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혁은 한동안 기태를 바라봤다. “한 주임이랑 연애하는 것 같아요.” 기태는 입술 안쪽을 한번 깨물었다. 웃으면 안 됐다. 절대로. 무혁은 혼자 생각에 잠겼다. 아까 나란히 붙어서 이야기하던 두 사람을 떠올렸다. 그러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잘 어울리기는 하던데…….” 기태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렇습니까.” “키도 적당하고. 인상도 나쁘지 않고.” “……네.” “한 주임 일도 잘한다고 했죠?” “네.” 무혁은 또 심각하게 생각했다. 기태는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본인이 남자친구라고 지금 말해야 하나. 하지만 하랑과 같이 말하기로 했다. 무혁이 먼저 손을 내저었다. “일단 알겠습니다. 나가보시죠.” “네, 상무님.” 기태가 돌아서 문으로 향했다. 문고리를 잡는 순간 뒤에서 무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인사과죠?” 기태의 손이 멈췄다. “한정훈 주임 인사내역 좀 가져오세요.” “…….” “입사 때부터 현재까지요. 인사평가하고 부서이동 내역도 같이요.” 잠깐의 침묵. “아니, 무슨 일 있는 건 아닙니다.” 무혁이 헛기침했다. “그냥 업무적으로 확인할 게 있어서 그래요.” 기태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업무적. 절대 아니었다. “아, 그리고.” 또 이어졌다. “징계받은 거 있으면 그것도 같이요.” 기태는 조용히 문을 열고 나왔다. 이번 일요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사무실로 돌아오자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주임님이 제 초콜릿 먹었잖아요!” “하랑 씨가 먹으라고 줬잖아요.” “하나 먹으라고 했지 두 개 먹으라고 했어요?” “두 개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은 안 했잖아요.” “그걸 말을 해야 알아요?” 하랑과 정훈이었다.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초콜릿 봉지를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하고 있었다. 정훈이 마지막 하나를 집으려 하자 하랑이 잽싸게 먼저 낚아챘다. “이건 제 거예요.” “치사하게.” “두 개나 먹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니죠.” “다음에 사줄게요.”
آخر تحديث : 2026-09-21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