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Chapter 41 - Chapter 50

65 Chapters

(41) 발톱의 때

귀부인들이 탄 마차가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녀들도 어쩔 수 없이 오는 입장이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드리안의 애첩을 자청하는 여자가 어떤 여잔지 궁금하기도 했다. 몸뚱아리 하나로 대공비자리에 오른 것도 경악할 일인데 황태자를 유혹해 이혼까지 시키다니. 보통 여자는 아닐거라는 가정에서였다."어서오세요!"로제린은 밝은 미소로 그들을 맞았다. 하지만 반응이 어쩐지 이상했다.그녀들은 우아하게 예를 갖추어 인사했으나, 누가 보아도 형식적인 인사치레였다. 그 이상의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화려하고 비싼 것들로 가득 찬 공간에 잠시 놀란 듯 반응을 보이긴 했어도 자리에 앉아 가볍게 차와 다과 몇 입만 먹을 뿐이었다. 로제린인 화제를 던져도 짧게 대답을 하거나 그 이상의 주제로 넘어가지 않는 차가운 분위기였다. 그 때, 누군가 엘레노어의 티파티 이야기를 꺼냈다. 엘레노어의 티파티에 참석했던 부인이었다."대공비의 티파티는...소박하지만 분위기가 아늑하고 좋았다 하더군요."그녀는 대공비에게 호의를 보여준 백작부인이었다. 로제린의 얼굴이 굳어지며 티파티의 분위기는 더욱 싸늘해졌다. 지금 그 말은, 이 티파티는 돈을 갖다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도 없고, 불편하기만 하다는 말을 돌려서 한 것이라는 걸 아무리 무식한 로제린이라도 알 수 있었다."아늑이라...소박과 아늑은 초라함의 다른 말 아닌가요?"로제린은 받아쳤다. 그 말에 부인들은 대꾸는 않고 차를 마시는 시늉만 했다. 백작부인과의 기싸움을 관람하겠다는 의도였다. 그 떄, 가장 연장자인 후작부인이 낮은 목소리고 덧붙였다."레이디 로제린. 황실의 자산은 국민이 낸 세금입니다. 조금 조심하셔야 하지 않을지. 아직 대관식도...결혼식도 올리지 않았는데."잔을 잡은 로제린의 손에 순간 힘이 들어갔다. "폐하께서 허락하신 일입니다. 이정도는 되야 황실의 위엄이 제대로 서지 않을까 해서요."티파티장은 화려하게 반짝임에도 불구하고 찻잘 달각이는 소리만 가득했다. "저...저는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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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품위없는 그녀

그 망한 티파티 이후로 로제린은 자신을 치장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기 시작했다. 그 중에도 그녀가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 건 역시 대관식과 함께 진행 될 자신과 아드리안의 결혼식 이었다. 그녀는 황궁 내 가장 넓은 피팅룸에 디자이너들을 불러다 놓고, 거울 앞에 서서 연신 두 팔을 벌리고 있었다. 그 방에는 이전에는 본 적도 없는 값비싼 원단이 쌓여 있었고, 재단사와 시녀들은 그녀의 비위를 맞추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서성이고 있었다."이게 뭐야? 이정도 가지고 되겠어?"날카로운 목소리가 허공을 찢었다. 로제린은 가슴 쪽 천을 끌어내리며 바락바락 외쳤다."가슴이 이것 밖에 안 파여 있어서 되겠어?!"자신의 자랑이자 상징인 가슴 부분이 덜 파였다는 이유였다. 디자이너와 재단사는 조심스럽게 입을 떼었다."부인, 황실 혼례복은 품위를...""품위? 푸움위이?"로제린의 눈썹이 꿈틀했다. 품위라면 아주 지긋지긋했다. 품위라는 말만 들어도 엘레노어가 떠오르고 손발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이었다. 그녀는 발로 바닥을 쿵쿵 구르며 외쳤다."품위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결혼식이 끝나면 나는 황후아! 모두가 나를 보고 내가 어떻게 황후가 됐는지, 왜 황태자가 나를 선택했는지 알아야 한다고!"그녀는 자신의 여성적 매력을 최대한 드러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자기가 엘레노어처럼 입는다고 우아해 보이진 않을거다. 그럴 바엔 정면돌파를 하잔 생각도 있었다."가슴은 더 파고! 허리는 더 조여. 엉덩이가 도드라지게. 천은...이게 좋겠네."그녀가 고른 천은 한 눈에 보기에도 값비싼 천으로 외국에서 공수해 온 천이었다. 거기에 또 덧붙였다."은사와 금사를 섞어서 자수를 놓고, 자수 사이사이에 스톤을 박아서 멀리서도 빛나보이도록 해."그 때 시중을 들던 시녀 하나도 말했다."부인...그래도 너무 과하면...부인들 사이에 또...""부인들? 하!"로제린의 두번째 발작버튼 부인이란 말이 나오자 그녀의 눈이 타오를 듯 붉어졌다."그 할망구들이 뭐라고 하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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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섀도우 복싱

"그렇지. 너와 내가 곧 황실이니까."아드리안은 고객를 끄덕였다."알았어. 추가로 편성하도록 하지.""와아! 폐하 역시 최고!"로제린은 그의 목에 매달려 볼에 입을 맞췄다. 아드리안은 그 모습에 또 헤헤 거리다 피팅룸을 나갔다. 그녀는 거울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허공에 대고 엘레노어 욕하는 것이 그녀의 요즘 취미였다."엘레노어. 너는 북쪽에 아무것도 없는 그 영지에서 회색 드레스나 입고 고상이나 떨어. 나는 이렇게 화려하게 살테니까."그러나 결혼식 준비가 진행되면 될 수록, 황궁 안 팎의 여론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세상에...누가 혼례복을 그렇게 만들어요?""이래서 출신을 무시 못한다니까.""이건...속옷...아니지. 거의 길바닥...""보석을 수십개를 달아서 멀리서도 번쩍 거릴 정도라지요?""그 예산은 어디서 나온답니까?""아직 책봉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사치라니...정말 문제가 많네요."귀부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녀의 신분과 과거에 대한 언급 이상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었다. "천박하다." "황후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 수준을 넘어 이대로 괜찮냐는 여론까지 형성되었다. 당연히 대신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불만은 넘쳐 흘렀다. 테오도르가 참석한 회의에서 한 원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혼례 비용만으로도...아시겠지만 예산이 훨씬 초과했습니다. 이대로라면 황실 재정이 위태로울 정도입니다. 맘 같아선..."그는 목소리를 작게 줄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테오도르는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떄 아드리안이 회의장으로 들어섰다. 기다렸다는 듯이 대신들은 대관식과 혼례 준비에 대해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아드리안이 사치스럽고 무능한 건 알았지만 도가 지나친 탓이었다."황실의 혼례이다! 불명예스러운 이혼 이후에 치뤄지는 혼례와 대관식인데 이정도 예산은 당연한 것 아니오? 그대들은 황실을 뭘로 보는 것이오?!"그러나 대신들도 이제는 만만치 않았다. 심지어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갈 정도였다. 이정도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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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예상될 손님

테오도르의 타운하우스는 언제나 처럼 조용했다. 분명 방금 전 까지는 말이다. 저녁 무렵, 하인이 들어와 조용히 그를 찾았다."대공 전하, 손님들이 오셨습니다.""갑자기?""네...대신 몇 분 이신데 급한 일이라고. 오실 때까지 기다리신다고 합니다."테오도르는 서류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고는 옆에서 보조하던 엘레노어와 눈이 마주쳤다. 올것이 왔다는 눈빛이었다. 그는 하인에게 명했다."모시게."잠시 후, 응접실 문이 열리고 대신 세 명이 들어섰다. 평소 온건파 귀적으로 알려진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테오도르와 엘레노어에게 고개 숙여 정중히 인사를 한 뒤, 자리에 앉았다. 하인이 차를 내리고 물러가자, 가장 연장자인 백작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공 전하. 저희가 왜 왔는지는...아시리라 생각합니다."테오도르는 일단 능청스럽게 대답했다."무슨 말씀 이신지"그는 찻잔을 들어 입에 가져다 대며 그들의 눈치를 살폈다. 백작은 쏟아내기 시작했다."...폐하의 행보가 도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결혼식 준비 비용만으로도 황실 재정이 휘청일 정도인데 아직도 그놈의 드레스와 보석을 사들이고 있다니 말입니다. 드레스 하나 주문할 때마다 박아대는 보석은 또 어떻고요? 거기다 문을 열어둔 채 정사를 한다 소문까지 돕니다. 지금 국민들 사이에도 '황실이 타락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을 정도입니다."옆에서 듣고 있던 자작이 거들었다."문제는 그게 다가 아닙니다. 대관식은...그래요. 황제의 자리를 그렇게 오래 비워둘 수 없다는 명분이 있지만, 로제린을 황후로 맞이하겠다는 건 순 억지 아닙니까?! 명분이 없습니다. 명분이. 선황께서 승하하시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죠."마지막 말이 끝나자 그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다들 말은 하지 않아도 이미 생각은 같은 듯 했다. "충분한 애도기간도 가지지 않았는데 화려한 생활을 하는 것 하며...결혼식과 대관식을 동시에 치르겠다니. 이것이야말로 황실의 위엄을 깎아먹는 일 아닙니까"테오도르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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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둑은 무너졌다

"우선은...극단적인 방법보다 대관식부터 막는 걸로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수렴청정도 생각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워낙...예비 황후께서도 모자란 분이시니 말입니다."테오도르가 엘레노어의 손을 가볍게 잡고 말했다. 수렴청정. 원래 나이 어린 왕이 오르면 그를 대신해 왕실의 어른이 대신 정치를 하는 걸 말한다. 그러나 아드리안은 이미 장성한데다 아이도 있는 성인이다. 이는 그에게 굉장한 모욕이 될 듯 싶었다. 특히, 황후의 역할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 그 역할을 하기에 로제린은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았다. 그 역할을 대공과 대공비가 하겠다는 것이다. "제가...잘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엘레노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생각보다 일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똑같이 움직이는 그들 덕분에 직접 움직이지 않고도 저절로 일이 풀리고 있었다.그녀는 대신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우선, 이 서류를 근거로 대관식 연기를 공식으로 요청하십시오. 지정적자와 황실 이미지 손상을 명분으로 삼아야 합니다. 황실의 권위를 매번 내세우며 국고를 탕진했으니 그 권위가 목을 조이는 걸 직접 겪어보아야 겠지요."대신들은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번째, 북부군의 주둔 사유를 '야만족 방어'가 아닌 '황실 안정'을 위한 조치로 변경해야 합니다. 이는...""제가 직접 하겠습니다."테오도르가 나섰다. "잘못된 길을 가는 조카를 방치할 수는 없으니까요."대신들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농담섞인 말에 분위기가 조금 풀리는 듯 했다. 엘레노어는 마저 말을 이었다."마지막으로 세 번째, 로제린의 사치와 아드리안 전하의 국정 태만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보고서와 증인들을 모아 주십시오. 필요할 때 바로 움직일 것입니다."그녀의 말이 끝나자 그들은 안심한 듯 보였다. 엘레노어가 황태자비로 있던 시절에도 그랬지만 누구보다 황후에 어울리는 인물이었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녀가 자연스럽게 필요한 것들을 지시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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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움직임

대신들의 움직임은 다음 날 부터 시작되었다. 황궁 회의실.아드리안이 자리에 앉기도 전, 그들은 준비된 서류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그들은 비장한 각오를 한 듯 예사롭지 않은 표정이었다. 이 일을 주도한 백작인 먼저 운을 떼었다.아드린안은 언제나 그렇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서류를 뒤적이고 있었다."폐하, 대관식과 혼례 준비에 관한 재정 보고서를 다시 한 번 검토해 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황실 재정과 관계된 부분은 긴히 읽어주시지요."그의 표정이 제대로 찌푸려졌다. "또 시작인가."그럼에도 서류를 집어들고 한 장씩 넘기자 표정은 더욱 일그러졌다. 숫자가 가득 적힌 페이지는 정말 이정도인가 싶을 정도의 숫자를 나타내고 있었다."이게 무슨 소리요? 이미 승인한 예산인데...이걸 이제와서?"그러나 그는 이미 저지른 일, 뻔뻔하게 나가기로 다짐한다. 국고는 다시 채우면 된다. 대관식만 치르고 나면 더 이상 큰 지출이 필요한 분야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백작이 나서서 이야기 했다."처음 승인한 예산의 세 배가 집행되었습니다. 로제린의 혼례 예복 한 벌에 들어간 보석 만으로도...북부 방어 예산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이는 분명히 과한 금액입니다. 이대로라면 대관식 자체에 대한 비용은 감당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대신도 거들었다."그렇습니다. 게다가 황실 창고에 있는 보물에 대한 무단 반출 목록도 같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로제린...의 지시로 나간 것들이라고 하나 아직 그 분은 황실에서 공식적인 집행 권한도 지위도 없는 사람입니다. 황제폐하께서 지시한 일이라고 해도 이는 명백히 과한 일입니다."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대신도 말을 이었다."아직 황후 책봉도 받디 않은 분이 황실 자산을 이처럼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황실의 권위가 중요하다면 꼭 생각하셔야 할 부분입니다."그는 아드리안과 로제린이 입버릇 처럼 말하는 "황실의 권위"를 제대로 집고 넘어갔다. 그들이 하는 행동을 황실의 권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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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의심

"폐하...지금 제게 소리 지르신거에요?"로제린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아드리안을 바라보았다. 그는 피곤한 표정으로 이마를 짚으며 손짓을 했다. 나가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로제린은 포기하지 않고 그의 품에 안기며 목소리를 낮췄다."폐하...너무 속상해요. 그들은 저와 폐하를 모욕하고 있어요. 이건 다 엘레노어와...테오도르 짓이 분명해요."아드리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한숨을 내쉬없다. 로제린의 입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어서 해결해야 해요! 저 노인네들 말을 다 들어주실 건가요? 저들이 저를 황후로 올리지 못하게 하려고 작정한게 분명하다구요!"로제린은 악다구니를 쓰며 외치며 고개를 들어 아드리안을 올려다 보았다. 그 때, 그녀의 몸이 갑자가 휘청였다. 그녀는 아드리안의 옷자락을 붙잡은 채 무릎을 살짝 굽히며 얼굴을 일그러드렸다."아...""로제린? 로제린 왜그래?"아드리안이 놀라 그녀의 어꺠를 붙잡았다. 로제린은 갑자기 아랫배를 움켜쥐더니 바닥에 주저 앉아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녀는 일부러 손을 떨며 말했다."배가...갑자기 배가...아아...폐하!"아드리안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아...안돼. 밖에 아무도 없느냐!"로제린은 눈물을 글썽이며 그의 품에 기대며 계속 끙끙댔다. "흐...흐아...폐하.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계속 저만 나쁜 사람으로 만드니까...아기...아기 잘못되면 어쩌죠? 페하? 무서워요...폐하...제발..저를 지켜주세요. 흑흑"그녀는 눈물까지 흘리며 그에게 애원했다. 아드리안은 완전히 패닉상태에 빠졌다. 그는 로제린을 안아 침소로 옮기고는 서둘러 의사를 불렀다. 별채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잠시 후, 의사가 도착했다. 처음 그녀를 진맥하고 임신 소견을 이야기 했을 때 부터 그녀에게 매수 된 사람이었다. 그는 진찰하는 척 하며 맥을 짚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다행히...유산 징후는 보이지 않습니다만...워낙 산모의 몸이 약해서 큰 충격을 받으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산모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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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시녀 투입

엘레노어의 방에는 밤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다.그녀는 테이블 위에 펼쳐진 명단과 서류를 살펴보며 고민에 바져 있었다."로제린에게 딱 어울리는...좋은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할텐데."로제린의 시녀로 투입할 사람을 고르는 작업 중이었는데 자리가 자리인 만큼 마땅한 사람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 명단에는 황궁 시녀들의 이름과 출신, 근속 연수, 그리고 최근 엘레노어의 이혼으로 인해 위치가 애매해진 자들의 명단이었다. 테오도르는 아직도 그녀의 방에 불이 켜진 것을 보고 조용히 다가와 섰다."아직도 고민 중 이십니까? 마땅한 사람이 없나보군요."엘레노어는 고객를 끄덕였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의 서류에 손이 멈추었다. "마리"라는 이름을 가진 시녀였는데 엘레노어가 이혼하면서 위치가 애매해진 시녀였다.그리고 몰락한 귀족이다 보니 상황이 좋지 않은 편이라 로제린과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 같은 인물이었다.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입장이라 보수만 넉넉하다면, 금전적인 부분도 채워줄 수 있었다. 엘레노어가 원하는 로제린의 시녀는 강한 충성심보다 돈에 의해 모든 걸 이야기 할 사람이었다. 그리고 출신이 좋지 않거나 몰락한 귀족으로 로제린을 은근히 깔 보는 마음과 함께 그 서러움 또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마리"는 그녀가 생각하는 조건에 잘 맞는 사람이었다.테오도르가 그녀의 서류를 살펴보며 물었다."로제린이 그녀를 받아들일 만한 이유가 있습니까?""당장 시중들 사람이 없으니 누구라도 받아들이긴 할 겁니다. 더구나 황궁 안에서 완전히 고립된 상황이니...한시가 급하겠죠. 시녀는 커녕 하녀들 조차도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도망가거나, 아예 거절하는 상황이니까요.""그렇긴 한데...그녀를 고른 이유가...""로제린의 비위를 맞추되 그녀를 진심으로 위하지 않을 사람이어야 합니다. 현재 상황이 좋지 않고 가족을 부양해야 해서 버텨야 하지만, 귀족으로서의 자존심은 있어야 겠지요. 출신이 좋지 않고, 눈치가 빠르며, 자존심이 강하지만 어느정도의 금전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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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푸념은 독이 된다

마리는 조용히 그녀의 푸념을 들어주었다. 그녀는 대꾸를 잘 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로제린 입장에서는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대공비가 되고 나서도 아드리안의 애첩으로 황궁에 사는 지금도 자신을 제대로 대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이런 사소한 것들에 목말라 있었다. "대신들이 내가 사치한다고 뭐라고 하나봐. 예전에는 자기 선에서 다 처리해줬는데...요즘은 좀 뜸하네.""곧 결혼식이 있을 거니까 마마는 그런거 신경쓰지 마세요. 태아에게 해롭습니다."마리는 일부러 로제린의 임신을 언급했다. 매일 목욕시중을 들며 그녀의 몸을 보고 있지만 그녀의 아랫배는 여전히 납작했다. 로제린은 태아라는 말을 듣자마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조용히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마리. 너는 비밀이 있어?""네. 누구나 있죠."마리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속으로는 됐다 생각하고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마리는 이 일을 댓가로 엘레노어와 테오도르에게 꽤나 큰 보수를 약속 받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빨리 그 댓가를 받을 수 있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로제린은 그만큼 단순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음모를 꾸미고 거짓말만 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도 컸다.로제린은 털어놓고 싶은 마음에 입술을 달싹이며 물 속의 자신의 배를 바라보았다."무슨...걱정이라도 있으신가요, 마마?""마리. 넌 입이 무겁겠지?"로제린이 고개를 들어 마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리는 속을 "됐다"고 외치며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저는 마마의 시녀입니다. 침묵은 시녀의 기본입니다.""...내가 널 믿어도 되는거야?""마마께서 절 믿으시는 만큼. 저 또한 누구에게도 마마의 이야기를 하지 않겠습니다."마리의 말에 로제린은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혹시 어린 아이 구할 수 있어?"마리는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다. 로제린의 얼굴에는 불안과 초조가 동시에 떠올랐다. "어린 아이라니요 마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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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비밀

그날 밤, 마리는 로제린 몰래 타운하우스로 서신을 하나 보낸다. 오래된 방식이지만 가장 확실한 전서구를 이용한 방식이었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로제린, 임신 아님. 가짜. 배가 불러오게 보이게 하려고 고민 중.타운하우스의 서재에서 그 쪽지를 받아 든 엘레노어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테오도르는 옆에서 그 쪽지를 같이 보고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엘레노어는 쪽지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낮게 대답했다.“스스로 더 많은 죄를 짓다가 들통이 나도록 해야겠지요. 마리는 로제린을 구슬려서 그걸 가능하게 할 패입니다. 그리고 본인을 위한 사리사욕 또한 채울테고요. 마리에게도 사람을 붙이는 게 좋겠습니다.”테오도르가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제가 하죠."로제린은 자신이 만든 늪으로 더더욱 깊숙하게 빠져가고 있었다. 허우적대면 댈 수록 깊이 빠지는 것도 모르는 채 바닥도 없는 그 곳으로 말이다. 그녀는 아드리안이라는 나무 뿌리를 쥐기 위해 계속 허우적 댈테지만 과연 그녀의 뜻대로 될 지는 알 수 없었다. 엘레노어는 창밖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모든 건,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겁니다."두 사람이 나서지 않아도 판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고, 로제린은 자신이 가장 믿고 있던 사람에게 가장 큰 약점을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믿고 있던 사람이 가장 큰 약점인지 아직 모르고 있었다.그 날 이후 마리는 더더욱 로제린과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 아침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마리를 찾아댔고 식사까지 함께 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말하더니 말하는 방식도 더욱 직접적이고 과감해졌다. 마리는 말하기 보다는 듣는 역할을 자처하며 로제린의 곁을 지키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말은 적게 하되, 충분히 들어주는 역할 말이다.이는 마리를 더욱 믿을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했고 입이 무거워 보이는 효과를 냈다."배만 나오게 보이면 하면 돼. 아드리안은 내가 배 만지면 의심도 안하더라. 만져보겠다 소린 안하더라고. 의사는 돈이면 되니 걱정 없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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