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숍에 들어오자마자 하랑의 걸음이 느려졌다. “우와…….” 기태는 예상했다는 듯 하랑을 봤다. 조금 전까지 첫사랑이 몇 살이었냐며 따라붙던 사람은 사라졌다. 하랑은 진열장 앞에 붙어 있었다. “팀장님, 이것 봐요.” “보고 있습니다.” “이거 귀엽죠?” “네.” 두 걸음. “이것도.” “네.” 세 걸음. “이건 반짝이는 게 되게 예뻐요.” “그러네요.” 하랑이 고개를 홱 돌렸다. “제대로 보는 거 맞아요?” “보고 있습니다.” “아까부터 네, 그러네요만 하잖아요.” 기태가 하랑이 들고 있는 귀걸이를 봤다. 작은 큐빅이 여러 개 박힌 화려한 디자인이었다. “그건 별로입니다.” 하랑의 눈이 동그래졌다. “왜요?” “하랑 씨한테는 너무 복잡해요.” “저 화려한 거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거랑 어울리는 건 다르죠.” 하랑이 귀걸이를 귀 옆에 가져다 댔다. “안 어울려요?” 기태가 잠시 바라봤다. “예쁘기는 한데.” “근데요?” 기태가 옆 진열대에서 작은 귀걸이 하나를 집었다. 가느다란 선 끝에 작은 스톤 하나가 달린 단정한 디자인이었다. “이게 더 어울립니다.” 하랑은 거울 앞에서 바꿔 대봤다. 오른쪽. 왼쪽. 고개도 살짝 기울였다. “진짜네.” “그렇죠.” “팀장님 보는 눈 있네요.” 기태가 어이없다는 듯 봤다. “제 직업이 뭡니까.” “아.” 하랑이 웃었다. “우리 둘 다 디자이너지.” “이제 생각났습니까?” “여기 오니까 잠깐 까먹었어요.” 하랑은 다시 진열장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기태는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귀걸이. 목걸이. 팔찌. 하랑은 하나를 볼 때마다 멈췄다. 예쁘다고 했다가. 자기가 만들면 여기를 조금 바꿀 거라고 했다가. 세공 방식까지 확인했다. 결국 직업병이었다. “이건 여기 연결을 다르게 하면 더 예쁠 것 같은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랑이 바로 돌아봤다. “진짜요?” “네.” “역시 우리 잘 맞는다.” 기태
Last Updated : 2026-09-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