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염에 타오르는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여유롭고 단단한 강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개구지게 미소 짓는다.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봐 온 모습이다.“원이 형이 내가 장가갈 기회가 생길 때마다 판판이 깬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러지 말지. 자연스럽게 네 곁을 떠날 수 있었는데. 진작 떠났으면 넌 끝까지 몰랐을지도 모르는데.”이제 내가 붙잡을 차례다. 강현의 품에 안기고 싶은데 촘촘하게 감긴 하얀 붕대가 내 행동을 막는다. 손끝으로 타고 올라간다. 아플까? 내가 현이를 아프게 할 수 있을까?“그럼 왜 오라버니들 대신 네가 군역을 가고, 여기까지 호위도 네가 하고, 지금 이렇게 내 눈앞에 있는 건데?”강현의 목을 끌어안고 목덜미에 이마를 비비고 입술을 갖다 대었다. 지금 네게서 멀쩡한 부분은 여기뿐인 걸. 강현의 강한 맥동이 입술을 타고 전해진다. 다행이다. 네 심장은 아직도 강하게 뛰는구나. 강현이 내 어깨를 잡고 밀어낸다. 얼굴이 타오른다.“그래도 곁에 있는 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주려고 했지. 우 가장이 그걸 이용하는 거라고 해도 상관없었어. 그게 내 욕심이었던 거고. 그것도 이제 끝이네. 금군이 되는 건 실패했고, 고향으로 돌아가야겠지.”기껏 용기를 냈는데 거절당했다. 서러움과 창피함으로 열이 오르고 눈물이 차올랐다. 다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강현이 몸을 숙여 걱정스러운 얼굴로 고개 숙인 나와 눈을 맞췄다. 너 여기서 키도 자란 거 알고 있어?“이제 내 걱정 하지 말고. 응? 나 때문에 울지 말고, 화내지 말고.”밑에서 삐딱하게 올려다보는 강현의 표정이 귀여워 입술을 깨물었다. 하필 또 이럴 때 귀여워서, 울다 말고 웃을 뻔했다. 울음과 웃음을 참느라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주먹을 꽉 쥐고 다스렸다. 한참 후에야 겨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왜 이렇게 영영 못 볼 사람처럼 굴어?”“영영 못 봐야지. 이 이상 네 옆에 있으면 너에게 내가 오점이 돼.
Last Updated : 2026-10-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