 돌아봤다. “왜요?” 정훈은 닫힌 문을 바라봤다. “무서운데요~.” 로로는 고개를 푹 숙였다. 어깨가 조금씩 들썩였다. “야, 이하랑이.” 민지가 웃었다. “완전 선배 다 됐네요.” 기태는 말없이 자료를 넘겼다. 로로가 그를 바라봤다. “너 안 따라가?” “왜.” “하랑이 화났잖아.” 기태가 짧게 대답했다. “알아서 하겠지.” 로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많이 믿네.” “주임이잖아.” 정훈이 웃었다. “이제 후배 교육도 혼자 하네요.” 그때 1팀의 다은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저…….” 민지가 돌아봤다. “왜요, 다은 씨?” 다은은 목소리를 낮췄다. “하랑 주임님 원래 저렇게 무서우세요?” 순간 정훈이 웃음을 터뜨렸다. 민지도 입술을 깨물었다. 로로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다은은 눈을 깜빡였다. “그런데…….” “오늘 좀 화났어.” 다은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괜히 숨까지 죽인 채 모니터를 바라봤다. 그 시각. 작은 회의실. 하랑은 테이블 위에 도면을 펼쳤다. 유나는 맞은편에 앉았다. “유나 씨.” “네.” 하랑은 의자를 조금 당겼다. “아까는 제가 목소리를 높였어요.” 유나가 고개를 들었다. “…….” “그건 미안해요.” 유나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하랑은 자료를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Read more

208화. 오늘 저녁 시간 비워둬

회의실에서 돌아온 하랑은 수정 자료를 정리했다. 유나도 자기 자리로 돌아가 도면을 다시 확인하기 시작했다. 하랑은 잠시 유나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자료를 챙겨 기태에게 다가갔다. “팀장님.”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 “네.” “박유나 씨 디자인 수정 방향 다시 잡았습니다.” 하랑은 자료를 내려놓았다. “기존 곡선은 유지하고 연결부 구조를 변경하기로 했어요.” 기태가 도면을 살폈다. “제작 가능성은요?” “생산팀 검토 요청할 예정입니다.” “내구성 테스트는요?” “수정 샘플 나오면 진행하려고요.” 기태는 자료를 한 장 넘겼다. “좋습니다.” 하랑의 얼굴이 밝아졌다. “진짜요?” “네.” “그럼 이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기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랑은 돌아가려다가 멈췄다. “아, 팀장님.” “네.” “아까 목소리 높인 것도 유나 씨한테 사과했어요.” 기태가 하랑을 바라봤다. “그래요?” “네. 유나 씨도 아까 말한 거 사과했고요.” “잘했네요.” 하랑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저 이제 후배 잘 가르치죠?” 기태가 짧게 대답했다. “조금씩요.” 하랑의 입술이 삐죽 나왔다. “조금씩이요?” “네.” “많이는 아니고요?” 기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더 해보세요.” 하랑은 잠깐 생각했다. 그러더니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정훈이 옆에서 웃었다. “이하랑 주임, 이제 선배 다 됐네요.” 하랑이 돌아봤다. “그렇죠?” “네.” “한 대리님도 인정하셨어요!” 정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유나는 그 모습을 보다가 작게 웃었다. 오전의 긴장감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오후 업무도 빠르게 지나갔다. 하랑은 유나의 수정 도면을 다시 확인했고, 정훈은 생산팀과 샘플 제작 일정을 조율했다. 로로와 민지는 1팀의 신규 프로젝트를 검토했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졌을 때였다. 로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한기태.”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 “왜.” “오늘 퇴근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Read more

209화. 상무님 아니지?

퇴근 후. 기태와 하랑은 로로를 따라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조용한 분위기의 한식 다이닝이었다. 안쪽 자리에는 이미 두 남자가 앉아 있었다. 장혁과 박승철이었다. “왔냐.” 장혁이 고개를 들었다. 로로가 자연스럽게 그의 옆에 앉았다. “일찍 왔네?” “방금.” 승철도 웃으며 인사했다. “오랜만이다, 기태야.” “그러게.” 하랑은 기태 옆에서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승철이 웃었다. “하랑 씨도 오랜만이네요.” “네!” 그때 승철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단정한 옷차림에 차분한 얼굴. 표정 변화가 크지 않은 여자였다. 하랑은 눈을 깜빡였다. ‘……어?’ 승철이 여자를 소개했다. “여기는 민방실 씨.” 방실이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민방실입니다.” 하랑도 얼른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하랑이에요!” 방실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반갑습니다.” 하랑은 방실을 가만히 바라봤다. 표정이 거의 없었다. 목소리도 차분했다. 말도 짧았다. 하랑은 저도 모르게 기태에게 바짝 붙었다. “오빠…….” 기태가 내려다봤다. “왜.” 하랑은 방실을 힐끗 봤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상무님 아니지?” 기태의 손이 멈췄다. “……뭐?” “상무님…….” 기태는 방실을 한번 봤다. 그리고 하랑을 바라봤다. “아니야.” “진짜?” “응.” 하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그때 방실이 고개를 돌렸다. “제가 상무님처럼 보입니까?” 하랑이 굳었다. “……네?” 방실은 진지하게 물었다. “어느 회사 상무님이신지 궁금합니다.” 정적. 승철이 입술을 깨물었다. 로로는 고개를 숙였다. 기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랑은 얼른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방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그리고 다시 물잔을 들었다. 하랑은 기태의 팔을 꼭 붙잡았다. ‘……비슷한데?’ 그때 로로가 가방에서 봉투를 꺼냈다. “자.” 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1
Read more

210화. 제가 티아라 만들어도 돼요?

식당 안. 하랑은 청첩장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날짜를 짚었다가 장혁과 로로의 이름을 번갈아 봤다. “우와…….” 기태가 물잔을 내려놓았다. “왜.” “진짜 결혼하시는구나.” 로로가 웃었다. “아까부터 몇 번째야?” “너무 신기해서요!” 하랑은 청첩장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러다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 기태가 익숙하게 물었다. “왜.” 하랑은 로로를 바라봤다. “팀장님!” “응?” “저, 제가 티아라 만들어도 돼요?” 로로의 눈이 커졌다. “티아라?” “네!” 하랑은 두 손으로 머리 위에 모양을 그렸다. “결혼식 때 쓰실 거요!” 로로가 잠깐 말을 멈췄다. “네가 직접?” “네! 제가 디자인하고 제작할게요!” 승철이 웃으며 물었다. “하랑 씨, 웨딩 티아라도 만들 수 있어요?” 하랑이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해보고 싶어요!” 기태가 옆에서 물었다. “제작 일정은 생각했어?” “응!” 하랑은 손가락을 접었다. “두 달 남았으니까 디자인하고 샘플 만들고 수정하면…….” 기태가 짧게 말했다. “시간 빠듯해.” “알아.” “본업도 있고.” “그것도 알아!” 하랑은 기태의 팔을 살짝 잡았다. “그래도 해보고 싶어.” 기태는 잠시 하랑을 바라봤다. “그럼 일정부터 잡아.” 하랑의 얼굴이 환해졌다. “응!” 로로가 웃으며 물었다. “야, 근데 왜 갑자기 티아라야?” 하랑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결혼하시잖아요.” “그렇지.” “제가 축하해드리고 싶어서요.” 로로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하랑은 말을 이었다. “저 처음 디자인할 때 팀장님이 많이 알려주셨잖아요.” “그랬나?” “네!” 하랑은 활짝 웃었다. “그래서 제가 직접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로로는 잠시 하랑을 바라봤다. 그러더니 웃었다. “좋아.” 하랑의 눈이 커졌다. “진짜요?!” “응. 네가 만들어줘.” “우와아!” 하랑이 손뼉을 쳤다. 장혁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1
Read more
PREV
1
...
1920212223
...
25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