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솔직한 시간을 보낸 엘레노어는 어느때보다 편안한 감정을 느꼈다. 항상 제대로 잠들지 못해서 불면증에 시달리다 새벽녘에 잠들었는데 오늘은 그대로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좋은 걸 왜 모르고 살았단 말인가? 로제린 처럼은 아니더라도 자신도 아주 즐겁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창밖의 달을 닮은 누군가를 떠올리며 심지를 다졌다. 더 이상 혼자 하지 않겠다. 이 상상을, 더러운 쾌감을 피하지 않겠다.혼자만의 비밀로 끝내지 않겠다고 말이다.아드리안, 로젤린.너희만 즐겁고 행복하게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시숙부이자 북부 대공인 테오도르의 거친 손을 떠올렸다. 그의 낮은 숨소리와 옆에 있는 것만으로 달아오르는 것 같은 뜨거운 체온. 거대한 벽처럼 단단하고 큰 몸이 주는 압도적인 존재감. 로제린이 양손에 쥐고 흔들던 것들을 이젠 자신이 빼앗아 올 것이다.본디 자신의 것이었던 남편 아드리안의 손길을 빼앗겼으니, 자신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이유였다. 이건 질투가 아니었다. 몸속 깊은 곳에서 타오르는 본능이었다. 엘레노어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젖은 시트와 몸에 달라붙은 잠옷들이 불편했다. 그녀는 잠옷을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달빛이 비치는 창가 아래에 섰다. 예전의 그녀라면 상상도 못 했을 행위이다.창문을 열어젖히자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살결을 스치자, 유두가 다시 단단하게 굳어졌다. 몸 안쪽부터 타오르던 열기가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다. 창밖에서 누가 볼 거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는 처음으로 진정한 자유를 느꼈다.몸의 열기가 조금 가라앉자, 그녀는 자기의 몸을 거울에 비추어 보였다.세 아이를 낳고 약간 늘어난 듯한 배, 하지만 아직 쓸만한 탄력 있는 가슴. 무엇보다 고귀한 태생답게 어려서부터 관리된 고운 살결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건드리면 터질 듯이 탐스러운 로제린의 육체에 비한다면 남자를 세우긴 부족할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주눅이 들 이유는 전혀 없어 보였다. 그녀는 손을 뻗어 자기 몸을 이곳저곳 쓰다듬어보았다. 그리
Last Updated : 2026-09-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