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궁 동편 유폐실의 창은 쇠빗장이 가로지른 채였다.바깥에는 북부군 근위 둘이 교대로 섰고, 식사는 하루 세 번, 문 틈으로만 들어왔다. 편지도, 면회도, 어떤 대화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드리안은 유폐 이틀째부터 식판 소리로 시간의 흐름을 유추했다. 그리고 발자국 소리로 경비의 교대 시간 또한 파악할 수 있었다.로제린은 이미 버린 패였다. 임신 소식이 거짓이라는 것, 그걸 이유로 이 판을 짰는데 모두 망쳤다. 전부 다 그녀의 탓으로 돌리는 중이었다. 자신이 이 끔찍한 유폐실을 벗어난다 하더라도 몸뚱이 빼고 전혀 쓸모없는 저런 짐짝을 끌고 동부로 갈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필요한 건 군과 명분, 그리고 자기 몸 하나뿐이었다.그는 나름 머리를 짜냈다. 자신에게 음식을 갖다주는 자들 중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로 말아다. 그게 바로 마르셀이다. 동부 영주 가문에서 궁으로 올려 보낸 하인으로, 아드리안의 유년기부터 곁을 지킨 얼굴이었다. 테오도르가 섭정이 된 후에도 그는 유폐실 배식 당번으로 남았다.아드리안은 사흘을 기다려, 감찰관이 복도 끝으로 물러나는 틈에 수프 그릇을 밀쳐 내며 속삭였다."마르셀. 네 동생은 아직 하벨트 영지에서 마구간을 쓰지."마르셀의 손가락이 쟁반 가장자리에서 하얗게 질렸다."전하, 감찰이""감찰은 내가 푼다. 네가 할 일은 쪽지 하나야. 거절하면 네 이름부터 감찰에게 고할것이다. 네가 유폐실에 나와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말이지."아드리안은 익숙하게 협박을 흘렸다. 아드리안은 품에서 은화 세 닢을 꺼내 식판 밑에 밀어 넣었다."이건 착수금이다. 성공하면 동부에서 네 가족의 인생이 바뀔만한 금액을 쥐어주지."은화를 받아든 마르셀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아드리안은 그제야 식판을 도로 끌어당겨, 아무 일도 없던 척 식사를 시작했다.그날 밤, 그는 방안을 뒤져 남은 종이 짜투리에 짧은 메시지를 적었다. 필기구가 지급되지 않은 탓에 잉크는 등잔 심지 그을음과 식초, 침을 섞은 것이었다.황태자로서의 모든 걸 압수당한
Last Updated : 2026-11-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