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네 이름을 부르는 사이: Chapter 231 - Chapter 240

244 Chapters

231화. 네가 가지고 싶던 이름은?

다음 날 오전. 결혼식장 신부대기실. 하랑은 작은 보관함을 품에 안고 로로 앞에 섰다. “팀장님!” 로로가 고개를 들었다. “왜?” “눈 감으세요!” “뭔데?” “비밀이요!” 로로가 웃으며 눈을 감았다. 하랑은 보관함을 열었다. 은빛 곡선 위로 작은 꽃잎 장식과 보석이 반짝였다. 직접 디자인하고 세공한 티아라였다. “언니, 잠깐만요. 움직이지 마요.” 하랑은 조심스럽게 로로의 머리 위로 손을 뻗었다. 낮게 묶은 머리와 베일 사이에 티아라를 고정했다. “됐다!” 로로가 눈을 떴다. 거울을 바라보던 눈이 커졌다. “와…….” 하랑은 두 손을 모았다. “어때요?” 로로는 고개를 조금 움직였다. 작은 보석들이 빛을 받았다. “우와. 존나 예쁜데?” 하랑의 얼굴이 환해졌다. “진짜요?” “응. 완전 내 거 같아.” “다행이다!” 하랑은 신이 나서 손뼉을 쳤다. “저 이거 만들면서 세 번이나 울었어요!” 뒤에 서 있던 기태가 입을 열었다. “다섯 번.” 하랑이 돌아봤다. “오빠! 세 번이거든?” 기태는 담담하게 손가락을 접었다. “보석 떨어뜨려서 한 번.” “…….” “납땜 잘못해서 한 번.” “…….” “디자인 마음에 안 든다고 두 번.” 하랑의 입술이 삐죽 나왔다. “완성하고 예쁘다고 울어서 한 번.” 하랑은 손가락으로 세어봤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다섯 번 맞네.” 로로가 웃음을 터뜨렸다. “야, 이하랑!” “왜요!” “고마워.” 하랑은 활짝 웃었다. “결혼 축하드려요!” 로로는 거울 속 티아라를 다시 바라봤다. 그러다 두 사람의 손으로 시선이 향했다. “어?” 하랑이 고개를 들었다. “왜요?” “너희 그거 뭐냐?” 하랑은 손을 번쩍 들었다. “커플링이요!” 두 사람의 왼손 약지에는 같은 곡선이 이어지는 백금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로로의 눈이 커졌다. “언제 맞췄어?” “제가 만들었어요!” 기태가 하랑의 손을 잡아 내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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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화. 부케도 받았어요!

결혼식이 끝난 뒤. 식장 한쪽에는 부케를 받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하랑은 기태의 손을 잡고 로로를 바라봤다. “오빠!” “응.” “부케 진짜 예쁘지?” “응.” “저 꽃 색깔 너무 좋아!” 기태는 하랑을 내려다봤다. “받고 싶어?” 하랑의 눈이 반짝였다. “응!” 그때 로로가 하랑을 불렀다. “야, 이하랑!” “네!” “너 이리 와!” 하랑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요?” “응. 네가 받아.” 하랑은 기태를 돌아봤다. “오빠!” 기태가 짧게 웃었다. “가.” “응!” 하랑은 신이 나서 앞으로 달려갔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디자인1팀과 2팀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민지가 웃으며 말했다. “하랑 주임님, 잘 받으세요!” 정훈도 손을 흔들었다. “넘어지지 마시고요!” 하랑이 돌아봤다. “안 넘어지거든요!” 시우가 웃었다. “선배님! 제가 응원할게요!” 다은과 유나도 박수를 쳤다. “파이팅!” 하랑은 씩씩하게 손을 들었다. “네!” 로로는 부케를 들고 뒤돌아섰다. “준비됐어?” “네!” “간다!” 부케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하랑은 두 손을 뻗었다. “꺄!” 부케가 생각보다 조금 옆으로 날아갔다. 하랑은 얼른 발을 옮겼다. 그런데 구두 굽이 바닥에 걸렸다. “어어?!” 몸이 뒤로 기울었다. 그 순간. 기태가 재빨리 다가와 하랑의 허리를 붙잡았다. “조심해.” 하랑은 기태의 팔에 안긴 채 눈을 깜빡였다. 그런데 두 손에는 부케가 꼭 안겨 있었다. “……어?” 잠깐의 침묵. “받았다!!” 하랑이 환하게 웃었다. 기태는 그녀를 바로 세웠다. “괜찮아?” “응!” 하랑은 부케를 번쩍 들어 올렸다. “오빠! 나 받았어!” 기태가 웃었다. “봤어.” 그때 정훈이 박수를 쳤다. “와! 역시 한 팀장님!” 민지가 웃음을 터뜨렸다. “부케는 하랑 주임님이 받고, 사람은 팀장님이 받으셨네요!” 로로는 배를 잡고 웃었다. “야, 이하랑!” 하랑이 돌아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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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화. 식구끼리 밥 한 끼 먹는 거야

로로의 결혼식이 끝나고 며칠 뒤. 하랑의 본가에서는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거실에 앉은 백금희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래서 우리 하랑이가 결혼한다고?” 하랑은 무혁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할머니!” “언제?” “내년에!” 금희의 눈썹이 올라갔다. “내년?” 무혁이 입을 열었다. “저도 내년쯤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랑이 아버지를 돌아봤다. “아빠도?” “응.” 무혁은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랑이 아직 스물다섯이잖아. 올해는 조금 이르지.” 하랑이 입술을 삐죽였다. “나 어른인데.” 금희가 웃었다. “누가 아니래?” 무혁은 미소 지었다. “기태 씨랑 하랑이도 내년으로 생각하고 있다니까 천천히 준비하면 되겠죠.” 금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양쪽 어른들끼리 얼굴은 봐야지.” 하랑의 눈이 커졌다. “상견례?” “그래.” “우와!” 금희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마.” “네?” “상견례라고 긴장하지 말고 식구끼리 밥 한 끼 먹는다고 생각하면 돼.” 하랑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럼 우리 집에서 먹어요!” “그래. 집에서 편하게 먹자.” 그렇게 기태와 부모님을 하랑의 본가로 초대하기로 했다. 며칠 후. 한정식과 윤솔희는 아들과 함께 하랑의 본가를 찾았다. 솔희는 차에서 내리기 전부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기태야.” “네, 어머니.” “하랑이네 가족들 뵙는 거 정말 좋다.” 기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식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 오늘 아침부터 신났잖아.” 솔희가 남편을 바라봤다. “안 좋아요?” “좋지.” 정식은 아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긴장하지 말고.” 기태가 짧게 대답했다. “네.” 솔희는 웃었다. “긴장은 우리가 더 하는 것 같은데?” 그때 현관문이 열렸다. “어머니! 아버지!” 하랑이었다. 환하게 웃으며 달려온 하랑이 두 사람에게 고개를 숙였다. “어서 오세요!” 솔희가 두 팔을 벌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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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화. 왜 하필 오늘이야!

넓은 식탁에는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 가득했다. 백금희는 한정식과 윤솔희에게 반찬을 권했고, 이무진은 정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선생님, 음식은 입에 맞으십니까?” 정식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 맛있습니다.” 장진화가 미소 지었다. “많이 드세요. 어머님께서 아침부터 신경 쓰셨어요.” 금희가 손을 내저었다. “아이고, 진화야. 너도 고생했지.” 솔희는 웃으며 대답했다. “정말 잘 먹겠습니다.” 하랑은 기태 옆에 앉아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 “응, 하랑아.” “저 이번에 주임 됐잖아요!” 솔희가 환하게 웃었다. “그럼! 기태한테 들었어.” “진짜요?” “응. 얼마나 자랑하던지.” 하랑의 눈이 커졌다. “오빠가요?”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 “왜.” “내 자랑했어?” “응.” “얼마나?” 기태가 짧게 대답했다. “많이.” 하랑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좋아!” 강진이 웃으며 끼어들었다. “야, 이하랑.” “왜, 오빠?” “너 회사에서도 그렇게 말 많아?” 하랑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응!” 강욱이 웃었다. “한 팀장님 힘드시겠는데요?” 기태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강진이 눈썹을 올렸다. “진짜요?” “네.” 하랑은 가슴을 쭉 폈다. “봐! 오빠는 나 좋아하거든!” 순간 식탁에 웃음이 퍼졌다. 무진도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우리 하랑이는 여전하네.” 하랑은 활짝 웃었다. “큰아빠!” “왜.” “저 많이 컸거든요!” 진화가 웃었다. “그럼. 이제 결혼도 한다는데.” 하랑의 얼굴이 환해졌다. “맞아요!” 솔희는 그런 하랑을 바라보다 미소 지었다. “저는 하랑이가 우리 집에 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어요.” 정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집이 조용할 틈이 없겠지.” 기태가 짧게 대답했다. “그럴 겁니다.” 하랑은 기태의 팔을 살짝 잡았다. “오빠!” “왜.” “나 시끄러워?” “응.” 하랑의 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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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화. 제가 낄 자리가 아니었네요

하랑이 올라간 계단 쪽으로 모두의 시선이 향했다. 조금 전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던 식탁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무혁은 한동안 계단을 바라봤다. 그러다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때 서경이 의자를 밀었다. “제가 낄 자리가 아니었네요.”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서경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무혁이 손을 잡았다. “가만히 있어요.” 서경의 시선이 향했다. “전무님.” “앉아요.” 무혁은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서경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 다시 앉았다. 무혁이 금희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 금희는 아들을 바라봤다. “그래. 말해봐라.” “제가 오늘 자리를 잘못 잡았습니다.” 무혁은 잠시 숨을 골랐다. “하랑이 결혼 이야기를 하려고 모인 자리라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정식과 솔희도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런데 기태 씨 부모님께도 차 상무를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무혁은 서경을 한번 바라봤다. “저희도 결혼을 생각하고 만나고 있습니다.” 순간 진화가 고개를 들었다. 무진의 눈썹도 움직였다. 금희는 잠시 말이 없었다. 무혁이 말을 이었다. “기태 씨와 하랑이가 결혼하면 두 집안이 가족이 되지 않습니까.” 정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요.” “그래서 앞으로 제 곁에 함께할 사람을 미리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무혁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다만 오늘은 하랑이가 주인공인 자리였는데 제가 그걸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금희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무혁아.” “네, 어머니.” “그 마음은 알겠다.” 무혁이 고개를 들었다. 금희는 서경을 바라봤다. “그런데 우리 하랑이가 많이 놀랐겠구나.” “네.” “아빠가 누굴 만나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었을 텐데.” 무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랑이는 알고 있었습니다.” 금희의 눈이 커졌다. “알고 있었어?” “네. 얼마 전에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렇게 울었단 말이냐.” 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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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화. 엄마의 자리는 그대로야

잠시 후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하랑은 눈물이 가득 고인 얼굴로 서 있었다. “어머니…….” 솔희는 그런 하랑을 바라보다 가만히 두 팔을 벌렸다. 그 순간 하랑의 얼굴이 무너졌다. “죄송해요…….” “아이고, 우리 하랑이.” 하랑은 솔희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으아앙……!” 솔희는 작은 몸을 꼭 안아줬다. “그래, 그래.” 하랑은 솔희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제가 너무…… 흑…….” “응.” “어머니 아버지도 계셨는데…….” 솔희는 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괜찮아.” “저 때문에 분위기 망쳤잖아요…….” “그런 거 아니야.” 하랑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솔희는 더 말하지 않았다. 그저 하랑이 울음을 쏟아낼 수 있도록 기다렸다. 한참 뒤. 하랑의 울음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솔희는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닦아줬다. “우리 앉아서 이야기할까?” 하랑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두 사람은 침대 가장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하랑은 손수건을 꼭 쥐고 있었다. 솔희가 부드럽게 물었다. “많이 속상했어?” 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빠가 다른 분을 만나시는 게 싫어?” 하랑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에요.” “그럼?” 하랑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오늘은…….” 눈물이 다시 차올랐다. “오빠랑 저 결혼 이야기하는 날이었잖아요.” 솔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지.” “저 진짜 좋았거든요.” “응.” “어머니 아버지도 오시고…… 할머니랑 큰아빠도 다 계시고…….” 하랑은 훌쩍였다. “근데 갑자기 아빠가 상무님 소개하니까…….” 솔희는 조용히 들었다. “엄마 생각이 났어요.” 하랑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엄마가 속상할 것 같아요…….” 솔희는 하랑의 손을 잡았다. “하랑아.” “네…….” “차 상무님이 하랑이 엄마 자리를 빼앗는 건 아니야.” 하랑이 고개를 들었다. 솔희는 부드럽게 웃었다. “그 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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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화. 미안해, 아빠

계단 위에서 작은 발소리가 들렸다. 거실에 있던 기태가 먼저 고개를 들었다. 윤솔희의 손을 잡은 하랑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눈가는 아직 붉었지만 조금 전처럼 울고 있지는 않았다. “하랑아.” 기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랑은 그를 바라보다 작게 웃었다. “오빠…….” 기태는 계단 아래에서 기다렸다. 솔희가 하랑의 손을 가볍게 쥐었다. “괜찮지?” 하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엄마.” 솔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두 사람이 거실로 내려오자 금희가 손녀를 바라봤다. “우리 하랑이.” “할머니…….” “괜찮아졌어?” 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런데 무혁을 발견한 순간 걸음이 멈췄다. 아버지는 식탁에서 일어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랑은 잠시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러더니 무혁을 향해 달려갔다. “아빠!” 무혁이 두 팔을 벌렸다. 하랑은 그대로 품에 안겼다. “미안해, 아빠…….” 무혁은 딸을 꼭 끌어안았다. “하랑아.” 하랑은 아버지의 셔츠를 움켜쥐었다. “내가…… 흑…….” 목소리가 다시 떨렸다. 무혁은 등을 천천히 토닥였다. “천천히 말해.” 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오빠 부모님도 오셨는데…….” “응.” “내가 소리 지르고 올라가서 미안해.” 무혁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아빠도 미안해.” 하랑이 고개를 들었다. “아빠가 왜?” “오늘은 네 결혼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잖아.” 하랑은 조용히 들었다. “그런데 아빠가 미리 이야기하지 않고 차 상무를 소개했어.” 무혁은 딸의 눈가를 닦아줬다. “네 마음을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어.” 하랑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 “아빠…….” “응.” 하랑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나 아빠가 행복한 거 싫지 않아.” 무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진짜야.” “응.” “아빠가 좋은 사람 만나서 웃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무혁은 딸을 바라봤다. 하랑은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근데 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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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화. 저희도 상견례 했어요!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로로가 디자인실 문을 열었다. “다들 잘 있었어?” “팀장님!” 민지가 가장 먼저 일어났다. 시우와 다은도 반갑게 인사했고, 2팀에서는 정훈이 손을 흔들었다. “신혼여행 좋으셨어요?” “응. 아주.” 로로는 양손에 든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자, 선물.” 하랑의 눈이 반짝였다. “우와! 저희 것도 있어요?” “네 것만 없겠냐?” “있구나!” 로로는 포장된 간식과 작은 기념품을 하나씩 나눠줬다. 민지에게는 평소 좋아하던 차, 정훈에게는 현지 과자, 시우와 다은, 유나에게는 귀여운 열쇠고리였다. 기태에게도 작은 상자를 건넸다. “네 것도.” 기태가 받아 들었다. “고마워.” “장혁이가 너한테 꼭 주래.” 상자 안에는 단정한 가죽 카드지갑이 들어 있었다. 기태가 피식 웃었다. “잘 쓰겠다고 전해줘.” “직접 연락해.” “알았어.” 하랑은 자기 선물을 펼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작은 꽃무늬 장식이 들어간 손거울이었다. “팀장님! 너무 예뻐요!” 로로가 웃었다. “너 생각나서 샀어.” “진짜요?” “응.” 하랑은 거울을 이리저리 돌려봤다. “감사합니다!” 로로는 자기 자리에 앉아 업무 자료를 확인했다. “나 없는 동안 별일 없었지?” 정훈이 기태를 슬쩍 봤다. “별일은 없었습니다.” 기태가 눈썹을 올렸다. “왜 저를 봅니까.” “그냥요.” 로로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때 하랑이 손거울을 내려놓고 벌떡 일어났다. “아! 팀장님!” “왜?” “저희도 상견례 했어요!” 순간 민지가 고개를 들었다. “어머, 진짜?” 정훈도 놀랐다. “벌써요?” 하랑은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어머니 아버지가 우리 본가에 오셨어요!” 로로가 기태를 바라봤다. “야, 한기태. 너 벌써 상견례 했어?” “가족끼리 식사했어.” 하랑이 얼른 끼어들었다. “할머니가 상견례라 생각하지 말고 식구끼리 밥 먹자고 하셨거든요.” 로로가 웃었다. “그럼 좋은 자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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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화. 프러포즈했어, 기태야?

오전 열 시. 디자인2팀은 새로운 컬렉션 시안 검토로 분주했다. 하랑은 모니터 앞에서 한참이나 펜을 움직이고 있었다. 입술이 앞으로 조금 튀어나온 채였다. “박유나 씨.” “네, 주임님.” “이 부분 곡선 조금만 줄여볼까요?” 유나가 화면을 살폈다. “그러면 전체 균형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여기 간격도 같이 수정하려고요. 보세요.” 하랑이 펜으로 선을 그었다. 유나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해했습니다.” “좋아요! 수정하면 다시 보여주세요.” 하랑은 곧바로 자기 작업으로 돌아갔다. 정훈이 옆에서 웃었다. “이하랑 주임님.” “네!” “오늘은 결혼 이야기 안 하십니까?” 하랑은 모니터에서 눈도 떼지 않았다. “지금 일하잖아요.” “어제까지 그렇게 신나셨으면서.” “일할 땐 일해야죠!” 정훈은 기태를 바라봤다. “팀장님, 들으셨습니까?” 기태는 서류를 넘겼다. “들었습니다.” “하랑 주임님이 달라지셨습니다.” “원래 일할 때는 저렇습니다.” 정훈이 웃었다. “역시 팀장님이 제일 잘 아시네요.” 기태는 대답 대신 검토할 자료를 펼쳤다. 그때 로로가 디자인2팀으로 들어왔다. “한기태.”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 “왜.” “잠깐 나와 봐.” 기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이 복도 끝 휴게 공간으로 향하는 동안에도 하랑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로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기태의 왼손을 바라봤다. “반지 잘 끼고 다니네.” 기태도 자기 손을 내려다봤다. “응.” “하랑이가 만든 거라 좋냐?” “응.” 로로가 작게 웃었다. “아주 대답이 빨라.” 기태는 그녀를 바라봤다. “할 말이 뭐야.” 로로는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췄다. “프러포즈했어, 기태야?” 기태의 시선이 멈췄다. “아직.” 로로가 눈썹을 올렸다. “아직?” “응.” “결혼하자고는 했잖아.” “했지.” “그게 끝이야?” 기태는 잠시 말이 없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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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화. 한기태의 비밀 계획

오후 여섯 시. 디자인2팀은 하루 업무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하랑은 수정한 시안을 저장한 뒤 기지개를 켰다. “으으! 끝났다!” 정훈이 웃었다. “이하랑 주임님, 오늘 집중력 대단하셨습니다.” “그렇죠?” “점심시간에도 도면 보시던데요.” 하랑은 뿌듯하게 웃었다. “이번 디자인은 꼭 잘 나오게 하고 싶거든요!” 기태는 검토 서류를 정리하며 고개를 들었다. “이하랑 주임.” “네, 팀장님!” “수고했습니다.” 하랑의 얼굴이 환해졌다. “감사합니다!” 퇴근 준비를 마친 하랑은 기태의 책상으로 다가왔다. “팀장님, 오늘 같이 퇴근하실 거죠?” 기태는 잠시 시계를 확인했다. “오늘은 먼저 가세요.” 하랑의 눈이 동그래졌다. “네?” “개인적인 일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요?” “약속이요.” 하랑의 입술이 앞으로 나왔다. “누구랑요?” 정훈이 모니터 뒤에서 웃음을 참았다. 기태가 짧게 대답했다. “비밀입니다.” “에에?” 하랑은 눈을 가늘게 떴다. “수상한데…….” 기태는 가방을 챙겼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네에…….” 하랑은 아쉬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훈이 기태에게 속삭였다. “팀장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니요.” “하랑 주임님 표정이 아주…….” “한 대리.” “네.” “퇴근하세요.” 정훈은 얼른 웃음을 삼켰다. “네, 팀장님.” 잠시 후 하랑이 먼저 디자인실을 나갔다. 기태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오늘 저녁 시간 돼?] 수신인은 로로였다. 곧 답장이 도착했다. [장혁이랑 저녁 먹기로 했는데. 왜?] [물어볼 게 있어.] [프러포즈?] 기태는 잠시 화면을 바라봤다. [응.] 답장은 곧바로 왔다. [ㅋㅋㅋㅋ 한기태 드디어 시작이냐?] 기태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로로였다. - 야, 한기태. “왜.” - 너 정말 혼자 준비할 수 있겠어? “할 수 있어.” - 그런데 왜 나한테 물어봐?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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