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네 이름을 부르는 사이: Chapter 191 - Chapter 200

244 Chapters

191화. 여기는 우는 자리가 아닙니다

며칠 후. 세화주얼리 대회의실. 차서경을 중심으로 양쪽에 디자인1팀과 2팀 직원들이 앉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각자 준비한 디자인 샘플이 놓여 있었다. 서경은 첫 번째 케이스를 열었다. “한로로 팀장님.” “네.” “착용감은 확인하셨습니까?” “네. 세 차례 테스트했습니다.” “이 부분은 마감 방식을 바꾸는 게 좋겠습니다.” 로로가 자료에 표시했다. “알겠습니다.” 다음은 민지의 샘플이었다. “서민지 주임.” “네.” “장식 교체 방식은 좋은데 고정력이 부족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정훈의 샘플도 확인했다. “한정훈 대리님.” “네.” “관계에 따라 디자인을 선택한다는 방향은 좋습니다.” 서경은 연결부를 살폈다. “다만 제작 단가가 높습니다. 구조를 단순화하세요.” “알겠습니다.” 기태의 샘플까지 검토한 서경은 마지막 케이스를 집었다. “이하랑 씨.” “네!” 하랑은 얼른 자세를 바로 했다. 서경이 케이스를 열었다. 여러 개의 작은 장식을 조합할 수 있는 주얼리였다. “이 디자인.” 서경은 한동안 샘플을 살폈다. “흥미롭네요.” 하랑의 눈이 반짝였다. “진짜요?” “네.” 서경은 장식 하나를 분리했다. “그런데 착용 인원이 늘어나면 연결부에 하중이 집중될 텐데요.” “아, 그건…….” 하랑은 자료를 펼쳤다. 서경이 기다렸다. “설명해 보세요.” “여기를…….” 하랑은 샘플을 집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다. 서경의 무표정한 얼굴. 자신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 하랑의 손끝이 조금 떨렸다. “아, 그건…….” 서경이 물었다. “이하랑 씨.” “네…….” “한기태 팀장님께 보완 피드백 못 받으셨습니까?” “아니요.” “받으셨습니까?” “네.” “그런데 왜 말씀을 못 하시는 겁니까?” 하랑은 입술을 달싹였다. “그게…….” 서경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준비한 내용을 설명하시면 됩니다.” 하랑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기태가 그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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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드시고 천천히 말씀하세요

상무실이 있는 층. 하랑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기태의 손을 꼭 잡았다. “오빠…….” “응.” “나 또 못하면 어떡해?” “할 수 있어.” “근데 아까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기태가 걸음을 멈췄다. “하랑아.” “응.” “네가 준비한 거잖아.” 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럼 그대로 설명해.” “……알았어.” 기태는 하랑의 손을 가볍게 쥐었다. 두 사람은 상무실 앞에 도착했다. 하랑은 문을 바라봤다.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 다시 들었다. 기태가 물었다. “왜.” “잠깐만.” “응.” 하랑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후우…….” 그리고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똑똑. 잠시 후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하랑의 어깨가 움찔했다. 기태가 문을 열었다. “상무님.” 서경은 책상에서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고개를 든 서경이 두 사람을 바라봤다. “오셨습니까.” “네.” 하랑도 얼른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서경은 서류를 덮었다. “이하랑 씨.” “네!” “진정됐습니까?” 하랑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앉으시죠.” 서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응접 소파로 향했다. 상석에 앉은 뒤 맞은편을 가리켰다. “편하게 앉으세요.” 기태가 먼저 앉았다. 하랑은 그 옆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런데 손은 여전히 놓지 않았다. 서경의 시선이 잠깐 두 사람의 손으로 향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비서를 불렀다. “그거 가지고 오세요.” “네, 상무님.” 비서가 잠시 후 트레이를 들고 들어왔다. 작은 에스프레소 잔이 서경 앞에 놓였다. 기태 앞에는 아메리카노. 그리고 하랑 앞에는. “……어?” 아이스 초코라떼였다. 그 옆에는 작은 접시가 놓였다. 분홍색 딸기 마카롱 두 개. 하랑의 눈이 동그래졌다. 비서가 조용히 인사하고 나갔다. 서경은 에스프레소 잔을 들었다. “드시고 천천히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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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화. 여전하시네요, 한 팀장님

하랑은 마지막 마카롱을 입에 넣었다. 오물오물. 서경은 서류를 정리하다 고개를 들었다. “다 드셨습니까?” 하랑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나가셔도 됩니다.” “아, 네!” 하랑은 냅킨으로 입가를 닦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서경이 덧붙였다. “한기태 팀장님은 남으시고요.” 하랑의 움직임이 멈췄다. “……네?” 서경은 자료를 넘겼다. “따로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하랑은 기태를 돌아봤다. 기태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내려가.” “근데…….” “괜찮아.” 하랑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조금 전 회의실에서 기태가 자신을 대신해 설명하려 했던 일이 떠올랐다. 혹시 그것 때문에 혼나는 걸까. 하랑은 서경을 조심스럽게 바라봤다. “상무님.” “네.” “혹시 팀장님 혼내시려고요?” 기태의 손이 멈췄다. 서경은 하랑을 바라봤다. “그렇게 보입니까?” “아…….” 하랑은 눈을 깜빡였다. 서경이 담담하게 말했다. “업무 이야기입니다.” “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랑은 그제야 고개를 숙였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네.” 기태가 짧게 말했다. “가서 일하고 있어.” 하랑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리고 상무실을 나갔다. 문이 닫혔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서경은 남은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기태는 맞은편에 앉아 기다렸다. 톡. 톡. 서경의 손가락이 테이블을 두드렸다. 그러다 멈췄다. “한기태 팀장님.” “네.” “여전하시네요.” 기태의 시선이 향했다. 서경은 표정 없이 그를 바라봤다. “기억하십니까?” 기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언제 알아보셨습니까?” “군 시절 별명을 듣고 기억났습니다.” 서경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기태가 덧붙였다. “처음에는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까요.” “네.” 서경은 기태를 잠시 바라봤다. “그때도 비슷했습니다.” 기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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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화. 오빠도 혼났어?

상무실이 있는 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하랑이 서 있었다. 두 손으로 가방끈을 꼭 잡은 채 상무실 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입술은 삐죽 나왔고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눈물이 고여 있었다. “…….”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딩. 문이 열렸다. 하랑은 타지 않았다. 잠시 후 문이 닫혔다. “오빠도 혼나면 어떡하지…….” 작게 중얼거렸다. 조금 전 서경의 목소리가 자꾸 떠올랐다. 회사입니다. 연애와 팀장, 팀원 관계는 분리하십시오. 하랑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나 때문에…….” 그때 상무실 문이 열렸다. 기태가 나왔다. 하랑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 “오빠!” 기태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하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너 왜 여기 있어?” 하랑이 빠르게 다가왔다. “오빠!” “응.” “혼났어?” 기태가 눈썹을 올렸다. “뭘.” “상무님한테!” “아니.” 하랑은 기태의 얼굴을 빤히 살폈다. “진짜?” “응.” “많이 안 혼났어?” “안 혼났다니까.” 하랑의 눈이 더 커졌다. “그럼 왜 남으라고 하셨어?” “업무 이야기.” “무슨 업무?” 기태는 잠시 하랑을 바라봤다. “네 디자인.” 하랑이 굳었다. “……내 거?” “응.” “혹시 안 된대?” “아니.” “그럼 다시 수정하래?” “그건 아까 들었잖아.” 하랑은 잠깐 생각했다. “아.” 기태가 물었다. “왜 안 내려갔어?” 하랑은 가방끈을 만지작거렸다. “기다렸어.” “왜.” “오빠 혼날까 봐.” 기태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괜찮아.” “근데 아까 상무님이 오빠한테 화내셨잖아.” “화내신 거 아니야.” “그럼?” “지적하신 거지.” 하랑은 입술을 삐죽였다. “그게 그거 아니야?” 기태가 짧게 웃었다. “달라.” “어떻게?” “업무적으로 잘못한 부분을 말씀하신 거야.” 하랑은 잠시 생각했다. 그러더니 고개를 숙였다. “……나 때문에.” 기태가 하랑의 턱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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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상무님 없지?

오후 네 시. 디자인실 문이 열렸다. “다들 잠깐 쉬어요.” 이무혁 전무였다. 양손에는 간식 봉투가 들려 있었다. 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무님, 안녕하세요.” “네. 다들 고생 많죠?” 무혁은 테이블 위에 봉투를 내려놓았다. 샌드위치와 쿠키, 음료가 들어 있었다. “오늘 회의도 길었다면서요.” 로로가 웃으며 대답했다. “네. 검토할 게 많았습니다.” “그래요. 잠깐 먹고 하세요.” 민지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그때 무혁이 작은 봉투 하나를 따로 꺼냈다. “그리고 이건.” 하랑의 눈이 반짝였다. “어?” 무혁이 봉투를 들어 보였다. “이하랑 사원.” “네!” “이건 따로.” 하랑은 얼른 다가갔다. “내 거야?” 무혁이 웃었다. “네. 이하랑 씨 거예요.” 봉투 안에는 작은 과일 컵과 미니 케이크가 들어 있었다. 하랑의 얼굴이 환해졌다. “우와!” 정훈이 옆에서 웃었다. “또 편애하시네요.” 무혁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오늘은 좀 해야겠습니다.” 하랑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무혁은 딸을 바라봤다. “이하랑 사원.” “네?” “오늘 울었다면서?” 하랑의 움직임이 멈췄다. “……어?” 무혁이 한 걸음 다가왔다. “많이 울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하랑의 눈가가 다시 붉어졌다. “아빠아…….” 무혁이 두 팔을 벌리기도 전에 하랑이 품으로 파고들었다. “으아앙!” 무혁은 익숙하게 딸을 받아 안았다. “아이고.” 하랑은 아버지의 셔츠를 꼭 붙잡았다. “나 오늘 너무 무서웠어어…….” 무혁이 등을 토닥였다. “그래. 많이 놀랐어?” “응…….” “어디 다친 건 아니고?” 하랑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이…….” 무혁은 더 묻지 않았다. 그저 딸이 진정할 때까지 등을 천천히 쓸어줬다. 정훈은 입술을 깨물었다. 민지는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숙였다. 로로는 팔짱을 낀 채 그 모습을 바라봤다. 기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였다. 하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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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화. 저 이제 선배예요?

다음 날 오전. 디자인실 문이 열렸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새로 승진한 인사팀 윤세린 과장이었다. 그 뒤에는 단정한 셔츠를 입은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신입사원 소개하겠습니다.” 로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써 배치됐습니까?” “네. 차 상무님께서 직접 면접 보시고 선발하셨습니다.” 남자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안녕하세요! 윤시우입니다.” 밝고 시원한 목소리였다. “스물네 살이고, 디자인1팀에 배치받았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민지가 웃으며 인사했다. “반가워요.” 정훈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오세요.” 하랑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스물네 살?’ 자기와 동갑이었다. 윤 과장이 로로를 바라봤다. “한로로 팀장님.” “네.” “차 상무님께서 전해달라고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뭔데요?” 윤 과장은 잠시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일부러 표정을 굳혔다. “잘 키우세요.” 낮고 무표정한 목소리였다. 순간 정적. 정훈이 입술을 깨물었다. 민지는 고개를 숙였다. 하랑의 눈이 커졌다. “어!” 윤 과장이 웃었다. “상무님이 딱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로로가 결국 웃었다. “알겠습니다. 잘 키우겠습니다.” 민지가 물었다. “근데 경력자는 아니에요?” “네. 신입입니다.” “상무님이 경력직보다 신입을 뽑으셨네요?” 윤 과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시선이 있는 인재라고 하셨습니다.” 시우는 조금 쑥스러운 듯 웃었다. 윤 과장이 설명을 이어갔다. “이번 면접은 디자인 제출이 필수였어요.” 로로가 고개를 들었다. “포트폴리오요?” “네. 지원자 전원이 직접 제작한 디자인을 제출했습니다.” “그랬군요.” “불합격자들에게는 제출한 디자인을 전부 돌려드렸고요.” 민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요.” “상무님이 그러셨어요. 채용하지 않을 사람의 아이디어를 회사가 가지고 있을 이유는 없다고요.” 기태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 과장은 시우를 바라봤다. “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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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화. 상무님도 오신다고요?!

오전 열한 시. 디자인실에서는 각자 업무가 한창이었다. 하랑은 새로 들어온 윤시우에게 회사 생활을 설명하느라 바빴다. “시우 씨!” “네, 선배님.”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세요!” “네!” “제가 다 알려드릴게요!” 정훈이 고개를 들었다. “이하랑 씨.” “네?” “본인도 모르는 거 많잖아요.” 하랑이 입술을 삐죽였다. “그래도 저 선배거든요!” 시우가 웃었다. “많이 배우겠습니다.” 하랑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디자인실 문이 열렸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차서경이었다. 하랑의 등이 곧게 펴졌다. “아!” 서경은 직원들을 둘러봤다. “업무 중이시군요.” 로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무님, 무슨 일이십니까?” 서경은 지갑에서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로로에게 건넸다. “디자인 전체 팀 회식 때 사용하세요.” 로로가 카드를 받았다. “회식이요?” “네. 신규 직원도 들어왔고, 최근 프로젝트도 잘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기태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서경은 담담하게 덧붙였다. “사용하시고 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영수증은 필요 없습니다.” 정훈의 눈이 커졌다. 민지도 고개를 들었다. 하랑은 입을 동그랗게 벌렸다. ‘영수증이 필요 없다고?’ 서경은 로로를 바라봤다. “아, 그리고.” “네.” “윤시우 씨 포트폴리오는 한로로 팀장님께 전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서경은 민지에게 시선을 옮겼다. “서민지 주임님.” “네!” “한 팀장님 피드백을 받아 후임 디자이너와 디자인 작업을 함께 진행하세요.” 민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상무님.” “신입사원 혼자 진행하도록 두지 마시고요.” “알겠습니다.” 서경은 시우를 바라봤다. “윤시우 씨.” 시우가 얼른 일어났다. “네!” “모르는 부분은 반드시 확인하세요.” “네, 상무님!” “좋습니다.” 서경은 자료를 정리했다. “그럼.” 돌아서려던 순간이었다. “상무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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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화. 나 요즘 동치미 같아

퇴근 후. 기태와 하랑은 회사 근처 편집숍을 구경하고 저녁까지 먹은 뒤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하랑은 기태의 손을 잡고 신나게 걸었다. “오빠.” “응.” “오늘 재미있었지?” “응.” “나 아까 본 목걸이 디자인 진짜 신기했어.” “그랬지.” “근데 연결부를 조금 바꾸면 더 예쁠 것 같지 않아?” 기태가 웃었다. “퇴근했어.” “알아.” “일 얘기는 내일 해.” 하랑은 입술을 삐죽였다. “궁금한데.” “내일 물어.” “알았어.” 차에 도착한 기태가 조수석 문을 열어줬다. 하랑은 자리에 앉았다가 갑자기 손을 내밀었다. “오빠!” “왜.” “잠깐만.” 기태가 허리를 숙였다. 하랑은 그의 셔츠를 살짝 잡아당겼다. 그리고 까치발을 들었다. 쪽. “퇴근 뽀뽀!” 기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짧네.” 하랑이 눈을 깜빡였다. “응?” “오늘도 짧아.” “뽀뽀니까 짧지.” 기태는 대답 대신 하랑의 뺨을 감쌌다. “그럼 이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입술이 다시 겹쳤다. 하랑의 눈이 동그래졌다가 천천히 감겼다. 기태는 한 손으로 하랑의 목덜미를 받치고 입맞춤을 이어갔다. 하랑도 자연스럽게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짧게 떨어졌던 입술이 다시 닿았다. 조금 전의 가벼운 뽀뽀와는 달랐다. 한참 뒤 기태가 물러났다. 하랑은 빨개진 얼굴로 그를 올려다봤다. “오빠…….” “응.” “이건 너무 길잖아.” 기태가 웃었다. “싫어?” 하랑은 얼른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럼.” “그래도!” 기태는 하랑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줬다. “안전벨트 해.” 하랑은 얌전히 벨트를 맸다. 기태도 운전석에 앉았다. 차가 출발하자 하랑은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기태가 옆을 봤다. “왜 조용해.” “생각 중이야.” “뭘.” 하랑은 잠시 망설였다. 그러더니 기태를 돌아봤다. “오빠.” “응.” “나 있지…….” “응.” “요즘 동치미 같아.” 기태의 손이 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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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화. 옆이 한쪽만 있습니까?

며칠 후. 세화주얼리 대회의실. 차서경을 중심으로 디자인1팀과 2팀 직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에는 각자의 최종 디자인 자료와 생산 진행 보고서가 놓여 있었다. “시작하겠습니다.” 서경은 첫 번째 자료를 펼쳤다. “현재 생산에 들어간 디자인부터 확인하죠.” 로로가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1팀 콘셉트는 수정사항 반영 후 초기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품질 문제는요?” “현재까지 없습니다.” 서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민지와 정훈의 디자인도 검토했다. 기태는 2팀 생산 일정과 초기 검수 결과를 보고했다. 하랑도 준비한 자료를 펼쳤다. “제 디자인은 연결부 내구성 테스트 다시 했습니다!” 서경의 시선이 향했다. “결과는요?” “장식 네 개 구성까지 문제없습니다.” “착용감은요?” “무게를 분산하도록 수정해서 개선됐습니다.” 서경은 자료를 확인했다. “좋습니다.” 하랑의 얼굴이 밝아졌다. “감사합니다!” “생산 과정에서도 계속 확인하세요.” “네!” 서경은 마지막 보고서까지 검토한 뒤 자료를 덮었다. “기존 프로젝트는 각 팀에서 일정대로 관리하세요.” 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은 윤시우 씨 디자인입니다.” 시우가 자세를 바로 했다. “네, 상무님!” 민지가 준비한 화면을 띄웠다. 시우가 면접 당시 제출했던 디자인을 바탕으로 수정한 신규 기획안이었다. 작은 원형 장식과 곡선을 활용한 데일리 주얼리. 목걸이와 팔찌를 각각 착용할 수도 있고, 장식의 위치를 바꿔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구조였다. 서경은 화면을 살폈다. “윤시우 씨.” “네.” “디자인 의도를 설명하세요.” 시우는 준비한 자료를 펼쳤다. “일상에서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를 생각했습니다.” “계속하세요.” “같은 제품이라도 장식 위치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방식입니다.” 서경은 잠시 듣다가 물었다. “고정 방식은요?” “자석 방식과 기계식 잠금장치를 비교했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했습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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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화. 네, 왔습니다.

퇴근 후. 디자인1팀과 2팀 직원들은 예약된 한정식 코스 전문점에 도착했다. 고급스러운 독립 룸이었다. 테이블에는 정갈한 식기와 작은 꽃 장식이 놓여 있었다. 하랑은 들어서자마자 눈을 반짝였다. “우와!” 정훈이 웃었다. “이하랑 씨가 비싼 데 가자고 했잖아요.” “진짜 비싸 보여요!” 민지가 메뉴판을 펼쳤다. “가격도 비싸네.” 로로가 웃었다. “차 상무님 카드니까 마음껏 먹어.” 하랑은 잠깐 멈칫했다. “……상무님.” 그제야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문. 복도. 다시 문. 기태가 의자를 빼줬다. “앉아.” 하랑은 얼른 기태 옆에 앉았다. 그런데 시선은 계속 문으로 향했다. “오빠.” “응.” “진짜 오실까?” “온다고 하셨잖아.” “그냥 농담 아니었을까?” “글쎄.” 하랑은 입술을 삐죽였다. “진짜 오면 어떡해요?” 정훈이 웃었다. “같이 식사하면 되죠.” “그게 문제잖아요!” 시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선배님, 상무님이 그렇게 무서우세요?” “네!” 너무 빠른 대답이었다. 민지가 웃음을 참았다. 로로는 물잔을 들었다. “하랑아, 오늘은 회식이야.” “알아요.” “업무 회의 아니고.” “그것도 알아요.” “그럼 편하게 먹어.” 하랑은 잠깐 생각했다. “근데 상무님은 회식도 회의처럼 하실 것 같아요.” 기태가 짧게 웃었다. “하랑아.” “응?” “밥 먹으러 온 거야.” “알아…….” 하랑은 다시 문을 바라봤다. “오빠.” “왜.” “진짜 와? 상무님?” 그때였다. “네. 왔습니다.” 하랑의 등이 그대로 굳었다. “……어?” 뒤에서 들려온 낮고 차분한 목소리. 차서경이었다. 짧은 검은 커트머리. 단정한 검은색 재킷. 여전히 표정 변화가 없는 얼굴이었다. 하랑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상…… 상무님.” 서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직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상무님.” 서경은 손을 가볍게 들었다.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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